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롱 패딩은 정말 지나가는 유행일 뿐인가요?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12.0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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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평창 롱 패딩과 관련 없는 일반 패딩 사진입니다.>
 

 요즘 간절히 사고 싶어도 절대 못 구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평창 롱 패딩’이다. 평창 올림픽을 기념하여 출시한 제품인데, 이것이 입고되는 날이면 백화점 등에 기나긴 줄이 늘어선다고 한다. 합리적인 가격과 한정판이라는 자극적인 문구가 결합하여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평창 롱 패딩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면서 사람들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를 매우 강하게 비판하는 기사도 있다. 사실 이 글은 그 기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러한 우리의 심리를 '쉴드' 쳐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우리는 왜, 그렇게 평창 롱 패딩에 열광하는가.


 사실 최근 패션계를 비롯하여 롱 패딩 자체가 유행하는 추세이다. 가을이 사라졌다고 할 정도로 부쩍 추워진 날씨에 방한 용품의 판매량이 급증했고, 예체능계나 스탭들의 전유물로 알려진 롱 패딩이 인기를 끌었다. 각 대학에서도 학교 로고 등을 새긴 롱 패딩을 공동구매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추어 각종 브랜드에서도 롱 패딩을 홍보했고, 그 결과 길에서 우리는 다양한 롱 패딩족들을 만나게 되었다. 어느 쪽에서는 이렇게 유행을 바로바로 좇는 것이 개성 없어 보이고, 매우 주체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롱 패딩에만 국한되는 것인가?

 실제 우리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그렇지도 않다. 카파, 아디다스 추리닝을 입고, 아베크롬비 후드집업을 걸치며, 추우면 노스페이스 바람막이와 패딩을 입었던 그 때를 떠올려보자. 이것에 공감할 수 없다면, 나와는 다른 세대일테지만, 당신도 그 세대 나름의 유행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유행은 그저 지나가는 비합리적 소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지나고 나면 그 세대만이 느낄 수 있는 향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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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에서 호돌이 셔츠와 유행하는 청카바를 입은 주인공들>


 이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응답하라 시리즈이다. 앞머리를 왁스로 높이 띄우고, 목티와 승마바지에 흰 브랜드 양말을 신는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기성 세대들은 맞아 그랬었지 하면서 웃고 젊은 세대들은 촌스럽다고 웃으면서도 복고패션을 유행시킨다.

 이처럼 언제나 우리는 항상 유행을 만들어왔고, 그것을 즐겼다.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흘러 다시 우리가 평창 올림픽을 떠올리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패딩을 떠올리며, ‘맞아, 그 때 그렇게 새카맣게 입고 다녔었지.’라고 말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것을 추억하면서 하나의 세대 문화로 기억하면 될 것이다. 물론 그것이 과한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 것만 유의한다면.


[송아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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