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배우, 관객, 그리고 노래 사이의 호흡: 마마 돈크라이 [공연]

글 입력 2018.04.2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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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마 돈크라이 (Mama, Don't cry)


Synopsis

타고난 천재성으로 일찍 교수 생활을 시작한 프로페서V 하지만 수줍음 많은 성격의 소유자로 짝사랑하는 여인에게조차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다. 어떠한 학문에서도 사랑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었던 그는 타임머신을 개발해 시간 여행을 떠난다

타임머신이 도착한 곳에서 만난 이는 모두를 사로잡는 매혹적인 드라큘라 백작. 프로페서V는 그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뱀파이어가 된다.

덕분에 모두의 사랑을 받게 되지만 뱀파이어의 매력과 맞바꾼 대가는 그를 점점 옭아메는데...

*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에는 프로페서V와 드라큘라 백작, 이 두 주인공만이 인물로서 등장한다. 오직 두 인물만의 목소리, 대사, 표정, 제스처, 그리고 노래가 작은 소극장을 가득 채웠다. 무대와 아주 가까운 객석에 앉아 있던, 뮤지컬이 진행되는 소극장을 채워가는 아주 작은 부분 중 하나일지도 모르는 관객들 중 한 명으로서, 나는 그들의 노래와 함께 호흡했다. 감정이 극에 달한 배우의 연기와 노래가 끝난 뒤,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터져나오는 함성과 박수 소리가 단지 무대 아래서 무대 위를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 조차 진한 전율로 다가왔다. 어쩌면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뮤지컬이 지니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마마 돈크라이>는 100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을 오직 두 배우가 관객을 끌고 간다는 것이 매력과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실제 인물은 프로페서V와 드라큘라 백작만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린 시절의 모습과 성인인 소심한 교수로서 현재의 모습, 치명적인 뱀파이어로 변하고 나서의 모습을 연기하는 프로페서V는 한 명의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노래로 그들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전달했다.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를 타고 흘러 온 그들의 감정과 이야기는 나로 하여금 열린 해석을 가능케 해주었다. 노래라는 것은 듣는 이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그 의미와 감정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불멸의 삶을 바랐던 적이 있었을 것 같다. 늙지 않고, 영원히 지속되는 삶. 어쩌면 한 번 쯤은 꿈 꾸어 보았을 삶이지 않을까. 어떤 사람이든 홀릴 수 있는 매력을 지닌 뱀파이어. 이러한 뱀파이어의 불멸의 삶이 주는 고통과 파장은 다수의 영화, 드라마, 연극, 문학 등에서 다루어왔던 진부한 소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 있고 싶으며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평범한 인간 내면의 근원적인 욕구가 극 속의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나타내는 노래와 만나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어쩌면 극을 이끌어가는 노래가 가장 중요한 장르인 뮤지컬인 만큼, 우리에게 익숙하고 평범한 드라마를 통해 노래에 좀 더 집중 시키고자 했을지도 모르겠다.

음악, 노래, 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뮤지컬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아무래도 노래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인상적인 드라마적인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 뮤지컬이라도, 노래가 관객을 매료시키지 못하면 그 뮤지컬은 관객의 마음과 머리가 깊게 뿌리 내리지 못한다. 반면, 평범하고 진부한 스토리일지라도, 노래가 관객을 매료시킬 수 있다면 그 뮤지컬은 깊게 남아 있게 된다. <마마 돈크라이>의 노래는 나에게 후자로서 다가왔다. 극장 밖으로 발을 내딛은 나에게 극장 속 노래는 여운을 남겼다. 노래를 혼자 다시 흥얼거리고, 가사를 곱씹어보면서 그 노래가 나왔다 극 상황을 떠올렸다. 그 감정을 떠올렸다.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를 타고 흐르는, 극 중 배역에 몰입한 배우와 이를 무대 아래서 바라보는 관객과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 그 호흡과 교류는 즐거움, 안타까움, 슬픔, 놀라움, 경이로움 등 다양한 감정을 노래를 타고 일렁거리게 해주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어느 날, 우산으로 나를 향해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막은 채, 가라 앉은 기분을 끌고 가 보게 된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는 나에게 적절한 기분전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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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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