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시즌 4. 혁오의 공연을 암스테르담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암스테르담에서 혁오의 음악에 열광하기
글 입력 2017.11.2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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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인] 시즌 4.
혁오의 공연을 암스테르담에서!


외국인들과 함께 암스테르담에서 
혁오의 음악에 열광하기


혁오암스테르담.jpg
 

 해외에 나와서 내가 가장 놀란 점 중 하나는 K-POP이 실재하는 문화라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공중파 방송에서 데뷔무대를 하고 AMA에서 상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 무슨 현실감 없는 이야기냐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정말 괴짜들만 K-POP을 듣는게 아닐까? 누가 정말 이걸 듣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던 것이다. (아마 한국팬을 보는 수많은 영미 밴드의 서양팬들이 그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튜브 댓글창에서만 보았던 수많은 K-POP 팬들은 기차에서 스피커로 재생한 EXO의 EL DORADO, 빅뱅의 FANTASTIC BABY, 소녀시대의 I GOT A BOY, 방탄소년단의 DNA로 나타났고 함께 공부하던 친구의 벨소리는 지난 겨울을 강타했던 tvN 드라마 '도깨비'의 OST였다. GD는 암스테르담의 돔 공연장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마치기도 했다. GD의 공연에 다녀온 지인은 외국인들이 다같이 한국어 가사를 부르는 장면이 생소하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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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할 혁오의 공연도 K-POP의 일환이라고 말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하지만 K-POP이 조명받는 상황 속에서 K-INDIE도 세계의 리스너들에게 소개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대개 K-POP은 아이돌 음악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밴드 음악에 상대적으로 더 익숙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인디 음악이, 특히 밴드의 음악이 사랑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11월 1일, 나는 암스테르담의 한 공연장에서 한국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할 외국인들과 함께 외쳤다. 'Tell me Tell me Please don't tell' 혁오의 공연에서 사람들은 춤추고 소리지르고 열광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혁오는 10월 말부터 유럽 투어를 시작했다. 런던, 파리를 거쳐 암스테르담의 Q-FACTORY는 마지막 공연장이었다. 일찌감치 소식을 듣고 티켓을 예매해둔 뒤,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20분 정도 일찍 공연장에 도착했다. 암스테르담 한인은 다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스태프도 관객도 모두 외국인 뿐이었다. 공연 시작 시간의 한 시간도 더 전에 도착한 관객들이 맨 앞을 차지할 수 있었다. 처음 가 본 Q-FACTORY는 한국의 현대카드 UNDERSTAGE를 연상시키는 곳이었다. 천장이 높은 공연장은 전석 스탠딩이었으며 맨 뒤에서는 네덜란드의 상징과도 같은 하이네켄 생맥주를 판매했다. (하이네켄은 암스테르담을 베이스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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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롭게 술을 마시면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내 앞 줄의 관객들은 미친 듯이 춤췄고 나는 발을 밟히지 않게 조심하며 혁오의 공연을 관람했다. 혁오의 공연은 대학교 축제 때 이후로 2년 만에 두 번째였다. 패션 스타일은 더 파격적이었고 음악은 더욱 능숙했다. 한국의 클럽 공연만큼 전곡 떼창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열광하며 박수를 쳤다. 영어로 된 가사도 있고, 한글로도, 심지어 중국어 가사도 있었지만(Wanli) 관객들에겐 혁오가 어떤 언어로 노래하든 상관없었다. 그들의 음악 자체를 사랑하기에 자리에 온 사람들 같았다.
 
 2집 수록곡 Tokyo Inn으로 공연을 시작한 혁오는 빈티지한 사운드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6곡을 내리 부른 이후에 간단히 소개 멘트가 이어졌다. 외국 공연장에서 외국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한국밴드라니. 감회가 새로웠다. 따로 홍보도 한 적 없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좋아하는 외국인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니. 이상하게도 계속 혁오의 기분이 어떨지 생각하게 됐다. 한국의 인디 밴드에서 무한도전에 나와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고 이제는 유럽 투어 공연까지.(혁오는 아시아를 포함한 다른 해외 지역 투어도 이어가고 있다.)

