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불후의 명작 The Masterpiece
불후한 작품들 사이에 있기
글 입력 2018.01.21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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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sterpiece 불후의 명작_ 불후한 작품들 사이에 있기서울미술관 제 3 전시실김기창 김환기 도상봉 박수근유영국 이중섭 천경자전시실에 들어가자마자 눈을 사로잡는 강렬한 색의 사과밭이 펼쳐졌다. 나는 어릴 적 외할아버지 사과밭에 갔던 경험을 상기하며, 그림 속 사과밭은 어쩐지 뱀이 나올 거 같다고 생각했다. 아주 커다랗고 넓은, 그리고 너무나도 다채로워 조금은 위험한 사과밭이었다.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가자 기다렸던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김환기와 천경자의 작품을 특히나 기대했었다. 그리고 그 둘 화가의 작품은, 천경자의 작품에서 한 바퀴 돌아 뒤를 보면 김환기의 작품이 있는 식으로 전시되어있었다. 그 가운데쯤 애매하게 서서 둘의 그림을 이리저리 번갈아 보는 일은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의 그림은 서로 참 다른데도 어쩐지 같이 슬펐다.저항의 정신이란 결코 침울하다거나 우울한 것은 아닐 것이다. 현실을 극복하는 정신, 내일로 향하는 정신이라면 태양처럼 밝고 강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화가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낙천가이다.- 수화 김환기(金煥基)(1913-1974)현실이란 슬퍼도, 제 아무리 한 맺힌 일이 있어도 그걸 삼켜 넘겨 웃고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나는 그림 속에 담으려 한다.- 천경자(千鏡子)(1924-2015)*7명이나 되는 화가의 그림을 하나의 전시를 통해 ‘충분히’ 감상하는 일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겨우 몇 가지 작품만으로는 그들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을 이해하는 일이란 그들의 걸작 몇 가지를 감상하는 일과는 완전히 별개이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베스트 앨범만을 듣는 사람은 아니니까. 그들의 작품 세계와 삶의 일면에 대해서 나름대로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가졌던 이들에게는 ‘한 곳에 모인 7명의 화가의 걸작’ 그 자체로 수많은 기억과 감정을 환기할 테지만, 7명의 그들과 생소한 사람이라면 뭔가 아쉽고 조금은 부족한 전시로 느껴질지 모르겠다. 나에게는 조금 아쉬운 전시였다.그러나 각기 너무나 다르고, 생소하거나 익숙한 이름과 그림 사이에서 느끼는 서투른 감정을 한 데 모아놓은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 어쩌면 익숙한 그림과 낯선 그림들, 서로 너무나도 다른 그림, 그러나 고작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서로 마주하고 있는 그림들. 그들 사이를 오가며 묘한 이야기들을 마구 떠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7명의 화가를 한 데 모아야 했던 이유가 될지 모르겠다.*서울 미술관에 가면불후의 명작 외에도다른 전시들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불후의 명작 展- The Masterpiece -일자 : 2017.12.08(금) - 2018.06.10(일)*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입니다.시간10:30 – 18:30(입장마감 17:30)장소서울미술관 제 3 전시실티켓가격성인 | 9,000원대학생 | 7,000원학생(초/중/고) | 5,000원어린이(3-7세) | 3,000원주최/주관서울미술관문의서울미술관02-395-0100[양나래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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