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도쿄의 맛과 건축 [도서]

글 입력 2019.05.07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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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우리나라와 바다에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주 가까운 나라이다. 지난 역사 동안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왔고, 지금까지도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이웃나라이다.


나의 기억 속 일본이 좋은 감정으로만 다가오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배울 점이 있고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그들의 맛과 건축을 오롯이 간직한 수도를 간접적으로나마 걸어보는 기분은 즐겁고 유쾌했다.




가깝고도 먼 도쿄



건축적으로도 기술적인 면이나 문화적, 미적 면에서 우리나라보다 한발 더 앞서 있는 일본의 수도 도쿄는 서울과 비슷한 듯 많이 달랐다. 우선 지어진지 50년 이상 된 건물들의 다수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정부의 관리와 보호를 받고 있었다.


필자가 알지 못하는 서울 소재의 건축문화재들도 물론 있겠지만, 그 문화재를 계속해서 어떠한 용도로 사용하여 사람들의 유입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또한, 여러 방면으로 홍보를 진행하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내국인을 가리지 않고 방문하여 관광자원으로도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것에서 그들의 영리함과 문화재를 진심으로 아끼는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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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굉장히 부러우면서도 아쉬웠던 사실은, 역사를 간직한 오래된 건물의 수 자체가 서울은 현저히 적다는 것이었다. 일제강점기 이전에 존재했을 주거지, 농경지 등의 모습은 식민지 시절 개발과 파괴의 대상이 되어 남아있는 것이 많지 않다. 그들이 세웠던 건축물들도 해방 이후,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며 상당 부분 사라졌다.


그 뒤로는 국가의 개발계획에 의해 서울이 빠르게 많이 성장하기 위해 문화적, 미적 측면보다 기능적 측면의 건축이 강조되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근현대의 건축가들이 활발히 이상을 실현하기도 어려웠을 테고,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자각한 뒤에는 이미 사라진 것들이 더 많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도쿄의 역사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건축과 그곳에서의 미식 여행이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 드는 이러한 생각에 아쉬움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분명 배울 점이 많고 아름다운 도쿄의 맛과 건축에 나는 매 페이지마다 감동했고 흥미를 느꼈다.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미술관, 건축물들에 대한 소개를 읽어보며, 실제로 간다면 무엇을 느끼게 될지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설명이 아주 전문적이거나 자세한 편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점 때문에 많은 장소를 가볍게 두루 알 수 있어 좋았다.


전공 공부를 하면서 마주쳤던 일본의 명건축가들, 이를테면 안도 다다오나 단게 겐조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다른 경로를 통해서였다면 다소 파편적으로 마주했을 내용을 친절하게 한데 모으고, 독자의 감상을 최대한 존중하며 안내해주는 듯한 저자의 배려도 지면 곳곳에서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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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하게 인쇄된 사진 옆에 자그맣게 써넣어준 캡션이나,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지나칠 만한 소소한 정보들을 세심하게 잘 채워넣어 만들어낸 소개서라 누구라도 쉽게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건물의 어느 곳에서 무엇을 보고 들을 수 있는지 상세히 기재한 것도 물론 좋았지만, 미식으로 워낙 유명한 도시인 만큼 놓칠 수 없는 카페나 레스토랑에 대한 정보들도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작가의 말처럼 어떤 공간에 머무르며 특별한 감상을 느끼고 기억하는 데에 맛있는 음식을 빼놓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아직 해보지 못한 도쿄 건축기행을 간접적으로나마 다녀온 기분이 들었던 것도 좋았다. 근현대의 모습과 전통적인 분위기까지 고루 지니고 있는 일본의 건축을 책을 통하 미리 접해보니 실물이 더 보고싶어졌다. 군데군데 묻어나는 저자의 기분좋은 기억들이 나를 그렇게 끌어당긴 것 같았다.


비록 잠시였지만 즐겁고 설렜으며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도쿄에서의 건축 산책이었다. 도쿄에서 건축 기행을 해보고 싶다면 입문용으로 읽어보기에 괜찮을 것 같다.






출판사 서평


미식과 건축이 있는 도쿄 여행!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손길이 닿은 도쿄의 특별한 공간 25곳과

그곳에서 즐기는 차 한 잔, 밥 한 끼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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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나라, 일본. 그중에서도 도쿄에는 역사가 있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다.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지나치는 건축물 중에는 많은 볼거리와 장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도 있다. 건축물을 감상할 때는 외관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도 참 재미있지만, 건축물의 본질이 사람이 머물며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한 공간인 만큼 그곳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이 책은 저자가 경험한 도쿄의 수많은 건축물 중에서 좀 더 특별한 공간 25곳과 그곳에서 머물며 차 한 잔, 밥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장소를 소개한다. 단게 겐조, 안도 다다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재미 외에도 각각의 건물들이 지닌 이야기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한 곳인 줄만 알았던 도쿄역이 실은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호텔이라든가, 화려한 레스토랑처럼 보였던 건물이 실은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의 저택이었다든가,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 호텔이 실은 수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는 숙소라는 것이다.


이 책은 도쿄를 크게 네 지역으로 분류하여 장을 구성했다. 미술관부터 박물관, 호텔, 백화점, 대학교, 도서관, 맥줏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도쿄의 특별한 공간 25곳과 그곳에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으며, 건축물의 주소, 설계자, 운영시간 등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식과 건축을 함께 즐기는 도쿄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책이다.

   





맛과 멋이 있는 도쿄 건축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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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미노리 지음


강태욱 옮김


148*210*17(무선)|214쪽


값 14,000원


2019년 4월 15일 발행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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