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시각적 향기를 느끼게 해주는 향수광고들 [시각예술]

후각이 아닌 시각으로 향을 느끼게 해주는 감각적인 광고들
글 입력 2019.07.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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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먼 미래에 대해 상상하라면 아이들의 목록엔 휴대용 컴퓨터가 있곤 했다. 이제는 그 상상에 걸 맞는 스마트 폰 이라는 물건이 있지만, 여전히 한계점은 존재한다. 우리는 온라인 세상에서 아직도 인간의 오감 중에 두 가지인 시각과 청각만 느낄 수 있다.

나머지 세가지인 미각, 촉각, 후각은 아직 유리액정만을 앞에 두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다. 그렇기에 ‘후각’의 결정체인 향수는 직접 맡아보지 않는 이상 절대 그 향을 알 수 없다. 제품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미지로 남겨둔 채 소비를 촉진하기란 언뜻 생각하기에도 어려운 일이다. 그런 판매자 들과 팔릴만한 광고를 의뢰 받은 사람들의 고민이 녹아있는 향수광고를 소개한다.



#1. 핵심만 강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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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형식의 광고의 공통점은 짧고 굵게 핵심만 강조한다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이 이런 유형의 광고일 것이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시선을 집중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향수 광고는 앞서 말했듯이 화면에서 향을 알 수 없기에 시각과 청각만을 이용해서 그 향을 표현해내야 한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그 향을 맡았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해내는 것이다. 만약 본 소비자가 그 이미지를 본인에게 적용시키길 원한다면 구매로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보면 때로 향수는 사실 향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들이 원하는 이미지와 환상을 파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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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향수 광고들은 대부분 명확한 스토리가 없다. 스토리 자체보다 관능이면 관능, 순수이면 순수하게 하나의 이미지를 정해 그 느낌만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향에 따라 하나의 이미지를 정하면 그 이미지를 구현해내기 위해 영상과 음악을 동원한다.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영상과 음악들을 한데 모아 응축시켜 몇 초에서 몇 분간 발산한다. 이런 방식은 원하는 의도를 전달하기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문제 또한 존재한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전달하려면 어쩔 수 없이 그 표현방식이 진부해질 위험이 크다. 관능적인 향임을 강조하고 싶지만 평소 사람들이 관능과 연결 지어 생각하지 않던 흰 드레스와 아름다운 성가대 음악을 이용해 광고를 만든다면 아주 잘 만들지 않는 이상 흐지부지 실패 할 확률이 높다. 그렇기에 ‘관능’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육감적인 나체나 끈적이는 음악을 넣게 된다. 핵심만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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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Etat Libre d’Orange- Putain des palaces 광고가 더 재치 있게 느껴진다. Putain des palaces를 직역해보면 ‘호텔의 매춘부’라는 뜻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육감적이고 관능적이다 못해 노골적임을 강조하는 향수이다. 이런 향수를 홍보하기 위해 그들은 애써 돌려 말하지 않는다.

광고 영상에 ‘Sometimes only a cliché can tell the story’라며 때로는 뻔한 클리셰만이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다 말한다. 그와 함께 동공이 커지고 함께 뒤섞여 있는 남녀의 영상을 보여준다. 당당하게 뻔한 영상의 조합들이지만 그들의 향수는 돌려 말해질 수 없고 오직 직설적으로만 설명될 정도로 관능 그 자체임을 표현한다. 몇 마디의 문구로 지루함을 새롭게 탈피해낸 광고라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광고는 새로운 신선함은 없지만 반짝이는 황금빛 또는 검정빛으로 색을 강조하며 환상적이거나 유혹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광고를 보고 특정 이미지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향을 맡아보게 함으로써 구매율을 높일 수 있다.



#2 스토리 넣기

위와 같은 광고형식보다 적지만 종종 보이는 스토리텔링형 광고들이다. 추구하는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면에서는 동일하지만 그 이미지를 짧은 이야기 속에 녹여내서 자연스럽게 느껴지게 한다. 이야기를 넣기 위해서인지 영화감독들을 섭외해 만든 광고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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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EL-No.5는 영화 ‘아멜리에’로 잘 알려진 감독 장 피에르 주네(Jean-Pierre Jeunet)와 배우 오드리 토투(Audrey Tautou)가 함께한 광고이다. Train de nuit라는 부제답게 밤의 기차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남녀가 계속되는 우연 속에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이다.

광고 속 여자는 향수를 곁에 두며 늘 광고 속의 향이 날 것 같은 연출을 하고 남자는 향에 홀린 듯 목덜미에 코를 박는 듯한 장면을 보여준다. 한마디의 대사도 없이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끌린 듯 서로를 의식하는 모습을 보면 나에게서도 같은 향이 나면 광고 속 여자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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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DA-Candy L’eau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유명한 감독 웨스 엔더슨(Wes Anderson)이 연출하고 배우 레아 세이두(Lea Seydoux)가 함께 했다. 영상 속에서는 ‘캔디’라는 이름의 여자를 두고 두 친구가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야기 속에서 캔디는 남자친구의 뒤에 가만히 숨어있는 여자와는 정반대이다.

언제나 직접 나서 의견을 표현하는 그녀는 마지막에 결국 두 남자 모두를 쟁취한다. 광고에서는 향수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그녀의 캐릭터를 설정하면서도 끊임없이 팝콘이나 케익 같은 달콤한 음식들을 보여줌으로써 향을 설명한다. 광고에서 보여지는 디저트들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향을 상상하게 되고 실제 향수의 향을 어림잡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스토리를 넣게 되면 단순히 핵심만 강조한 광고들에 비해서 전달하려는 이미지를 논리적으로 피력할 수 있다. 단순히 매력적이고 좋은 향이라고 말하기보다 여행지에서 낯선 남자를 끌리게 만들 만큼 매혹적인 향, 두 남자를 모두 쟁취할 만큼 환상적인 향이라는 식의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광고를 보는 사람이 영상 속 향수만 가지면 그런 상황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게 고객이 향수라는 환상을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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