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독서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출판저널 507호
글 입력 2018.1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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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엄마를 부탁해>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 쓰는 숙제가 있었다. 책 읽기도 싫은데 독후감까지 쓰라니. <엄마를 부탁해> 책을 구매하고 첫 장을 폈다 다시 덮었다. 그리고 검색했다. 베껴서 제출하기 위해.

영화 <동주>를 보고 윤동주가 쓴 시를 제대로 봤다. 고등학교 때 지문으로 봤던 느낌과 달랐다. 원래 이런 내용이었나? 윤동주 상황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윤동주가 궁금해졌고, 시를 분석하지 않아도 이해됐다. 영화에 나온 시 외에도 윤동주 글을 읽고 싶어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책을 구매했다.

이 두 가지의 차이점을 각해봤다. <엄마를 부탁해>는 어떤 내용이며, 왜 만들어졌는지 어떤 부연설명 없이 '숙제니까 해야 해' 개념이 컸다. 거부감부터 들었다. 반면 <동주>를 보며 윤동주의 삶이 더 궁금해졌고, 그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스스로 책을 사서 읽었다. 독자에게 접근할 때 흥미를 주었느냐 주지 않았느냐의 차이이다. '읽어봐'가 아니라 '읽고 싶지?'의 접근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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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널 507호에서 책문화 생태계 모색과 방안을 위하여 '독서에 대하여, 독자가 말하고 싶습니다' 회의 내용이 있었다. 많은 부분에 공감했고, 내가 책을 싫어했고 좋아했던 순간을 생각하게 했다.

글을 쓴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책도 좋아할 거라 생각하지만 22살 전까지 책을 읽지 않았다. 책을 펴는 순간 졸렸고, 딱딱하다는 느낌을 먼저 받았다. 그러다 22살 때 광고기획학과로 전과했고, 남들보다 뒤처진 2년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책을 읽다 보니 기획과 광고 모두 재미있었고, 꾸준히 읽다 보니 의견을 내지 않았던 내가 팀 안에서 의견을 조율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책을 읽고 글 쓰기 시작했다. 재미를 느끼고나서부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책을 즐겁게 경험할 수 있을까?



책. 책. 책

<바블 리오 배틀>은 자신이 읽었던 책 중에서 소개하고 싶은 책을 10분 이내에 발표한 뒤, 누가 소개한 책이 가장 읽고 싶어 졌는지 청중들이 투표하는 프로그램이다. 짧은 시간 안에 소개하기 위해 그 책이 좋았던 이유를 경험을 섞어 공감과 호기심을 느끼게 해야 한다. 짧게 말하는 게 더 어렵다. 그만큼 생각도 많이 하고 말하는 연습도 필수다. 책을 통해 말하고 생각하고 정리하는 연습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친구가 읽고 재미있다고 하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말하면, 즉 또래의 경험에서 나온 책 소개라면 아이들도 귀담아듣고 책을 읽어요. 그래서 저는 토론교육을 할 때 토론 이전의 단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독서를 통한 각각의 경험이 존중되고, 그 경험들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다음에 토론 교육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아이들은 너무 기계적으로만 잘해요. 아이들의 독서토론을 보고 있으면 어른인 제가 생각하지 못한 배경 지식을 펼치면서 논리적으로 의견을 말하는데 별로 와 닿지 않아요."

나잇대별로 고민이나 생각이 다르다. 때문에 그 나이 또래에만 공감할 수 있는 책이 있다. 책을 읽으면 이야기 흐름에 따라 상상하게 되고, 내 경험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또래 친구가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소개하면 그 이야기를 듣는 나도 내 경험을 떠올리며 공감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북큐레이터는 하나의 주제나 어떤 키워드를 가지고 연관된 책들과 연결할 수 있는 행사와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거라면, 북 코디네이터는 더 포괄적인 개념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서점과 연계해서 워크숍을 시도해봤는데. 그 서점에 전시된 책들을 제가 파악해서 한 주제로 묶어내서 전시하고 사람들이 독서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워크숍을 열었고 거기서 북큐레이터 역할을 했지요. 독서체험도 하도록 했고. 출판사의 특성을 소개하고 좋은 책들을 추려서 독자들에게 전시해서 홍보하는 역할을 할 수 있죠"

