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맑고 청아한 소리는 순수한 마음을 닮는다 - ‘뮌헨 소년 합창단’

글 입력 2016.04.0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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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소년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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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끝자락에 내한한 
뮌헨 소년 합창단의 
아름다운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뮌헨 음악 역사의 기품이 소년 합창단에 들어왔다는 찬사가 무색하지 않았던 그런 무대였어요. 평소 아이들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제가 좋아하는 합창공연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주인공이 된 무대를 볼 수 있어서 더욱더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아이들이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전에 저도 덩달아 긴장되고 떨렸다는 사실! 무대에 오르면서 그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1층에서부터 2층, 3층까지 관객으로 꽉 메워진 공연장을 보면서 많이 긴장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면서 저도 제가 어렸을 때 합창공연을 했던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저는 그 때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일사분란하게 대열을 맞추면서도 평소에 겪어보지 못한 현기증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그 때 귀가 멍멍해지고 앞이 흐려지던 기분과 그 광경이 제 머릿속에 떠오르네요. 만약 그 때 저 혼자 무대에 올랐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기절하지 않았을까 이런 웃긴 상상도 해봅니다. 

뮌헨 소년 합창단은 아주 어린 친구들에서부터 제법 어른스러워 보이는 친구들이 함께 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제 자리를 지키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원래 합창 공연을 할 때는 머리를 넘긴다든가, 얼굴을 만지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어린 친구들은 그게 많이 힘들었지 않았을까요? 오히려 머리를 넘기고 재채기를 하는 행동들이 제 눈에는 귀엽고 사랑스럽게만 보였습니다. 관객에게 고개 숙여 인사할 때는 언제 얼마 동안 숙이고 있어야 하는지 눈치를 보는 광경도 무대를 이루는 퍼포먼스 중 하나인가 싶을 정도로 관객들의 호응도가 높았습니다. 모두들 꺄르르 웃으면서 말이지요. 이런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소리가 더욱 더 빛이 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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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소년 합창단의 전국 투어 일정은 3월 29일 인천국제공항 밀레니엄홀을 시작으로 3월 30일 예술의 전당, 그리고 4월 2일 서산시문화회관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그 친구들의 모습들이 제 머리 속에 아른거리네요. 마지막 공연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갔는지, 지금쯤은 독일에서 다시 열심히 합창 연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소년들 못지않게 이 날의 주인공이셨던 분은 ‘랄프 루드비흐’ 지휘자님이셨습니다. 그도 또한 1974년부터 1981년까지 퇼처 소년 합창단의 단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무대를 지휘하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지 않았을까요. 공연 중간 중간에 아이들에게 잘하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아이들을 격려하며 인자하게 미소 짓는 모습에서 언제나 우리를 반갑게 맞아 줄 것 같은 푸근한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 날 뮌헨 소년 합창단은 많은 곡을 부르고 갔는데 그 곡 하나하나마다 아름다웠습니다.


1부
카르미나 부라나 ‘오 운명이여’ - 칼 오르프
천국의 별 - 미하엘 하이든
자애로우신 예수여 - 앤드류 로이드 웨버
마술피리 中‘찬란한 아침이 곧 밝아 오리니’ - 모차르트
아베마리아 - 카치니
나부코 中‘노예들의 합창’ - 베르디
주님께 찬양 - 비발디
생명의 양식 - 프랭크
고양이의 이중창 - 로시니
들장미 - 슈베르트
보리수 - 슈베르트
주님의 아름다운 세상 - 독일민요
떠나자 이 도시를 - 독일민요
아리랑 - 한국민요

2부
에델바이스 - 리차드 로저스
주말과 햇빛 - 코메디안 하모니스트
나의 작은 선인장 - 코메디안 하모니스트
I have a dream - 아바
Heal the world - 마이클잭슨
Love me tender - 엘비스 프레슬리
When I'm Sixty four - 비틀즈
What a wonderful world - 루이스 암스트롱
넬라판타지 - Enio Morricone
We are the world - 마이클잭슨
We are the champions - 퀸

  

몇몇 곡만 골라서 얘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가장 귀여움이 묻어 나왔던 곡은 바로 1부 ‘고양이의 이중창’이었습니다. 한국에서 고양이 울음소리를 지칭하는 ‘야옹’은 아니었지만 고양이 울음소리가 이렇게나 귀여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들이 한국민요 ‘아리랑’을 불렀을 때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가장 컸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국어 발음이 살짝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그들이 내는 소리, 화음에 더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미성의 목소리가 아직도 제 귀에 울리는 듯 하네요. 2부에서는 더 경쾌한 음악, 대중적인 팝송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곡은 ‘Heal the world'였습니다.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접하게 된 마이클 잭슨의 노래는 멜로디뿐만 아니라 그 가사도 참 아름답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의 제목도 좋아한답니다. 소년 합창단이 ’Imagine'이라는 곡도 불러주고 갔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살짝 남습니다. 가장 중독성이 강했던 곡은 앵콜곡으로 불렸으며, 제가 맘마미아에서 처음으로 접한 곡, ‘Money, Money, Money'였습니다.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인기 있는 곡은 언제 어디서 듣게 되더라도 귀가 반응한다는 사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흥이 가시지 않아 그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공연장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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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좋은 합창 공연을 많이 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다음에는 기회가 된다면 국내 소년 합창단의 공연을 보고 싶네요. 그들에게도 내한공연이 좋은 추억이 되었겠지만 저에게도 좋은 추억을 선사해준 뮌헨 소년 합창단원들에게 다시 고마움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박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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