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아티아로의 착륙을 앞둔 비행기 안에서
photo by 김다영
자그레브로 향하는 장거리 버스 안에는
다섯 명 안팎의 사람이 있었다.
빈 자리에 앉자 한 아주머니가 나를 빤히 보는 걸 느꼈고,
내게 그런 시선은 그저 피곤할 뿐이었다.
낯선 곳에서 타인의 시선은 종종 경계의 대상이 된다.
나는 그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이어폰을 꽂았고,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내가 다시 눈을 뜨고 짐을 다 챙길 때까지도
아주머니는 나를 보고 계셨다.
그리고 내리기 직전에 조심스럽게 내게 말을 거셨다.
잠을 자길래 말을 못 걸고 있다가
지금에서야 말을 건다고,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그녀의 시선을 경계 혹은 성가신 것으로만 여겼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잠깐의 대화를 나누어보니 그 분은 작가셨고,
동양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다.
그렇게 잠깐의 대화를 나눈 후, 미소를 보내는 그녀에게 나는
"오늘은 제 크로아티아 여행에서의 마지막날인데,
당신은 제가 여기서 만난 사람 중 가장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말했다.
"때로는 마지막이 가장 좋을 때도 있은 법이죠."
그녀가 말했다.
이렇게 나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또 한 가지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