우리나라에서는 책 지문을 가져와 분석하고, 외국은 책을 교과서로 읽는다. 외국은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읽고 자기 생각을 말하고, 표현하는 방법까지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감상하는 방법이 아닌 분석하는 방법부터 알려주기 때문에 공감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책을 더 멀리하게 만든다. 교육 체계가 바뀌는 게 좋은데 시간이 좀 걸리다 보니, 이 역할을 출판사에서 대신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가 책을 가까이할 수 있게 , 글 쓰기 역시 가까이할 수 있게 하여 세상에 좋은 작가와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어야 된다고.



책 읽는 방법

"<독서경영> 칼럼에서 작품을 하나씩 소개. 그 작품을 어떤 방법으로 발제해야 하는지 예시를 보여줘요. 책에 조금 더 집중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질문들을 만들고 그 예시를 보여주는 것들을 위주로 글을 쓰고 있어요."

어느 프로그램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어린아이들에게 정해진 시간 동안 책을 읽으라고 한 뒤 반응을 보는 내용이다. 대부분 아이들은 책을 읽고 또 읽으며 몇 권 읽었는지에 집중했다. 결과 중심. 그중에서 책을 천천히 읽는 아이가 눈에 띄었다. 그 아이에게 물어보니 책 읽은 후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엄마와 얘기한다고 했다. 결과가 아닌 그 내용에 집중하여 자기 생각을 끄집어내는 방법으로 책을 읽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아이에겐 몇 권 읽었는지가 중요하지 않았다.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생각을 끄집어내면서 책을 이해하고 상대방과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책의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정부지원

"독자들이 생각하는 독서가 무엇인지, 정부에서 추진하는 독서와 관련된 행사들에 대해 독자의 입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말 독자가 원하는 책은 무엇인지, 독자가 바라보는 출판시장은 어떤지, 이런 것들을 독자들에게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독자에 대하여 독자가 말하고 싶습니다'라는 주제로 좌담을 변경했죠. 책을 생산하는 입장들만 많이 이야기하는 데 앞으로는 독자들의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의 해 의미와 아쉬운 점

"독자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공통적으로 똑같은 문제가 있었어요. 독자를 너무 소외시키는 행사들뿐이었어요. 독자가 주체가 되는 행사가 분명한데, 책을 사는 사람도, 책을 읽는 사람도 독자이고, 책을 전파하는 사람도 전부 독자들인데 행사들은 전부 출판 관계자들의 모임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예전에 친구랑 코엑스 서울 국제도서전에 다녀왔다. 많은 책들이 판매되고 있어서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 온라인 서점과 다를 부분이 뭔지도 모르겠다. 음,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저자가 자신의 책을 소개하거나 책에 관한 강연이 있었다는 점. 책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했지만 온라인에서 사는 거랑 별만 다를 바 없었고, 재미도 없었다.

각 출판사들은 책 콘셉트와 내용보다 '요새 사람들이 이런 책을 많이 읽으세요' 정도의 소개뿐이었다. 독자 입장에서 책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체험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 뒤로 도서전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엔 독립출판서점도 들어오면서 재미있게 책 소개하는 방식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책의 해가 소비자나 독자들을 출판영역으로 끌어 들어야 한다는 취지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로서 소외감을 느꼈어요."

예전에 책 기획 강연을 들었을 때 출판사에서 만든 책에 대한 소개를 했다. 책 제목을 말하지 않고, 저자의 스토리를 먼저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궁금해졌고, 자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읽고 싶게 했다. 이렇게 책의 흥미를 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의 해나 책 관련 포럼에서는 통계 자료나 전만 등의 이야기로 또 한 번 아쉬움을 전한다.

