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코끼리란 퍼즐 : 연극 < 엘리펀트송 >

코끼리, 초콜릿, 오페라, 해방불명, 정신과 의사라는 퍼즐 조각
글 입력 2017.09.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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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란 퍼즐


한 번쯤 퍼즐을 맞춰본 적이 있을 것이다. 커다란 판 위에 쉴 새 없이 조각들을 끼워 맞추다 보면, 어느새 하나의 조각이 들어갈 자리만 남는다. 조각 하나를 마저 끼워 넣으면, 새로운 세계가 완성된 채로 눈 앞에 펼쳐진다. 처음에는 알 수 없던 퍼즐의 자리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제 자리를 찾고, 그 인고의 과정을 거쳐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만나는 것. 그리고 빼곡히 딱 들어맞는 퍼즐 조각들을 음미하는 것. 그것이 퍼즐 맞추기의 즐거움이다.
 
이 즐거움은 이야기에서도 느낄 수 있다. 기표에서 미끄러지는 기의들, 서사적 장치, 모호한 연출 등 서사의 퍼즐 조각들은 트럼프 카드처럼 순서 없이 어지럽혀져 있지만, 곧 하나의 체계가 되고,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작은 퍼즐 조각은 최종적으로 완성된 그림 안에서 의미를 입는다. 완성된 이야기에서 소급하여 되짚어 보면, 퍼즐 조각 하나하나는 명확한 의미의 자리에 정박해 있다. 처음 퍼즐 조각을 마주할 때면 모호함에 물음표를 띄우겠지만, 곧 물음표는 놀란 듯 솟아 느낌표로 바뀔 것이다. 그때의 그 쾌감, 의도적으로 퍼즐 조각을 마구 흩트려놓은 이야기를 만날 때 설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의 행방불명, 환자 마이클, 초콜릿, 코끼리. 아리송한 힌트 조각들이 마구 뒤섞여 있다. 정박하지 못한 퍼즐 조각들을 맞출 시간이 다가온다. 포스터의 카피,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마지막 퍼즐 조각이 제 자리를 찾아간 그 순간일 것이다.


2017엘리펀트송_메인포스터1.jpg 
  


시놉시스

    
“난 그 눈에 완전히 사로잡혀 버렸어요.
그 눈을 절대로 잊을 수가 없을 거에요.“
 
크리스마스 이브,
흔적도 없이 사라진 정신과 의사 로렌스.
병원장인 그린버그 박사는
그의 행방을 쫓기 위해
그가 마지막으로 만난 환자 마이클을 찾는다.

하지만 모든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마이클은
계속해서 알 수 없는 코끼리와
오페라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마이클의 이야기에 점점 말려드는 그린버그.
수간호사 피터슨은 그린버그에게
마이클을 조심하라며 여러 차례 경고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이클과
진실을 담보로 한 위험한 계약을 맺고 마는데.
 
첫째, 나의 진료기록을 보지 말 것.
둘째, 나에게 초콜렛을 줄 것.
셋째, 그 여자를 제외시킬 것.
 
과연 마이클이 던지는 아리송한 힌트 조각들은
이 미로를 빠져나갈 열쇠인 것인가!



추리게임의 외피를 입은 무언가

 
보르헤스의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은 지적인 대화를 스파이물이라는 외피로 구현해낸다. 주인공의 스파이 설정과 추격이라는 장치가 없었다면 더없이 졸리고 현학적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을 내용은, 스파이물이라는 장르의 문법 속에서 구현되며,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연극 <엘리펀트송>도 이 추리의 문법을 충실히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렌스의 행방불명, 그리고 그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한 소년 마이클, 그린버그와 마이클의 계약. 로렌스의 행방불명이라는 미스터리에서 시작하여, 마이클과 그린버그의 추리게임이 펼쳐지는데, 더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은 이 외피 아래 도사리고 있는 '무언가'이다.
 
코끼리에 대한 사랑과 트라우마를 가졌다는 마이클의 전사, 마이클의 병과 로렌스와의 관계, 로렌스의 행방, 마이클과 그린버그, 마이클과 피터슨의 관계. 알 수 없는 낱말과 장치가 부유하는 가운데, 이 조각난 퍼즐 조각들이 만들 하나의 그림은, 단지 ‘추리게임’만은 아닐 것이다. 주목해야 할 ‘무언가’는 추리라는 장르적 외피 하에 철저히 가려지고 숨겨져 있다. 코끼리, 오페라, 초콜릿 등의 퍼즐 조각을 차곡차곡 맞춰야 완성될 하나의 그림.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 의미의 자리에 정박할 코끼리, 오페라, 초콜릿. 마이클이 던지는 아리송한 힌트 조각은 로렌스의 행방뿐만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로 관통되어,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우리 앞에 펼쳐놓을 것이다.


엘리펀트송_프로필사진.jpg


 
공연 정보



공연명 연극 <엘리펀트송>

공연기간 2017년 9월 6일(수)~2017년 11월 26일(일)

공연장 수현재씨어터

공연시간 평일 8시 / 토 3시, 6시 / 일, 공휴일 2시, 5시 (화 공연없음)

티켓가격 전석 50,000원

관람등급 만 13세 이상

러닝타임 90분(인터미션 없음)

연출 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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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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