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예술이 사회와 사람을 변화시킨다 '엘 시스테마' [문화 전반]

엘 시스테마의 근본적 목표를 되새기며
글 입력 2019.04.30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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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한 사람의 인생을, 사회를 변화시킨다.” 라는 목표를 품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엘 시스테마’라는 베네수엘라의 오케스트라이다. 빈민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음악을 사랑하게끔 만드는 음악 교육 시스템이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시스템’ 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이지만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통한다. 엘 시스테마의 정식 명칭은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FESNOJIV; Fundacion del Estado para el Sistema Nacional de las Orquestas Juveniles e Infantiles de Venezuela)’이다.


- 네이버 지식백과



정부의 지원을 받아 무상 음악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을 통해 마약과 총기사고, 잦은 전쟁으로 물든 베네수엘라의 아이들이 음악으로 인간적 감수성과 사회적 역량을 기를 수 있게끔 만든다. 영적인 풍요로움을 느끼고, 과정 속에 해답을 스스로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술적 힘을 인정받아 2009년엔 음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폴라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엘 시스테마의 잠재력을 느낀 많은 국가들은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스웨덴의 ‘시스테마 스웨덴 고텐버그’, 유럽 국가의 ‘Sistema EUROPE & SEYO’, 한국의 ‘꿈의 오케스트라’가 그 예이다. 각 국가가 떠안고 있는 문제를 예술로 변화시키고자 했다. 예술이 가진 선한 영향력이 세계에 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1. 구스타보 두다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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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시스테마가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가 있다. 바로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Adolfo Dudamel Ramírez)이다. 바이올린 교습을 받으며 음악적 재능을 키워갔고, 엘 시스테마의 창시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José Antonio Abreu)로부터 지휘를 배웠다. 다양한 콩쿨과 교육 과정을 거쳐 18세에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의 음악 감독이 되었다. 음악에 대한 진심이 반응하여 그는 승승장구 했다. 최근 내한 공간도 선보이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구스타보 두다멜은 "음악에는 마법이 있다. 음악은 우리를 지배한다. 우리가 가진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아이인 내게 그것은 선물이었다. 음악으로 마법 같은 시간을 나눠 가졌다." 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 위험한 세상과 흔들리는 자아를 잡아준 것은 음악이었음을 절실히 느꼈다는 것이다. 그의 사례는 엘 시스테마의 힘을 세계에 입증했고 예술이 가진 힘을 모두에게 증명했다.


두다멜의 사례를 통해 예술의 의미를 되새긴다. 음악으로부터 받은 긍정적 영향력은 그를 건강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했고, 그는 직접 느낀 영향력을 다시 사회에 전하고자 했다. 예술의 선순환이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음을 깨닫는다.




2. 화합 그리고 감성을 갖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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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의 합주를 위해 그들은 경쟁과 대립이 아닌 화합과 조화를 배우며 자란다. 이들이 겪는 과정은 우리의 성장 과정과 사뭇 다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취업, 승진 등 인생의 굵직한 줄기를 살펴봤을 때 우리는 ‘경쟁’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프로세스에 놓여있다.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해,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친구를 적으로 두며 경쟁하고 또 경쟁한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어울리고 합을 맞추는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며, 혼자 책상에 앉아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 하는 시간만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진심으로 음악을 대하기 위해 감성과 내면에 집중하는 법을 익힌다. 감수성을 갖춘 사람은 정신이 건강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감성적인 사람보다 이성적인 사람이, 인문·사회·예술보다 과학·자연·공학이 우대 받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선 예술과 감성에 무작정 초점을 두긴 쉽지 않다. 또한 학창시절 예체능 수업의 비중은 매우 낮고, 예술 향유는 밥벌이를 챙긴 후 누려야 할 부수적인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 감수성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화합과 조화로 공동체에 잘 적응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 풍부한 감성과 자신의 내면에 대한 깊은 고찰로 건강한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이 가득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중심에 예술이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으면 한다.


*


예술적 에너지는 엘 시스테마 라는 제도 속에서 사회와 사람을 변화시켰다. 이 사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굳게 믿어왔던 예술의 힘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근래 엘 시스테마의 제도가 기존의 규칙과 윤리를 준수하지 않았고,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되었다는 사례를 접했다. 부디 본래의 취지를 잊지 않고, “예술이 한 사람의 인생을, 사회를 변화시킨다.”라는 근본적인 목적을 이어나갔으면 한다.


예술이 가진 선한 영향력이 전 세계로 확장되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바지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어본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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