 이 날 공연에서 혁오는 1,2집 뿐만 아니라 드라마 안투라지 OST, 미니앨범까지 모든 앨범의 곡을 고루 연주했다. 앵콜 포함 총 18곡의 꽉 찬 공연이었다. (셋리스트는 글 맨 마지막에 첨부합니다!) 공연장은 천장이 높아서 소리도 좋고 공기도 답답하지 않아서 공연 관람에 편했다. Mer을 부를 때 푸른 빛으로 쫙 깔리던 조명도 좋았다. 이 곡은 가사 전달력이 뛰어난 곡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편안히 들을 수 있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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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좋았던 곡은 TOMBOY다. '난 엄마가 늘 베푼 사랑에 어색해'라는 구절이 시작하자마자 공연장 곳곳에서 환호가 섞인 탄식이 터져나왔다. 난 그 중 한 사람이었다. 혁오가 바치는 젊음의 송가는 나의 젊음과 지금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젊음에 대한 이야기는 왠지 슬프다. 한 때이리라 생각하기 때문인지, 혹은 내가 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다.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워어어어어-'는 역시 떼창 포인트였다.

 사실 TOMBOY는 원래 좋아하던 곡이기 때문에 충분히 좋으리라 예상을 했었지만 예상 밖으로 감동한 곡은 Simon과 Paul, '맛있는 술(MATITNONSUL)'이다. '지정석'에서는 빠르지 않은 비트임에도 강하게 달려가는 드럼의 연주와 울부짖는 듯한 보컬과 기타소리의 후주가 좋았다. Paul은 보다 서정적인 곡으로 'It's your victory'라는 부분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맛있는 술은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는데 혁오가 보여주던 음악보다 더 파격적이고 파워풀한 느낌이었다. 기존에 혁오 노래 중 가장 좋아했던 'Ohio'를 듣지 못한 것은 아쉽다.

 열광적인 앵콜 요청 이후 (여기선 아무도 앵-콜-앵-콜을 외치지 않았다.. 하긴 당연하다.. en-core-en-core-은 이상하니까...) 앵콜은 Hooka, 위잉위잉, Surf boy였다. 위잉위잉의 킬링포인트 '윙-윙-'을 비롯해서 'Tell me Tell me Please don't tell'은 완벽한 떼창이 이어졌다. 세상에서 가장 혀를 굴리는 떼창을 들었다. 'Tellll me Tellll me Pllleeease don't telll'같은 느낌이었달까. 같이 간 일행 모두가 이 점을 끝나자마자 이야기했다. "내가 들어본 것 중에 제일 발음 좋은 텔미텔미였어!"





 암스테르담에서 밴드 공연을 많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는 혁오가 유일하다. 외국까지 와서 한국 밴드의 공연을 봤다는 것이 좀 이상하기도 하지만 정말 감회가 새로운 공연이었다. 얼터너티브 펑크 락이라는 생소한 장르의 음악으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는 혁오의 음악. 1집이 워낙 큰 성공을 거두어서 앞으로의 그에 비해 별로가 아닐까 걱정했지만 혁오는 지난 앨범으로 그러한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해 보였다.

 혁오의 암스테르담 공연, 유럽 투어의 피날레는 성공적이었다. 관객들은 나가면서도 끊임없이 혁오의 음악을 흥얼거렸다. 혁오가 한국 인디 음악을 대표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튜브, SPOTIFY 등 다양한 경로로 콘텐츠가 쌓이고 해외 리스너들에게 음악과 콘텐츠가 전해진다면 한국의 인디 음악도 충분히 팬층을 넓힐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사랑받기를. 그리고 좋은 음악을 만들어주길.
 혁오의 공연과 음악, 그들의 행보를 응원한다.



-SETLIST-

Tokyo Inn
와리가리
가죽자켓
Panda Bear
2002 World cup
멋진 헛간
The Wanli
맛있는술
Jesus lived...
Die Alone
Mer 
공드리
TOMBOY
Simon
지정석 
Paul

< ENCORE >
Hooka
위잉위잉
Surf bay




김나연 서명.jpg
 

[김나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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