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민'이 보여준 새로운 세계

글 입력 2017.10.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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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누난 너무 예뻐’를 부르던 바가지 머리의 열여섯 소년은 어엿한 스물 다섯의 청년으로 성장했다. 아이돌 그룹 ‘SHINee(샤이니)’의 멤버 태민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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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NET '샤이니의 연하남'


갓 데뷔한 신인 아이돌 태민을 세상에 알린 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사진 속에는 동그란 단발머리를 한 소녀, 아니 소년 태민이 있었다. 이후로 태민을 수식하는 말은 언제나 ‘여자보다 예쁜 남자’였다. 숫한 예능들에서는 칭찬의 의미인지 조롱의 의미인지 그를 걸그룹보다 예쁘다고 이야기했고, 그는 그것에 반발하며 자신의 남성성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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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Nee 공식 홈페이지


그런 태민이 ‘셜록’에서 장발을 하고 나왔을 때에는 적잖은 충격을 받기도 했다. 자신의 남성성을 어필하던 그가 여성의 스테레오 타입으로 묘사되는 장발을 하고 나오다니 조금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아니나 다를까 그가 장발을 하고 나오자 여러 미디어에서 걸그룹 사이에 ‘태민주의보’가 떴다며 너스레를 떨었으나, 그의 태도는 전과 달랐다. 체념한 표정과 말투로 그는 “또 떴군요.” 한 마디를 내뱉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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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민 'MOVE' M/V 중



이 달 16일 태민의 세 번째 솔로 앨범이자 두 번째 정규 앨범인 ‘MOVE’가 출시되었을 때, 나는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민소매를 입은 그가 보여준 것은 그가 그렇게 말하던 남성스러운 모습도, 그를 둘러싼 이들이 말하던 여성스러운 모습도 아닌 그 중간의, 중성스러운 모습이었다. 아마 안무가인 스가와라 코하루가 인터뷰를 통해 ‘남성적이니만 조금 여성스러우면서도 미스테리어스하게 보이는 중성적인 색기를 내고 싶었다’고 밝힌 것처럼, 안무의 영향이 컸겠지만, 그의 의상 역시 일반적으로 남자 가수들이 소화하는 의상이 아니었기에 더욱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이 모든 것을 태민이 원하고 승인했다는 점이다. 그는 이미 10년차 가수이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앨범은 자신의 취향대로 곡을 모았다고 밝혔기에 이번 ‘MOVE'라는 곡의 안무와 컨셉 역시 그가 정하지는 않았더라도 동의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데뷔 초부터 여자보다 예쁜 얼굴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컴플렉스‘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예상했겠지만, 그런 예상과 그를 여자 같다고 이야기하던 이들을 비웃듯 무대 위에서 그는 모두가 이야기하던 남성도 여성도 아닌 중성적인 모습으로 서있었다.

태민의 무대가 놀라운 것은 그의 안무나 의상만이 아니었다. 그의 무대를 함께 꾸미고 있는 여성 댄서들 역시 남달랐다. 지금까지 한국의 많은 남성 아티스트들의 무대에서 여성 댄서는 그들과 몸을 맞대고 색정적인 광경을 연출하며 하나의 도구로서 이용되어왔다면, 태민의 무대에서 여성 댄서들은 무대를 함께 꾸미고 있는 하나의 구성요소로 보였다. 무대에서 그들은 어떠한 신체적 접촉도 하지 않으며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고, 그런 그들의 모습이 태민의 절제된 모습을 더욱 부각시킨다. 
 
그의 행보가 더욱 경이로운 것은 이제까지 한국 가요계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 이가 없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을 대표하는 남자 솔로 아티스트인 비는 그의 복근을 과시하며 야성적인 모습을 뽐냈고, 솔로 아티스트로서 성공한 그룹 ‘BIGBANG(빅뱅)’의 태양 역시 비슷하게 남성적인 모습을 어필했다. 일반적인 것과 조금이라도 다르면 거부감을 느끼는 한국 사회에서 이렇듯 남들과는 다른 컨셉을 선택한 태민의 도전이 놀랍고 존경스럽다. 그리고 이 앨범을 계기로 그의 다음 행보가 더욱 기대되기 시작했다.


[정욱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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