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떠오르는 뮤지컬 넘버 [음악]

사계절에 어울리는 뮤지컬 넘버
글 입력 2018.12.3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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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변하는 온도 탓일까. 각 계절에는 그 시기만의 느낌이 있다.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서 사는 덕에 '봄같다'던지 '가을이 생각난다'는 말이 일종의 형용사로 자주 쓰인다. 오늘은 각각의 계절에 어울리는 뮤지컬 넘버 하나씩을 추천하려고 한다. 물론 상당히 주관적일 수 있다는 것은 짚고 넘어간다. 가사에 계절을 떠올리게 하는 단어가 등장해서일 때도 있지만, 내가 그 계절에 그 작품을 관람하거나 작품 자체가 계절과 연관있어서 떠오를 때도 있기 때문에 '내가 각 계절이 되면 흥얼거리는 노래' 정도로 봐주면 고맙겠다.




1. 봄 - '벚꽃' (뮤지컬 '러브레터' 中)





뮤지컬 '러브레터'의 넘버, '벚꽃'


사실 여자주인공이 설산에서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는 장면으로 많이 알려진 영화 '러브레터'를 뮤지컬화한 작품이지만, 겨울을 떠올리기 하는 원작과는 달리 뮤지컬은 봄을 떠올리게 하는 것 같다. 작품이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고, 봄에 피는 벚꽃을 메인 테마로 삼았기 때문인 듯 하다. 이 작품은 아직 관람하지는 못했다. 넘버로만 접해서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2015년 초에 막을 내리고선 아직까지 올라오지 않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참 아쉽다. 복장을 보니 뮤지컬에서도 계절은 겨울에 가까운 듯 하지만, 나에게는 봄만 되면 떠오르는 작품이다.




2. 여름 - '벨쥐락의 여름' (뮤지컬 '시라노' 中)





뮤지컬 '시라노'의 넘버, 벨쥐락의 여름


뮤지컬 '시라노'는 실제로 여름에 공연했던 작품이다.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의 모티브가 된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라는 희곡을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실존 소설가였던 시라노의 사랑과 삶을 다뤘다. 시와 무술에 능하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영웅적 인물인 시라노가 유일한 콤플렉스인 큰 코로 인해 사랑하던 여인 록산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녀를 사랑하는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편지를 쓴다는 내용이 주 줄거리다.


이 넘버는 오랜만에 만난 록산과 시라노가 함께 했던 즐거웠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부르는 넘버로, 서정적인 멜로디의 듀엣곡이다. 아쉽게도 한국 공연버전은 유튜브에서 찾지 못해 원어버전을 첨부한다. 대신에 아쉬우니 다른 넘버인 '거인을 데려와'도 함께 소개한다. 시라노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잘 보여주는 넘버다. 시라노는 작품이 전반적으로 여름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3. 가을 - '그게 나의 전부란걸'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中)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넘버, 그게 나의 전부란걸


'번지점프를 하다'는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작사가, 작곡가 콤비인 '박천휴'와 '윌'이 각색한 작품이다. 범성애적 사랑과 환생 등의 소재를 기반으로 한 멜로물인데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이 태희가 인우의 우산 속으로 뛰어드는 장면이기 때문에 가을과 잘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정적이고 가슴 아픈 사랑이라는 점에서 쌀쌀한 가을이 부는 계절에 보기 좋달까.


이 넘버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맹세하는 두 사람의 듀엣곡이다. 이 넘버를 부른 직후 두 사람이 긴 이별을 겪게 되기는 하지만 가사 덕분에 그럼에도 결코 끊어지지 않는 둘의 영원한 사랑을 예고한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늦가을에서 초겨울 즈음에 다소 쌀쌀해진 바람을 맞으며 들으면 덩달아 아련해진다.




4. 겨울 - 'This is it', 'Angels in the snow'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넘버, This is it과 Angels in the snow


어린시절부터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곤 했던 톰과 앨빈의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톰이 어릴적 약속대로 앨빈의 송덕문을 쓰는 과정을 담은 이 작품은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던 앨빈과 둘의 관계에 대해 풀어간다. 개인적으로는 겨울이 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뮤지컬이다. 톰의 이야기, 앨빈의 이야기, 톰과 앨빈 둘 다 나오는 이야기가 가득한 기억의 책방(앨빈과 앨빈 아버지가 운영하던 책방)에서 흩뿌려지는 눈을 맞는 두 사람과 이 넘버를 들으면,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크리스마스에 항상 눈 위에 천사를 만들던 두 사람이 떠올라 눈이 내릴 때쯤엔 어김없이 보고싶어지는 작품이다.



[박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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