"그냥 기본적인 홍보 전략, 온라인 홍보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은 홍보를 얻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장사를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서점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서점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서점에서의 홍보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서점은 독자와 어떤 식으로 소통을 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어떤 콘셉트를 정하느냐에 따라 마케팅 홍보 방법도 달라진다. 디테일한 부분보다는 대부분 이런 홍보전략을 선보인다며 사례 소개하는 방식으로 강연이 진행된다.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서울도서관에서 여러 독립출판 서점 사장님이 돌아가면서 책과 서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을 신청한 적 있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좋은 점과 어려웠던 부분, 책을 선택하는 방법이나 사람들에게 책을 가까이하기 위한 서점만의 시도를 들었다. 서점 콘셉트에 맞게 다양한 홍보방법이 재미있었고 유익했다. 콘셉트를 정하는 방법, 브랜드를 키워가고, 책을 재미있게 경험하기 위한 서점 콘셉트에 맞는 프로그램 기획안까지. 책에만 초점 맞추지 않고 문화, 라이프스타일까지 영향을 주는 독립출판서점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독서 활성화 방안에 대하여

"독서 정책이 생산과 유통하는 쪽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독자를 연결해. 독자 입장에서 그리고 독자를 연결해주는 역할들을 하시고 계신 분들에 대한 정책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책을 제대로 읽고 싶은 마음에 독서모임에 참여했었다. 선정한 도서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며 그 책을 조금씩 이해했다.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난 제대로 된 감상평을 말할 수 없었다. 그때 어려웠던 책을 다른 사람을 통해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기보다 앞으로도 이해하지 못한 책이 선정될 수 있으니 꾸준히 하지 못할 거란 생각을 먼저 했다. 그래서 독서토론에서 말한 맞춤형 독서모임이 중요한 것 같다. 책 읽고 글 쓰는 모임이 주가 되거나 경력단절이지만 쉬는 동안 실력을 갈고닦을 수 있는 독서모임이라던가.

"시니어 전문 출판사는 확고한 색깔과 방향성이 있다. 블로그와 sns를 통해서 독자들을 끊임없이 초대해요. 단순히 출판사 책을 홍보하는 게 아니라 이 책을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고, 이 책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했으면 좋겠는지를 끊임없이 독자에게 말합니다. 독자들에게 우리 함께 고민해봐요. 의견을 들려주세요."

책에 관심 없는 사람보다 앞으로도 꾸준히 책을 읽을 사람을 대상으로, 책을 읽고 싶지만 어떻게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지 모르는 독자를 타깃으로 책문화를 펼쳐나가야 될 것 같다. 끊임없이 소통하며.

"독자들의 성향이 바뀌었고 미디어가 다양화되어 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미디어의 다양화와 독자들의 성향 변화 등에 따라서 우리의 책문화가 변화에 잘 대응해 왔는가, 그리고 변화를 주도했느냐의 문제라고 봅니다."

독립출판을 쓰면서 독립출판서점을 탐방했다. 서점마다 다른 콘셉트와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책을 사고 싶게 만든다. 맥주나 와인을 마시면서 책을 보는 책방, 디자인 서적만 다루는 책방 등. 공간 안에서 독서모임과 작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책을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다. 유튜브에서도 책 읽어주거나 북 오디오도 생겼다. 미디어가 다양화되어 있는 만큼 책도 그만큼 변화에 잘 대응하여야 한다.



끝맺음

서점에 가면 책은 사고 싶은데 어떤 책을 사고 싶을지 모를 때가 많다.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읽고 싶은 건지 모를 때. 그래서 독립출판 서점이 좋았다. 대형서점은 대중을 타깃으로 모두에게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책이 있는 반면 독립출판의 취향이 담겨 있다. 사장님 취향과 내 취향이 비슷하다면 서점에 놀러 갈 때마다 내 이야기를 듣고 책을 추천해주신다. 어떤 정보가 필요하고 의미 있는지 선별해주는 큐레이팅도 필수이다. 또 책 관련해서 전시를 진행하면서 책을 내외부적으로 깊게 볼 수 있다. 동네서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특별판’까지 발간되고 있다.

앞으로도 독자를 위한 책이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고 독자가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이벤트, 프로그램 등도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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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다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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