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춘향전쟁

글 입력 2019.05.3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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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레트로가 아닌 뉴-트로가 유행하는데, 굉장히 특색있어 보이는 -심지어 포스터는 레트로도 뉴트로도 아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냥 옛날 갬성의 -포스터였다. 새로 만든 게 아니라 진짜 옛날에 있던 포스터를 가져온 것처럼. 그래서 눈에 굉장히 잘 들어왔다. '오잉? 이건 뭐지?'

사실 나는 뉴트로든 레트로든 복고든 옛날 감성을 별로 안좋아한다. 촌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가, 뒤쳐진 느낌도 싫고 그를 추종하는 느낌도 별로다. 최신의 세련됨이 좋은데 왜 유행이 복고이지..? 사실 복고가 유행인지는 좀 됐지만 나는 여전히 빵모자가 별로다. 물론 60-70년대의 짧은 옷 스타일은 좋아하지만. 역시 스타일은 돌고 도는 걸까. 어떤 역사에 늘 나오던 정-반-합처럼.

이야기가 샜지만 어쨋든, 취향도 타입도 아니지만 눈에 혹하고 들어왔다.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춘향전쟁> 음악극이 열리는 곳은 '정동극장'이다. 한국의 관광명소(특히 명동 주위)를 조사하면서 자주 봤던 장소 중 하나이다. 전통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극도 함께 꾀하는 곳이라니. 단단한 전통보다는 융화되는 전통이 더 친숙하고 또 생소할 것이다.


최초의 현대식 극장인 원각사를 재복원하고 계승한 곡. 어떤 참신한 공연이 나올지 궁금하다. 덕수궁을 지나면서 몇 번 지나치긴 했는데, 빨간 벽돌의 건물 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폴리아티스트' 처음 들어본 이름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 모든 음악을 직접 반들어내는 직업이다. ASMR이 전부터 유행하는데, 그 ASMR을 직업으로 특히 영화에 전문적으로 작업하고 있는 직군이었다. 굉장히 특이하고, 신기해서 관련 인터뷰나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배우들의 걸음걸이마저 만들어낼 수 있다던 그. 당연히 소리는 현장에서 녹음되거나 혹은 기계로 낼 줄 알았는데, 이렇게나 섬세하고 예민한 직업이었다니. 정말 '두 귀 쫑긋'하고 들어야하겠다. 정말 흥미로운 직업이다.


믹싱과는 또 다른 창작가. 직업이라는 건 세상에 너무나 많지만, 또 많은 사람들이 알기까지는 특히 더 어려운 것 같다. 폴리아티스트 또한 전문적으로 나온지는 역사가 깊지 않고 전문 기관도 없으니 아직은 아쉬울 수밖에. 내가 공부했던 색채학도, 색체계의 역사가 길지 않다는 것에 놀랐었으니까. 하지만 어딘가에 '공개'되고 나면 많은이들에게 알려져서 기쁘다. 어릴 때 보았던 삼순이의 직업 '파티쉐'도 처음 알았는걸. 디저트 전문. 아 갑자기 케이크가 먹고 싶어졌다.

전통극을 재해석한 '음악극' 게다가 생소한 직업 폴리아티스트까지. 여러모로 낯선 내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는 음악극이다. 게다가 전통이 살아 숨쉬는 정동극장에서 <춘향전쟁>을 연다. 전통은 고루하다는 편견도 조금씩 깨나가는 중이다. 머리가 큰 나는 이번 공연을 또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낄지 궁금해진다. 이번 공연은 또 누구랑 같이 보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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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노트



1961년, 영화 ‘성춘향’에 판소리를 얹었다!

실제 영화적 사실을 음악극으로 풀어낸 <춘향전쟁>

전통 창작 음악극의 확장은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판소리, 폴리아티스트, 영화 성춘향 이렇듯 조금 이질적 요소들을 신선하게 묶어낸 음악극이 무대에 올라간다. (재)정동극장(극장장 손상원)은 2019년 창작ing 시리즈 첫 번째로 레트로 소리극 <춘향전쟁>을 선보인다.

레트로 소리극 <춘향전쟁>은 한국 영화사의 중요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1961년 1월, 당시 한국 영화계의 양대 산맥이었던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과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이 열흘 간격으로 개봉했던 것. 두 편의 영화는 감독들뿐 아니라 당대 최고의 배우 최은희, 김지미를 내세운 라이벌 전으로도 개봉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었다. 개봉 전 대부분 젊은 춘향과 베테랑 감독이 만난 ‘춘향전’의 승리를 예견했으나, 결과는 ‘성춘향’의 완승으로 서울 관객 36만 명. 당시까지 한국 영화사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춘향전쟁이란 말은 당시 두 영화의 대결을 빗댄 기사의 타이틀이었다고 한다. 작품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던 실제 사건에 작가적 상상력과 음악적 실험성을 대담하게 접목하여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형식의 음악극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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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은 신상옥 감독과 변사가 되어 주인공과 화자를 오가며, 작품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며 마치 무성 영화를 무대에서 재연하는 것과 같은 추억을 전달한다. 반면 폴리아티스트 역할의 배우는 실제 영화 ‘성춘향’의 영상 위에 소리를 덧입히는 장면을 보여주며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음향’의 세계를 시청각적으로 선사한다. 여기에 창작국악그룹 ‘그림THE林’의 세련된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며 들리는 영역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실체가 모여 지금껏 보지 못한 과감한 전통 창작극을 선보이는 것이다.

또한 <춘향전쟁>은 실제 영화적 사건, 유명인들의 이야기 이외에도 김일의 박치기, 통행금지, 시발택시 등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소재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예전 물건들이 소품으로 사용되며 ‘레트로(복고)’의 감수성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 옮겨놓는다. 장년층에게는 시대의 향수를 젊은 관객은 복고의 감수성을 느끼며 다양한 관객들의 마을을 사로잡을 것이다.

신창렬 작곡가는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의 확장을 보여주고 싶다. 연주자들의 악기가 음향효과의 도구가 되고 소리꾼의 목소리는 또 다른 악기가 될 수 있다. 그만큼 소리의 표현방식이 다양하다. 소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작곡의 방향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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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1961년, 서울. 통행금지 직전. 내일이면 그 유명한 춘향전쟁! 김지미 대 최은희, 홍감독 대 신감독, 국제극장 대 명보극장!

영화 ‘성춘향’ VS ‘춘향전’을 둘러싼 숙명의 대결이 펼쳐지는 역사적인 순간이 다가오는데! 그런데 이때, 영화상영 준비에 한창이어야 할 신상옥 감독이 한양녹음실의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영화 ‘성춘향’의 폴리아티스트 세형이 원본 필름을 들고 잠적해버린 것이었다. 개봉은 내일, 과연 신감독은 무사히 필름을 극장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인가? 세헝은 도대체 왜 필름을 가지고 잠적한 것일까? 과연 이 소리전쟁의 승리자는 누가 될 것인가?


 

▶공연 정보



공연명: 2019 정동극장 창작 ing <춘향전쟁>

일정: 2019.6.5~6.23

시간: 화-토 8시, 일3시 (월 쉼)

장소: 정동극장

출연: 신감독·소리꾼役 김봉영, 오단해, 이세형(폴리아티스트)役 오대석, 김대곤

연주: 관악기 정진우, 가야금 정혜심, 타악 장경희

관람료: R석 5만원, S석 3만원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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