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봐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전시>는 ‘생활의 발견’이라는 전시 기조를 따라 전시장의 작품들을 생활 속에서 누구든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하였다. 그림, 조형물, 사진, 영상과 더불어 게임, 포스트잇, 책, 포스터와 같이 기존 전시회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우리 일상 속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들도 함께 다뤄 보는 이로 하여금 ‘생활 속 예술’을 더 실감케 하였다.

설거지 좀 해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숟가락 분수로 튀긴 물로 옷이 다 젖어버린 기억쯤은 다들 있을 거다. 요쿠야마 요시유키 작가는 그런 일상 속 순간들을 캡쳐해 사진으로 남기며 어쩌면 평범하게 지나갈 수 있는 순간들을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사진들은 그의 사진집 <Bacon Ice Cream>에 실린 작업으로, 작가가 유럽에 갔을 당시 우연히 먹었던 신기하고 독특한 베이컨 아이스크림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사진집의 이름은 독특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사진들은 멋지고 독특한 것이 아닌, 작가의 주변에서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을 담아냈습니다. 평범하게 지나가는 순간들이지만 작가는 애정을 담아 대상을 들여다보고, 피사체와의 긴밀한 교류를 작품에 따스하게 녹여냅니다.”





책표지와 영화 포스터는 사람들의 구매력 촉구와 직결된다. 그렇기에 어쩌면 가장 상업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취향을 반영해야만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어쩌면 대중들이 그들에게 ‘끌림’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제 사람들은 그것들에게 끌림을 넘어 소유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단순히 ‘콘텐츠 안에 담긴 내용을 함축시켜 보여주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된 것이다. 즉, 사람들은 각기 다른 자신만의 취향의 눈으로 그것들을 선별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그 책을 읽을 생각이 없어도 표지가 맘에 든다는 이유만으로 책을 구매하거나, 보지도 않은 영화의 포스터를 사기위해 언제 어디서 열릴지도 모르는 아트마켓을 찾아다니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해당 전시는 우리 생활 속에 배치되어 있는 예술과 우리의 생활 그 자체를 예술의 소재로 삼아 작품으로써 보여준다. 전시를 완상한 후에 어쩌면 예술을 멀게만 느껴지게 만든 건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공간마저도 이미 예술성을 띈 수많은 무언가로 채워져 있음을 알았고, 그것을 발견하여 예술로 받아들일지 그저 일상 속 한 순간으로 지나쳐버릴지는 한 끗 차이에 불과했다.
생각보다 예술은 생활 속 깊은 곳까지 들어와 있었고 소소한 것들에까지 묻어있었다. 아직 예술의 필요성과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이가 있다면 본 전시가 그에 응하는 해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