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북마크] 첫 즐찾에 앞서 - Prologue

글 입력 2018.03.3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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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찾기

     
당신의 노란 별엔 무엇이 사나요?
   
 
즐찾.png
 

나의 노란 별엔 채용, 학교, 영화, 예매처, 덕질, 칼럼, 쇼핑몰, 은행이 살고 있다. 또, 이 부족들(?) 밑엔 하위 사이트가 존재한다. 이 중 몇 십 개는 필요에 의한 것이고 또 몇 십 개는 취향에 의한 거다. 뭐 어쨌든, 이 즐겨찾기가 없다면 난 포털 검색창에 ‘아트인사이트’를 검색하거나, 땀 흘리며 주소창에 영어를 입력하고 있겠지. 그럴 때면 이 노란 별이 문득 살갑게 느껴진다. 내 필요로 안내할, 내 취향으로 안내할 나의 저장소. 나의 별.
 
기억에도 즐겨찾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건 꼭 기억해야 해! 이건 꼭 사야 해! 이건 꼭 다시 봐야 해! 즐겨찾기를 대신하여, 종이에 적어두고 휴대폰에 기록해두지만 잊어버리기 일쑤다. 기억은 켜켜이 쌓이다가도 젠가처럼 이리저리 빠져나가기에, 가끔은 노란 별이 절실해진다. 약속, 비밀번호, 해야 할 일 혹은 가족의 냄새, 친구와의 추억, 연인의 말. 머리에 노란 별이 있다면 덤벙거리며 까먹진 않을 텐데. 기억하고 싶은 것들에 별을 새겨두면, 영원히 기억할 수 있을 텐데.
 
 
 
티켓마크

 
휘발성이 짙다. 그럼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내가 사랑하는 것이 그렇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보라색 타일이 ‘이미 선택된 좌석입니다’라며 좌절감을 안기는데, 이 찰나를 뚫어야 공연장에 들어설 수 있다. 겨우겨우 공연을 본다. 더없는 행복을 느낀다. 자, 이제 객석을 빠져나오면, 어느새 기억은 희미해지고 옅어져 버린다. 티켓 한 장만이 내가 거기에 있었음을 증명해준다. 이 찰나의 아름다움이 공연예술의 미덕이라지만, 가끔 억울하다. 여기에도 노란 별을 그릴 수 있다면! 즐겨찾기에 추가(Alt+Z)를 누르면, 본 것 그대로가 머리에 남는다면! 아, 그렇담 얼마나 좋을까. 사라지는 아름다움에 허무를 느낄 때,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나의 새로운 별은, 이 쓸데없는 공상에서 시작한다.
 

티켓북마크_1.png
 

티켓북마크(Ticketbook+Bookmark). 말 그대로 티켓북에 북마크를 꽂아두려 한다. 이 북마크는 내 나름의 북마크다. 난 머리에 즐겨찾기 기능을 탑재할 능력이 없고, 공연을 박제할 수도 없는 사람인데 어떻게? 응, 내가 할 수 있는 걸로, 가장 잘할 수 있는 글로.

횡-하니 티켓만 꽂혀 있는 티켓북에 하나하나 북마크를 끼울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공연을 기록하고, 듣고 싶은 사람의 이야기를 담으며 ‘즐겨찾기’를 만드는 거다. 내가 사랑하는 걸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게. 그 기억으로 오래 행복하도록. 이 북마크는 내 행복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이요, 공연예술에 보내는 팬레터다.
 
 
티켓북마크는 한 달에 두 번, 작품 비평 하나, 창작자 인터뷰 하나로 연재될 예정이다. 북마크란 이름에 걸맞게 좋은 작품들, 사랑하는 작품들을 위주로 별을 그려 넣을 테다. 가끔 피치 못할 예외가 있더라도 이해해주시라. 애정 없인 쓴소리도 못하는 거 아시지 않나.
 
 
혹여 지극히 개인적인 ‘즐겨찾기’를 누군가 읽어준다면, 당신도 사랑하는 것을 오래 간직하길. 그 기억으로 오래 행복하길, 그렇게 소망하며 함께 별을 그리고 싶다.
   
 
그럼, 티켓북마크(Ticket-Bookmark)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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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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