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나잇 카니발'을 다녀오고 나서..

글 입력 2016.02.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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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나잇 카니발을 다녀오고 나서..

2015117일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돔에서 열린 원나잇 카니발헤드라이너 마틴 개릭스(Martin Garrix)의 디제잉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역시 'DJ Mag Top 100 DJs'에서 선정한 세계 3위다운 공연이었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96년생 이제 만 19세의 나이에 접어든 이 초신성 디제이는 빅룸 하우스 장르의 정점에 서있었다. 하우스 음악을 잘 접해보지 못한 분들은 빅룸이라는 용어가 생소할 수가 있는데, 이 장르는 요즘 EDM(Electronic Dance Music) 씬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일렉트로닉 하우스 음악은 많은 전자음으로 듣기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이 빅룸 장르는 일렉트로닉 하우스의 전자음을 통한 강렬한 느낌은 살리되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하우스의 팝적인 느낌을 가미하였다. 이 퓨전 장르는 EDM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큰 역할을 했고, 축제같은 큰 행사에서 이런 음악들이 사람들에게 사랑받자, 큰 행사 및 페스티벌을 지칭하는 빅룸(Big Room)'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이렇게 빅룸의 천재와 그가 데려온 DJ들과 함께한 원나잇 카니발페스티벌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하지만 이 축제는 여러 가지로 개선될 부분이 많은 축제였다. 이 때까지의 식상한 EDM 페스티벌을 탈피하겠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나선 원나잇 카니발은 국내 최초 수출형 페스티벌 지향했다. 하지만 축제 진행이나 홍보 같은 면에서 볼 때, 수출형 국내 브랜드로 성장하기에는 미숙한 점이 많았다. 운영 면에서 먼저 들여다보면 무대의 메인 스테이지는 항시 멋진 음악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어야 하는데, 메인 스테이지는 무대 준비로 바쁘고 작은 서브 스테이지에서만 무대가 진행되고 있었다. 무대시간 배분이 잘못되었다는 생각과 괜한 서브 스테이지로 관객들을 메인 스테이지로 집중시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화려한 무대 효과를 마틴 개릭스에게만 집중하고 다른 국내 아티스트들과 이름값이 떨어지는 해외 아티스트들을 등한시하는 모습을 보니 기획자의 포부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이애미의 울트라 뮤직 패스티벌이나 영국의 글로벌 개더링처럼 진정한 세계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면 이름값이 떨어지는 DJ라도 가능성과 재능이 있다면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일렉트로닉 음악가들에게 자문을 구해 유명 DJ만 빛나는 축제가 아니라 좀더 짜임새가 있고 다양한 장르의 DJ를 구성해왔으면 좋겠다. 축제 운영도 중요하지만 관중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홍보 활동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원나잇 카니발의 홍보 활동은 많이 실망스러운 점이 없지 않아있었다. 일단 좋은 취지의 활동을 임팩트 있게 알리지 못했다. 공연 수익으로 에티오피아의 태양광 발전소를 짓겠다는 메시지가 공연에 정말로 관심이 있는 사람 정도만 알 수 있는 수준이었다. TV 광고에도 이런 메시지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으며 마틴 개릭스내한 소식 전달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태양광 발전과 EDM이 관련이 없는 요소일지라도 사람들은 감정을 움직이는 마케팅에는 지갑을 열게 되어있는데 그 것을 잘 활용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 이 축제의 홍보는 페스티벌의 정체성을 잘 알리지 못했다. “왜 이름이 원나잇 카니발인지?”, “메인스테이지가 왜 광대와 스페이스 카드 모양으로 디자인되어 있는지?” 이런 스토리나 정체성을 전달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왜 미국의 디즈니랜드가 우리나라 에버랜드보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다고 생각하는가? 바로 스토리 때문이다. 놀이기구 설비공들이 말하기를 우리나라 놀이기구가 디즈니랜드보다 더 재미있다고 한다. 하지만 디즈니랜드는 미키 마우스 같은 캐릭터가 있다. 이런 캐릭터들이 TV만화에 나오고 인문학적인 스토리를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결국 디즈니랜드는 만화의 연장선이며 그 곳에서 자신들이 만화에서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싶어 한다. 이번 원나잇 카니발의 기술적인 면은 아주 휼륭했다. 공연 장소였던 고척 스카이돔의 구조를 이용해 음악 소리가 한 곳으로 집중되게 해 웅장한 소리를 구연해 냈다. 하지만 이 웅장한 소리도 즐길 사람이 있어야 즐거운 법이다. ‘수출형 페스티벌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할 때 겉으로 보여 지는 마케팅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마지막에 관객들을 끌어들이지 못해 초대권을 뿌리는 모습은 많은 돈을 주고 일찍 표를 구매한 사람들의 신뢰를 잃는 결과로 보아 얼마나 홍보 활동이 부족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원나잇 카니발공연은 마틴 개릭스라는 천재 DJ의 내한으로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축제였지만 브랜드로 성장하고자하는 취지와는 다른 기획자의 포부와 공연 진행,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스토리와 메시지의 부재들이 개선해할 숙제인 듯 하다. 기획자들이 당장의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적극적인 투자와 홍보를 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보여진다고 생각한다.

 

 

 

[이동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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