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를 행복하게 하는 뮤지컬 노래 [공연예술]

글 입력 2019.03.2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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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배우들이 무대에서 관객에게 노래와 춤, 연기로 이야기를 전하는 공연예술이다. 노래와 춤, 연기 외에도 무대기술 등 다양한 예술적 요소가 결합되어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뮤지컬이라는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 바로 노래다. 노래만으로 진행되는 뮤지컬은 있어도 노래가 없는 뮤지컬은 없다. 대사가 없는 뮤지컬은 있어도 노래가 없는 뮤지컬은 없다. 노래가 빠지면 그 순간부터 뮤지컬이 아니게 된다. 이렇듯 노래는 필수적인 만큼 다양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

뮤지컬 속에서 노래는 이야기를 진행하고, 인물의 감정을 나타내며 앞으로의 일을 암시하기도 한다. 즉 극이 말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관객에게 끊임없이 전하는 것이다. 제 역할을 다 하는 좋은 뮤지컬 노래를 만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좋은 뮤지컬 노래를 찾았을 때 오는 행복은 엄청나다. 그리고 2018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뮤지컬 노래가 있다. 바로 윌 애런스와 박천휴 콤비의 노래들이다. 윌과 휴의 노래는 맑은 피아노와 다양한 현악기가 그리는 멜로디, 섬세하게 쓰인 가사가 함께 어우러지며 극이 전하고자 하는 무엇인가를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들의 노래로 만들어진 <번지점프를 하다>와 <어쩌면 해피엔딩>을 세세히 살펴보며 좋은 뮤지컬 노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번지점프를 하다


▲ 번지점프를 하다 中 '그런가봐'


번지점프를 하다는 사랑할 수밖에 없어서 사랑하는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한다. 이때 노래는 현재와 과거를 자유로이 넘나들게 하는 타임머신 같은 역할을 한다. 무대 위에서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연출이 많음에도 어색함이 없는 데에 노래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극의 테마곡인 ‘왈츠’는 프롤로그부터 극의 끝까지 끊임없이 변주되어 흘러나온다.

과거 태희와 인우가 함께 왈츠를 추는 장면에서 현재 현빈이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는 장면으로 전환될 때에도 왈츠가 흘러나오며 자연스러움을 더한다. ‘그런가봐’는 현재 인우의 반 학생들의 풋풋하고 서툰 사랑을 노래하다가 과거 인우와 동기들의 MT의 설렘을 노래한다. 경쾌하고 신나는 멜로디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가사가 만나며, 노래만 들어도 활기찬 고등학교 교실에서 떠들고 있는 기분, 동기들과 엠티를 떠나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한다.

태희와 태희가 환생한 인물인 듯한 현빈, 결국은 한 사람만을 사랑하게 된 인우의 다양한 감정은 노래를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대인가요’는 태희와의 첫 만남에서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진 인우의 마음을 표현한다. 초반의 통통 튀는 듯한 피아노 선율이 조금은 직설적인 가사와 만나며 설렘이라는 추상적 감정을 구체적으로 받아들이게 해준다. ‘겨우’는 현빈의 모습에서 자꾸 태희가 보이자 혼란스러워하는 인우의 감정을 표현한다.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자면 내가 다 혼란스럽다. 점점 웅장하고 격해지는 노래는 현빈이를 의심하며 점점 미쳐가는 인우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어쩌면 해피엔딩


▲ 어쩌면 해피엔딩 中 'First time in love'


<어쩌면 해피엔딩>은 두 로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되고, 사랑을 하며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배우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극의 초반에는 노래를 통해 두 주인공의 삶과 가치관, 성격을 보여준다. '나의 방 안엔'을 들으면 옛 주인을 너무도 사랑하고, 방 안에서 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도 자신만의 뚜렷한 행복을 가진 올리버를 만날 수 있다.

멋진 레코드들과 월간 재즈, 화분, 그리고 제임스가 올 그날 만으로도 충분히 기쁜 나날을 보내는 올리버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올라가 있는 입꼬리를 보게 될 것이다. '끝까지 끝은 아니야'라는 단단하고 밝은 클레어를 완벽하게 표현한다. 일분일초 매 순간을 나답게 살아가며, 마지막 순간이 찾아올 때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위로와 힘을 받는다.

서로 다른 올리버와 클레어가 만나 사랑에 빠진 후, 그들은 사랑하며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을 노래한다. 'First time in love'를 듣고 있으면 내가 막 사랑을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뒤섞인 기분, 가슴이 벅찰 정도로 기쁜데 눈물도 날 것 같은 기분 말이다. 사랑이라는 새로운 감정을 처음 마주한 느낌과 그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이 점점 증폭되는 느낌을 너무나도 상큼한 선율로 예쁘게 풀어낸다. 정말 기쁘고 행복한 장면임에도 눈물이 흐를 수 있다.

담담하게 부르는 올리버와 클레어를 보며 가슴이 아려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리버와 클레어가 만나 함께 걸어온 모든 시간을 담고 있는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까지 사람이 사랑하며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노래들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정으로 촉촉이 적신다.

*

좋은 뮤지컬 노래의 조건은 다양할 수 있지만, 사실 나에게 가장 중요하는 것은 ‘그 노래만 들어도 극장에서 뮤지컬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가’이다. 극장에서 느낀 벅차오르는 감정을 음악만으로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노래를 만났을 때, 엄청난 행복을 느낀다. 나에게 아직까지도 큰 행복을 주고 있는 <번지점프를 하다>와 <어쩌면 해피엔딩>의 노래를 권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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