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맛깔난 연극 한 편 어떠세요? '와일드 패밀리' [공연예술]

글 입력 2018.06.0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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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의 메카라고 불리는 '혜화'에는 많은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 대개는 사랑, 코미디, 호러 장르가 많은데 이번엔 본 연극은 코믹치고는 상당히 독특한 내용의 연극이었다. 마약과 크게 연루 되었던 가족이 조직에서 벗어나 30년 전통의 손칼국수집이 되기까지! 30년 전과 현재의 이야기를 다룬 추리 코미디 연극, '와일드 패밀리'를 속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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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선했던 내용

 내용을 스포하지 않고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정말 코믹 장르인만큼 재미는 보장되어 있었다. 배우들 모두 연기 내공이 상당했기에 척하면 척하고 애드리브를 받아내는 부분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일단 개인적으로 독특한 내용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우리가 흔히 정겹게 여기는 손칼국수집 할머니가 알고보니 거대 조직과 30년 전부터 얽혀있던 사이였다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어떻게 보면 절대 나쁜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의 진짜 모습을 봤을 때 우리는 큰 충격에 휩싸이곤 한다. 이 연극은 그 부분을 꽤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대화의 내용도, 모자끼리의 모습에서도, 우리는 절대 이들이 30년 전 거대 조직에 몸을 담고 있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없다. 기초적인 배경을 알려줬기에 훨씬 더 놀라웠고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2. 독특한 구성
 
 이 연극은 단순히 연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춤도 추고 이따금씩 영상물을 보여주며 연극의 집중도를 더욱 더 높여주기도 한다. 처음에 모든 불이 꺼지고 소품으로 쓰이는 티비 화면으로 연극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이 떠오르는 것이 일단 평범한 연극같지 않아서 좋았던 것 같다. 연극의 마무리로 다다라 갈 때 자칫하면 관객들이 집중력을 잃을 수도 있는데 배우들은 단순히 연기만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음악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며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물론 제일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배우들이 춤을 추고 나서였다.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격한 춤을 추고 난 뒤 모든 배우들이 바닥에 엎어진 채 숨을 고르쉬며 그와중에 또 애드리브로 연기를 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대사를 치는데 말도 못한 채 숨을 헉헉 쉬면서 잠깐만 시간을 달라는 몸짓을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고 기억에 많이 남았다. 독특한 구성과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연극을 아주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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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품 활용
 
 개인적으로 또 들었던 생각은 모든 장소를 다 찍지 못해 아쉬웠지만 소품 활용을 쉽게 말해 "맛깔나게" 잘 썼던 것 같다. 특히 오른편 화장실이 이 연극에 거의 키포인트였는데 아마 저 공간이 소품 활용의 5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요소에서 주인공들끼리 숨바꼭질을 하듯 숨고 숨기고 찾으며 연기를 하는 모습이 재밌었다. 또한 이 연극은 '추리'라는 장르에 맞게 모든 소품을 사용한다. 보통 연극들이 아쉬웠던 점이 소품을 모두 활용하지 않고 방치되는 소품들이 있다는 점이었는데 이 연극은 처음으로 거의 모든 소품을 다 사용했던 것 같다. 마치 방탈출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소품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이미 이것만으로 이 연극의 독특함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 어설프기도 하고 일부러 재밌게 꾸민 소품만으로도 사람들이 웃고 흥미로워 한다. 연극에서 소품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 연극에선 그 부분을 꽤 많이 느끼고 왔다. 소품을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연극의 재미가 바뀔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새로웠다.



4. 다소 아쉬웠던 부분?
 
 딱 아쉬운 부분을 꼽으라면 두 가지였다. 하나는 너무나도 빠른 전개 속도였고 다른 하나는 구성에서의 한 부분이었다. 먼저, 전개에서부터 말하자면 일단 너무 갑작스러운 시작과 더불어 너무 빠르다. 말의 속도도 그렇고, 그냥 앞의 내용을 보면 "어? 갑자기?" 라는 생각을 좀 많이 했다. 뭐가 어쨌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지? 이렇게 그냥 시작? 되게 어리둥절하게 연극을 처음에 봤던 것 같다. 하지만 연극의 본격적인 시작에서부터는 다시 전개의 속도가 안정감을 되찾는다. 잠시 앞부분의 아쉬움을 잊고 재밌게 연극을 즐기고 있다보면 끝부분에서 다시 빨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용은 좀 예상이 가는 듯한 부분이 살짝 보이기는 하지만 크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그 점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부분을 너무 갑자기 끝낸 기분이었달까, 솔직히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던 것 같다.
 
 다른 한 부분은 대사에서 '이게 왜 들어가는 거지? 다른 부분으로 대체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던 대사가 있었는데, 중간에 대사에서 재미로 넣은 것인지 아니면 무지함에 대사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여자가 어딜 남자들 대화에 끼어들려고 해! 차 내어 와! 저기 가서 무릎 꿇어!" 하는 대사였다. 솔직히 말하면 정말 보기 불편했다. 필자가 여자이고 한창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정말 불편했다. 다른 방식으로 이 대사를 메꿀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가부장적 권력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떻게 보면 여성 혐오에 포함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여성의 노동을 결혼이라는 이유로 멋대로 착취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 사회에서 지금 이 부분이 얼마나 민감하게 다뤄지고 있는지 아는데도 이를 유머로 사용했던 것이라면 조금 많이 실망할 것 같지만 몰라서 그냥 내버려 둔 대사라면 솔직히 고쳐줬으면 좋겠다. 이를 빼면 솔직히 너무 완벽한 연극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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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을 보기 위해 입장하기 바로 전, "와일드 패밀리, 와일드 패밀리 화이팅!" 하면서 서로의 기를 북돋아주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 이 사람들의 에너지가 이만큼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가장 좋았고 아직까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서로간의 끈끈한 우정과 팀워크가 너무나도 여실하게 느껴져 오히려 이 연극을 더 재밌게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각 배우들마다 가기다른 매력을 선보이면서 캐릭터에 이입한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고 배우와 캐릭터 사이를 오고가는 것만 같아서 더 신선했던 것 같았다. 다섯 명이서 90분 간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부은 채 2-30명의 사람들을 휘어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간의 팀워크와 특유의 재치로 연극을 "맛깔나게" 살렸던 것 같다. 추리 코미디라는 장르의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는 바, 와일드 패밀리의 정의를 알고 싶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와일드 패밀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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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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