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고된 하루를 마친 우리네의 모습 – 고독한 미식가 [문화전반]
글 입력 2016.10.2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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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혼술', '혼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명 ‘혼족’을 위해 소포장된 식음료들이 출시되고, 편하게 술과 음식을 즐길 수 위한 공간도 생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1인 가구의 증가’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다. 수 많은 사람들과 부대껴야 하는 소란한 현실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건 아닐까?여기 그런 사람이 있다.
술을 먹지 않지만 당당히 혼자 술집에 찾아가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사람.
바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인 ‘고로상’이다.이 드라마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2012년 1월부터 TV 도쿄에서 드라마로 상영되었으며 최근 시즌 5가 종료되었다. 개인 수입잡화상을 운영하는 ‘이노가시라 고로’는 직업의 특성 상 다양한 도시를 방문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문득 떠오르는 음식이나 마음에 드는 식당을 골라 식사를 하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 이 드라마의 주요 구성이다.
음식이 주를 이루는 드라마지만 소개되는 음식과 식당은 매우 대중적이다. 일본의 어느 골목에서든 찾을 수 있을 법한 무척 친숙한 메뉴들이다. 무엇보다 식사를 하며 묘사되는 주인공의 심리가 재미와 공감을 배로 높여준다. 일본 특유의 담담한 분위기가 담겨있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을 때 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즌 5에 걸쳐 소개된 다양한 음식 중 3편 정도를 소개해볼까 한다.(필자도 소개된 음식을 먹어본 적은 없다. 흥미 위주의 선택임을 미리 밝힌다.)1. (시즌 1, 3화) 토시마 구 이케부쿠로의 국물 없는 탄탄면우연하게도 계속해서 만나게 되는 유흥 전단 알바아저씨'교자'와 '국물 없는 탄탄멘', 극 중 탄탄멘은 매우 매운 음식으로 묘사된다.낯선 인연이어도 유난히 자주 마주치는 사람이 있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음식도 그러하다. 그 중에서도 매운 음식은 특히나 먹을 때 고생하면서도 계속 찾게 된다. 일종의 ‘관성’처럼 우리는 항상 무언가에 끌리는 삶을 살고 있다.2. (시즌 3, 8화) 다이토 구 우구 이스 다니 아보카도 닭고기 튀김과 닭전골밥술을 마시진 않지만 누구보다 우롱차를 즐긴다.'닭전골밥'과 '아보카도 닭고기', '명물 햄까츠'
이 드라마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편이다. 고로상은 술을 마시지 않음에도 술집에 가서 원하는 음식을 누구보다 즐겁게 즐긴다. 주변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내가 먹고 싶은 것과 먹고 있는 즐거움에 집중하는 것이 이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다.3. (시즌 4, 2화) 츄오 구 긴자의 한국식 튀김과 삼계탕 라면기본반찬이라고 하기에는 호화롭다.[김밥, 오징어볶음, 보쌈김치, 생선 만두 등]'삼계탕 라면'과 한국식 튀김(전)[면을 좋아하는 일본 사람을 위해 삼계탕 라면을 개발했다. 무척 생소한 모습이다.]이 드라마는 대중 일본 음식과 더불어 다양한 세계 음식도 소개한다. 다만, 드라마 특성상 전통적인 모습이 아닌 일본식으로 변화된 모습이 자주 그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친숙하지만 그 어느 것보다 신선하게 보이기도 한다. ‘불고기버거’나 ‘김치 돈카츠 나베’ 등이 이런 모습일까 생각하게 된다.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잠시 동안 그는 이기적이고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고누구도 신경 쓰지 않으며 음식을 먹는 고독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힐링’이라 할 수 있다.- 고독한 미식가정신없는 하루를 마치고 집 쇼파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즐길 때의 해방감을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사람 때문에 치유받지만 사람 때문에 다치는 게 인생이다. 그리고 그 것을 함께 겪어줄 이는 나 자신뿐이다. 이렇게 소중한 나를 위해 오늘은 ‘고독한 혼밥’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이미지 출처: 티비도쿄)[공새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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