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수많은 창작물,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 [문화 전반]

타인의 기록물들을 한정지어 생각해보는 태도를 멀리하며 살아갈 것
글 입력 2019.04.1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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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
왜 애창곡 순위 포스터에는
사랑 노래들만이 가득할까?

도대체 그게 뭐 길래.


언젠가 노래방 벽을 온통 채우고 있는 차트의 제목들을 읽어보다 친구와 나누었던 말이다. 참 편협하게도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단순 연인과 관련한 곡들이겠거니 짐작한 날이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 이러한 나의 비좁은 사고를 넓혀볼 수 있게 된 기억이 있다. 예상했던 바와는 달랐던 제작자들의 작품 의도에 관한 인터뷰를 듣거나 읽어본 것이 그에 해당한다.


버스커버스커라는 그룹이 부른 리메이크 곡 중 ‘정류장’이라는 곡이 있다. 원곡은 이적이 속해있는 그룹 패닉의 노래이지만, 두 아티스트 모두 이를 기획한 의도는 같다. 곡속에 나오는 ‘나’를 기다리는 이는 자신의 연인이 아니라 어머니였던 것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로이킴의 곡 중 ‘Home’이라는 곡이 있다.


제목의 의미를 두고 가사를 더듬으며 감상했을 때는 그가 어머니의 입장을 지레짐작하여 제작한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그는 해당 곡이 자신의 14년 지기 반려견의 시점에서 기록해 본 것이라 했다. 두 곡 모두 지은이의 의도를 알고 감상해도, 혹은 모르고 감상할지언정 애틋하고 뭉클한 곡임은 변하지 않는다.


이후 나는 타인의 수많은 기록의 흔적들. 특히 사랑이라는 감정을 기반으로 둔 것들로 보이는 것에 한해서는 굳이 그 대상을 특정인으로 한정 지어 감상해보는 태도를 멀리하기로 했다. 이는 그 상대를 사람으로 생각하려는 협소한 태도 또한 가까이하지 않기로 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내 스스로가 글을 쓸 때에도 적용이 되기도 했다. ‘그대, 당신, 너 ’와 같은 지칭어가 존재하지만 확실히 지정된 이가 정해지지 않은 글. 그러니까, 모든 타인이 각자의 상황에 대입하여 어떤 상대를 생각하며 읽어 내릴 수 있는. 넓게 통용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글을 추구하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자면, 이별에 관한 글을 기록해볼 때에도 여러 대상을 염두에 둔다. 가까이 있지 않은 혈육. 멀어져 버린 전 애인. 자의로든 타의로든, 혹은 그 누구도 원치 않았더라도 연이 끊겨버린 한때의 절친. 누군가에게는 가족만큼 소중했을 반려동물들과, 매 순간 최선의 진심을 다했지만 어느새 극심히도 각자의 삶을 걸어가는 중인 스쳐간 여러 지인들.


때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귀중한 의미가 깃든 물건들을 고려해보기도 한다. 불특정 다수를 떠올릴 수 있는 글에 뜻을 둔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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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생을 공감하고 경험해보는 것에 관심이 있는 나는 내가 아닌, 누군가의 시점에서 적었을 만한 글을 기록해보는 일을 즐기고 있기도 하다. 그들의 관점에서 나를 관찰해보며 상상해 보는 것 또한 해당된다. 그러면, 이해할 수 없었던 그의 입장이 더욱이 와닿기도 하니까. 스스로를 보다 더 자기 객관화해볼 수 있기도 하니까.


더욱 크게 보았을 때, 이러한 내 모든 행위들은 감상하는 이들에 따라 각자 자신의 이야기로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갖고 있다 한들 오히려, 어떤 이에게는 오래도록 개인의 마음에 남아 꾸준히 회자되고 변모하며 응용될 수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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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쩔 수 없이 주변인들과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니까. 그들의 경직되고 고루한 면이 때로는 유연해질 수 있도록 어떠한 존재들에 관하여 꾸준히 기술해야겠다. 어쩌면 이 삶에서 내가 맡은 바는 타인을 긍정적으로 흔들어 놓는 일일 수 있으니.






활기찬 감각을 주는 사람들과 그들이 지나다니는 거리와 골목, 바닥에 떨어진 흔한 전단지들마저도 예술의 기운이 자욱했던. 때마침 연극 페스티벌 기간이 진행되고 있었던 프랑스의 아비뇽을 여행하며.





[류승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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