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월호 추모극 '내 아이에게'

글 입력 2016.04.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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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게 - 포스터(레이아웃)고화질-01.jpg
 

어제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지 2년째 되는 날이었다. 어제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하늘도 같이 울어주는 것처럼 빗소리가 구슬프게 울려 퍼졌다. 


 나는 4월 9일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하는 세월호 추모연극 ‘내 아아이게’를 보러갔다. 가기전에 울 것 같아서 휴지를 챙겨가려 했으나 깜빡하고 자리에 앉았다. 연극은 엄마 역할을 한 배우가 등장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이야기를 딸을 잃은 어머니의 다이어리와 일기를 중심으로 각본 되었다고 한다. 유가족들의 심정이 배우를 통해, 연극을 통해 생생히 전달됨을 느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슬펐고 가슴 아팠다. 연극 내내 울었다. 나뿐만 아니라 거기 있던 모두가 계속 울었다. 우리는 그 사건을 잊지 못한다. 아니 잊어서는 안된다.


 연극을 보면서 두 가지의 말이 내 마음을 울렸다. 먼저  ‘세월호는 300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1명의 죽음이 300개가 있는 것이다. 모든 참사가 그렇다’ 라는 대사가 있었다. 한명의 희생자에게는 엄마와 아빠와 형제자매와 친구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각자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아직 세월호에는 9명이 남아있다.

 마지막까지 남은 시신을 수습할 때 까지 선채를 인양해서는 안 된다. 몇 사람 없다고 그들의 가치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단 한사람까지도 그 인생의 무게를 대신해주는 것은 없다. 두 번째로 유가족 어머니가 딸에게 하는 말중 ‘나는 너무 부끄러웠다. 직접 내가 당사자가 되고 나서야 그 고통을 알았다는게, 그게 너무 부끄럽더구나. 이제는 안그러기로 했다. 내가 직접 경험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알아주기로 했다’ 가 인상깊었다.

 나는 이 대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사회를 위해서 내가 당사자가 되기 전에 타인의 고통에 감정이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체가 발달한 시대에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타인에게 감정이입할 수 있다.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세월호에 탄 사람들이 내 사람일 수 있고 나일 수도 있다. 과연 나는 괜찮을 거라고 누가 다짐할 수 있겠는가? 


 세월호는 기억될 것이다. 우리는 잊지 않고 살아야 한다. 유가족에 대해서도 정부로 인해 보상 관련 많은 오해들이 있었다. 먼저 요구한 적도 없는 ‘보상’을 들먹여 유가족을 그것을 이용하려는 밉상으로 만들었다. 아직도 힘들어 할 그들에게 너무 파렴치한 짓 아닌가? 세월호 관련 tv 다큐프로그램에서 한국 사람들은 ‘순수 피해자 증후군’이 심하다고 한다. ‘순수 피해자 증후군’은 어떤 일의 피해자는 항상 그 일로 인해 고통 받아야하고 순수한 피해자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고로 가족구성원을 잃고 실의에 빠진 가족이 시간이 지나고 외식을 갔었는데, 이를 본 주민들 사이에 나쁜 소문이 돌았다고 한다. 식구들이 보험금을 타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닌다는 소문이었다. 소문이 무성해지자 결국 그 가족은 이사갔다고 한다. 우리는 피해자가 항상 기억 속에 약하고 순수한 피해자로 남아있기를 원한다. 많은 인원을 한꺼번에 잃은 세월호 사건에서 유가족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는 그들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들이 빨리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격려하고 수용해야 한다.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의 진실에 대한 규명도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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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은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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