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맥베스 [공연]

그가 왕이 되는 것은 선택인가 운명인가
글 입력 2017.11.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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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극장 왼편에는 음향기기들이 있었다. 음악극이라 하여 뮤지컬 같은 것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음향장비에 비중이 많고, 노래를 부른 다기 보다는 음향적인 효과를 많이 사용한 연극에 가까웠다. 그리고 무대에는 크고 작은 액자와 테이블, 의자가 있었다. 소극장에 들어와서 액자가 가장 눈에 띄었다.

 극 시작 전 남자가 노래를 부르며 시작하는데 이는 극을 더 집중하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를 가까이서 보고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따라가면서 극에 좀 더 몰입하게 되었다.


맥베스_컨셉사진 1.jpg
 

그가 왕이 되는 것은 선택인가 운명인가.


 예언을 들은 뒤로 맥베스는 왕이 되려 하지만 그 예언들이 어느새 맥베스를 지배 해버리고 만다. 맥베스의 욕망이 사그라 들 때 쯤 다시 욕망을 상기 시키기 위해 루프 스테이션을 이용하여 같은 말들을 반복한다. 어쩌면 마녀들이 한 말이 아니라 맥베스가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연극의 가장 핵심은 바로 음향이다. 다른 연극들과는 다른 실험적인 방법을 사용해 극의 이야기를 더 극대화 시켰다. 특히 루프 스테이션을 이용하여 맥베스의 내면의 상태를 표현하고 극의 몰입도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였다. 음향 뿐만 아니라 조명, 무대 등을 좀 더 현대적이고 일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무대에서 액자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액자를 통해 다른 장소를 표현하고, 내면의 세계를 보여주는 등 좁은 공간을 아주 효율적으로 표현해 인상 깊었다.

 마녀들의 예언에 왕이 되길 결심하는 맥베스. 과연 그는 예언이 운명이라 믿어 왕이 되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예언을 듣고 왕이 되길 선택한 것일까. 어쩌면 그의 내면 어딘가에 왕이 되고 싶었던 욕망이 숨어 있어서 그 말 한마디에 왕이 되려고 선택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 한 마디에 욕망으로 뒤덮인 맥베스, 옆에서 더 부추기는 아내. 이들의 모습은 마치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 학업과 취업을 고민 중인 나에게 뭔가 깨달음을 주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으려 하고 내 선택에 자신이 없던 나에게 최악의 예를 보여준 느낌이었다. 여러 방면으로 아주 도움이 많이 되었다.


맥베스_포스터.jpg
 


KakaoTalk_Photo_2017-11-28-15-53-55.jpeg
 

[정태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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