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국가 브랜딩 전략, American Dream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03.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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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드림이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이상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무계급 사회와 경제적 번영의 재현, 자유로운 정치체제, 종교적 자유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청교도 신자들의 종교적 의미에서 기원한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이라는 국가와 동일시 되는 미국의 ‘국가컨셉’이다. 미국은 희망의 땅이고 꿈이 이루어지는 최적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아메리칸 드림이 단순히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스토리로 치부되는 경우가 있는데 대선 후보자 혹은 대통령의 공식 연설문에서도 사용되는 아메리칸 드림이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국가적으로 서포트되는 개념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을 미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사람들이 미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와 미국은 ‘개인’이라는 가치를 존중하는 이미지를 갖게 하는데 이러한 모습을 영화 ‘이민자’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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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 ‘미국은 희망의 나라’라는 믿음을 사람들은 가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미국에 이민을 간다. 이러한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국가에서부터 적극적으로 확산시킨다. 버락 오바마의 연설문에 ‘Americans share a faith in simple dreams. A job with wages that can support a family. Healthcare that we can count on and afford. A retirement that is dignified and secure. Education and opportunity for our kids. Common hopes. American dream.’ 라는 구절이 있다. 미국은 이러한 희망들이 이루어지는 곳이고 미국 또한 국민이 이러한 dream들을 이루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국가 지도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미국은 모든 것이 가능한 이상적인 국가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에 대한 맹목적 신뢰는 사람들이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을 가지지 못하게 한다. 영화 ‘이민자’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이러한 면을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공 에바는 여동생과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오지만 동생은 입국을 거부당하고 에바 자신은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창녀의 삶을 살게 된다. 외숙부로부터 외면당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에바의 모습은 아메리칸 드림의 진실된 모습을 보여준다. 에바가 고해성사하는 장면에서 그녀는 이러한 고백을 한다.



"그간 많은 죄를 지었습니다. 거짓말을 하고 음식을 훔치고 돈을 훔치려 했습니다. 배를 타고 왔는데요, 먹을 것도 없고 방도 없었죠. 아주 지저분했어요. 짐승 같은 생활을 했어요. 제 동생이 아파요. 그런데 어떤 남자가 다가와 저희를 도와주겠다고 했어요. 결국 저는 몸을 팔아 돈을 벌게 되었죠. 자포자기의 심정으로요."



  이것은 에바 한 개인의 모습이 아니라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온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활모습을 의미한다. 실제로 아메리칸 드림으로 큰 성공을 이룬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미국은 무엇이든지 다 가능한 곳이라는 생각을 하고 자신들도 언젠가는 성공을 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영화 이민자에서 마술사 올란도가 억류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죠. 믿음을 잃지 마세요. 희망을 잃지 마세요. 아메리칸 드림이 멀지 않았어요.’라고 말하듯이.  수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믿고 미국에 가지만 그들은 여전히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을 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믿고 미국에 대한 무한한 긍적적 이미지를 갖게 되는 순간 그들은 현실과 마주하지 못하는 뫼비우스의 띠를 걷게 되는 것이다. 마치 영화 이민자에서 에바가 동생을 되찾고 새 출발을 여전히 미국에서 하는 것처럼. 미국의 성공적인 국가 브랜딩은 사람들이 까막눈으로 미국을 바라보게 하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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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이 ‘개인’이라는 가치를 존중하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아메리칸 드림은 성공은 개인의 몫이라는 점을 토대로 한다. 워런 버핏이 주식의 대가로 큰 성공을 이룬 것과 맨해튼 센트럴파크의 노숙자가 경제적 궁핍에 고통받는 것 두 가지 경우 모두 워런 버핏과 노숙자 개인행동의 결과인 것이다. ‘미국은 개인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표상적 이미지는 사람들에게 개인이 열심히 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따라서 사람들은 원하는 아메리칸 드림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사회, 정치, 경제의 근원적인 원인을 파악하기보다는 개인의 탓으로 치부하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민자뿐만 아니라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미국인들 개개인 모두가 버락 오바마와 오프라 윈프리와 같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없다. 미국 또한 다른 나라들과 같이 사회구조가 존재하는 국가이며 표면적으로 외국인, 성 소수자, 유색인종에 대한 ‘개방성’을 내세우지만 뿌리 깊은 위계질서와 편견이 분명히 존재한다. 기득권자는 계속해서 그들만의 혜택을 누리려 하고 새로운 기득권자를 만들지 않기 위한 방어막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사용한다. 이미 사회, 정치, 경제적 시스템이 피 기득권자가 혜택을 누릴 수 없도록 예열되어 있지만, 이것을 숨기기 위해 누군가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개인적 결함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메커니즘으로 아메리칸 드림이 존재한다. 아메리칸 드림은 열심히 노력한 자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명목 아래 성공하지 못한 자는 가차 없이 개인적 부족의 문제로 치부한다. 영화 이민자에서 에바는 외숙부에게 ‘집안의 수치, 창녀같은 년’이라는 모욕을 받으며 외면당한다. 나중에는 동료 창녀의 거짓 증언으로 살인자 오명을 쓰고 도망자 신세가 된다. 아메리칸 드림의 잣대로 에바는 아주 실패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온 그녀의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그녀의 노력이 부족해서 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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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에바(영화 이민자의 주인공)가 미국에 존재하며 잠재적인 에바가 전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영화 이민자 속 에바는 브루노 때문에 불행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쳐있다고 생각한다.



“브루노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난 그가 필요하죠. 유일하게 날 도와줄 사람이에요."



브루노는 표면적으로 불법체류자인 에바를 미국에서 생활하고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실제로 브루노는 에바를 불법체류자와 창녀가 되게 만든 장본인이다.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사실은 본인을 비참하게 만든 원인인 것이다. 아메리칸 드림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아메리칸 드림이 자신들을 성공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것이 허상이라는 것을 모르는 채.







[김미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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