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하늘과 가장 가까운 이 곳 '모리미술관' [시각예술]

Catastrophe and Power of Art
글 입력 2018.11.3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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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i Art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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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롯본기 힐즈 전망대가 있는 ‘모리 미술관’에 다녀왔다. 롯본기 힐즈는 도쿄 번화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상점과 빌딩 그리고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이곳은 현대인의 삶을 압축시켜놓은 듯 하다. 이곳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은 모리타워이다. 지하 6층 지상 54층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모리미술관은 타워의 53층에 위치해 있다. 관광객들이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에 있어 많은 대중들이 오고간다. 모리 미술관에 대한 간단한 정보와 작품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모리미술관은 53층에 있어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미술관’으로 불린다. 미술에 관심이 없어도, 한번쯤 방문해보고 싶게끔 느껴지는 명칭이다. 모리미술관의 특별한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연중무휴에, 운영시간은 저녁 10시까지라는 점도 특별하다. 예술이 시민들의 일상에 스며들 수 있도록 긴 시간 운영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는 늦은 시간 까지 일하는 직장인들도 언제든 방문할 수 있게 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예술과 가까워 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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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했을 당시, 모리미술관은 ‘Catastrophe and the Power of Art’라는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었다. ‘재앙 그리고 예술의 힘’이라는 이 주제는, 재앙이 불러온 참사를 예술로 표현하고 승화시킨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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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pse>, Thomas Hirschhorn, 2018



처음 들어가자마자 만나게 된 작품은 <Collapse>라는 작품이다. 붕괴된 실재 현장을 옮겨놓은 듯한 모습은 많은 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파편 같은 것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골판지 등의 소재를 이용하였다. 무엇으로 인해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 작가는 명시하지 않았다. 자연 재해? 아니면 전쟁? 내면적 파괴? 관중들은 끊임없는 물음을 갖는다.


단 한 가지 적혀있는 작가의 말은 “모든 창조는 파괴에서 시작”이다. 무엇을 뜻하는 말일까, 나는 온전한 상태를 파괴에 이르게 한 재앙을 아픔의 소재로 남겨두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느꼈다. 해체된 잔해를 고통의 흔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다시 시작해도 된다는 새 출발로 인식한 것 같았다. 전시의 첫 부분에 이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데, 앞으로의 전시를 예견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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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Horio Sadaharu , 2018



이 작품은 작가가 1995년 고베 지진을 주제로 한 무수한 그림 중 일부이다. 작가는 재해의 희생자였고, 그때 겪은 느낌과 실상을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마구 뻗친 선의 표현, 빨강, 파랑으로 묘사된 그림들을 통해 당시의 고통과 충격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다. 감상자들은 이 대규모의 작품 앞에서 묵묵히 피해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었다.


그때의 고통을 예술로 표현하여, 일본 지진에 대한 심각성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자신이 겪었던 아픔을 치유하고 있다. 대중들이 어떤 사건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이런 그들에게 작품을 통해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진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개인의 아픔을 예술로 표현하고, 표현을 통해 고통을 덜어내고 있다. 전시의 제목처럼 ‘power of art’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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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doesn't matter>, Katerina Seda, 2005-2007



예술가와 아픔을 가진 할머니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남편이 죽은 후, 할머니는 인생에 대한 관심을 잃었다. 그녀가 세상에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예술을 매개로 삼았다. 예술가는 30년 넘게 소품 샵에서 일을 한 할머니에게 가게의 물건을 이름과 함께 묘사해줄 것을 제안했다. 총 도면 수는 500개가 넘었고, 사소한 열정을 통해 그녀는 세상에 관심을 다시 갖게 되었다.


Catastrophe는 자연으로부터의 재앙을 넘어 개개인의 재앙까지 다루고 있었다. 이 작품 역시 예술을 통한 재앙의 극복을 느끼게 하였다. 내면을 해체시킨 재앙을 시간의 흐름에 내버려 두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중심에 예술이 있었다. 예술이 한 사람과 온전한 삶을 연결 시켜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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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d Colour Painting (Refugee Boat)>, Yoko Ono, 2016-2018



이 작품은 작가의 영역, 예술의 영역에 함께 뛰어 나갈 수 있어 가장 많은 관심을 샀다. 한 가운데 보트가 있다. 이는 난민 보트를 상징한다. 최근의 난민 위기를 다루는 작가의 시리즈이다. 많은 사람들이 크레용을 이곳에 적고 그려가며, 평화와 사랑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겼다.


관중들이 직접 이곳에 무언가를 그려나가고 변화시킴으로써,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의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갖게끔 한다. 변해가는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결국에는 우리의 삶을 채워가는 일부라는 것이다. 이 작품은 전시 구성의 마지막에 위치해 있다. 앞에서부터 봐온 자연 재해, 파괴, 내면의 재앙 등이 모두를 통해 극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것 같다. 또한 삶을 살아가며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므로, 함께 해쳐나갈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


도쿄의 중심에 위치한 모리미술관에서, 예술의 힘을 느꼈다. 그들이 가진 지진이라는 특수한 자연재해에 대한 인지와, 어쩌면 나 또한 가지고 있을지 모를 마음 속 깊은 아픔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예술로 아픔을 어루만지며 이곳에 방문한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도쿄에 방문한다면, 하늘과 가장 맞닿아 있는 모리미술관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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