[Preview] 예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어 - 웨이크업 투 메이크업 2 [공연]

글 입력 2019.07.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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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가?





<시놉시스>


하이드비하인드 사건 발생!
도시에서 미의 기준을 따르지 않는
여성들이 소리 없이 실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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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여성들이 실종하는 사건이 증가한다. 그러나 사람이 사라졌다는 증언만 있고, 납치범의 실체가 없다! 이에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하이드비하인드 사건'이라 명명한다.

밝혀진 사실은 단 하나.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거나, 트렌드에 뒤처진 여성들이 실종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한 단체가 "하이드비하인드에 맞서 아름다워질 필요가 있다"며 새뷰티운동을 전개한다. 뷰티 열풍은 점차 도시에 광적으로 퍼져나간다.





미의 기준은 누가 창조하는 걸까?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들을 좋아하면서 그게 “왜” 아름다운 건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냥 예뻐서, 다들 그런 걸 좋아하니까. 그렇게 유행처럼 번진 “예쁨” 속에 들어가기 위해 모두 자신을 가꾸고 옥죈다. 또 다른 유행이 퍼지면 금세 가치가 떨어질 예쁨을 소비하고, SNS 스타들을 동경하고, 겉모습에 집착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위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여성들은, 왜 아름답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살아야 할까? 게다가 그 아름다움은 개인의 기준이 아닌 사회가 원하는 아름다움이다. 보편적인 아름다움에 속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질타받고, 소외되고, 자존감이 낮아져야 하는 많은 여성이 있다. 현실에는 ‘하이드비하인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SNS가 급속도로 퍼지고 활성화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 많고, 더 어린 여성들이, 더 높은 기준에 자신을 세우고, 넘어서 타인에게까지 그 기준을 강요한다. 초등학생들이 화장하는 일은 더는 놀랄 일이 아니다.

물론 그들도 화장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화장하지 않는 또래 친구들을 조롱하거나 차별하는 일들은 그들에게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일이다. 미용에 대한 관심 연령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아름다움을 강요받는 연령층도 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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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에 큰 관심이 없는 나는, 그로 인해 손해볼 일들이 많았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지만, 여러 공동체 내에서 특출나게 예쁘지 않았던 나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어떻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을까' 오랜 고민 끝에 '나는 키가 작으니까 귀여워보여야 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실 나는 귀여운 잡화들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성취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예쁨이었던 귀여움을 위해 나는 더 노력해야 했다.

어느 날부터 귀엽다는 프레임에 갇혀 있던 내가 참 싫었다. 왜 나는 키가 작다고 귀여워야 하는 거지? 나는 내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있고, 내가 원하는 편안함, 내가 바라는 내 모습이 있는데, 왜 내가 사회의 바람에 맞추려 하는 거지?

19살이 되던 해에는 숏컷을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자유로워지지는 않았다. 결국 나는 다시 나의 '안락한' 귀여움으로 돌아와야 했다.

*

고등학교 시절, 매일매일 다이어트를 하던 친구가 있었다. 살을 빼지 않으면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을 거라 말했다. 그 친구는 어느날부터 음식을 먹으면 토를 했다. 식도염 약을 먹으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용서하지 못했다. 건강을 버리고 미를 택한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예쁘다는 말은 소용이 없었다.

슬픈 건, 나는 그녀에게 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살 빼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말을 해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그녀의 몸매로 그녀를 놀리고, 괴롭히던 아이들이 있었고, 그녀가 그로 인해 어떤 말들을 들었는지 알았기 때문에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을 "지금도 충분히 예뻐." 말고는 없었다.

차라리 다이어트에 어서 성공해서 스스로를 용서하길 바랐다. 그래서 더 도와주고, 자극해주려 했지만, 사실 많이 후회된다. 뭘 해도 너룰 위해 하라는 말을 해줄 걸. 살을 빼도 너를 위해, 운동을 해도 너를 위해 하라는 말을 해줄 걸 하는 후회가 많이 든다.

많은 여성들이 예뻐지기 위해 큰 고통을 감내하고 다이어트와 성형수술을 한다. 주위의 많은 친구들도, 지인들도 아름다워지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한다. 자기 만족을 위해서라면 좋다. 하지만 "예쁘지 않으면 나는 사랑받을 수 없어."라는 말을 들을 때는 조금 화가 난다. 근데 누구한테 화를 내야 할지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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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는 가장 먼저 드러나는 부분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예쁜 거 나도 좋아한다. 그렇지만 예쁨은 사랑의 하한선이 돼서도, 강요 돼서도 안 된다. 모두에게 예뻐질 권리가 있듯이, 예쁘지 않아도 괜찮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예뻐지려 하는 게 왜 문제죠?” 맞는 말이다. 예뻐지려 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웨이크 업 투 메이크업 2”의 사회에 비친 우리 사회의 모습을 통해, 그럼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직시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든다.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 2
- Makeup to Wakeup 2 -


일자 : 2019.07.26 ~ 2019.08.11

시간
평일 8시
주말 4시
월 쉼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제작
사막별의 오로라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80분





사막별의 오로라


사막별의 오로라는 배우이자 창작자인 김정, 황은후가 주축이 되어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연극 팀이다. 두 배우와 공연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이 다양한 연출 역할들의 합집합으로서 수평적인 관계에서 창작을 해나가며 개인의 역량과 창조성을 증대시키는 방식의 대안적인 작업을 모색한다.

'몸'과 '여자'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극을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관객의 감각을 발동시킬 수 있는 우리 고유의 몸의 문법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2014년 '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 여성의 불안과 그것을 달래고자 행하는 사치와 치장의 덧없음'에 대해 이야기 한 <불안의 몸>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과 그 안에 살고 있는 몸'을 소재로 한 <Make up to wake up>, <Make up to wake up2>를 창작하고 공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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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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