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이 본 것은 진실인가요? 연극 '아폴로 프로젝트'

이 작품은 '스토리텔링 씨어터'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글 입력 2015.11.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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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아폴로 프로젝트'는 1960년대에서 부터 1980년대의 삶의 모습과 사회적 사건 속에서 현재의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고 또 어떤 이야기를 하며, 무슨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극은 아폴로11호의 달 착륙으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인 동수, 명철, 상화는 지영이를 만나고 시대를 겪으며 화면 속의 착륙을 믿는 순진한 세 소년에서 아폴로 프로젝트에 대한 의심을 품고 진실을 확인하려 하는 세 사람으로 성장한다. 성장한 이들은 광주에서 민주화 운동을 직접 관찰하게 되는데, 극은 이렇게 아폴로11호의 착륙과 광주 민주화 운동, 두개의 사건을 겹쳐 은유적으로 풀어냄으로써 의심과 진실의 추구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 두 사건은 '진실의 추구'라는 키워드로 은유적으로 겹쳐지는 사건일 뿐만 아니라 '아폴로'는 주인공들을 광주로 이끄는 극적인 장치로서 작동하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 단연 인상적인 요소는 바로 연출방식이다. 이 작품은 '스토리텔링 씨어터'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스토리텔링 씨어터란 출연자가 배역만 연기하는 기존의 연극과 달리 모든 출연자가 배역 연기함과 동시에 스토리텔러(일종의 사회자)의 역할을 겸하는 방식이다. 오직 등장인물들의 스토리텔링과 의자 네 개, 작은 소품만으로도 매끄럽게 극을 진행시킨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으로 연극에서 '사회자'라는 역할이 관객의 시선을 '객관화'시키는 반면, '아폴로 프로젝트'에서는 등장인물 각각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바깥 시선에서 서술함으로써 이야기의 구조를 한층 더 깊이 존재하도록 만들고, 그러한 점이 관객의 몰입과 객관화, 두 가지를 이루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구조로 표현하면 이렇게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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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인 사회자는 위 그림에서 보듯 관객과 이야기의 '매개자'역할을 한다. 관객은 사회자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받고, 마치 스크린상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야기의 바깥에서 극을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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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아폴로프로젝트에서는 위 그림과 같이 극 중 등장인물이 관객과 '같이' 바깥에서 극을 바라보는 입장이 된다. 배우들이 극중 인물로서의 '동수, 명철이, 상화, 지영이'인 동시에 극중 '관객'으로서의 관찰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관객으로 하여금 극을 밖에서 바라보는 동시에 또 다른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 속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는 느낌을 받게 한다. 
 
 이렇게 모두가 하나의 극에, 또 그 극이 상징하는 또 다른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 속에 끌어들여지면서 관객들에게 극의 의도가 전달된다. 단순한 '사건' 속의 진실이 관객이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 속의 진실에 대한 추구로 확대되는 것이다. 

 극 중 등장인물들이 마치 소설의 전지적 작가 시점과 같은 '바깥 시점의 서술'을 진행하는 사회자라는 것을 고려하면, 그들을 언론의 상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극 중의 세 친구는 광주에서 지영이를 만나고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커다란 시대적 사건에 휘말리면서 극 초반의 단순한 중립적 관찰자적 사회자에서 극 중 인물에 몰입된 관찰자로 그 역할이 변화한다. 하지만 이 때의 변화는 극의 진행을 통해 쌓아온 감정과 입장이 반영된 또 다른 '관찰자'로 변화한다는 것이지, 등장인물들이 직접적으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는 주체가 되지는 않는다. 대신, 그들은 '방송'을 통해 진실을 알리려 한다. 이러한 점이 시대 속의 언론의 역할을 시사하기도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극 후반의 몰아치는 사건과 감정의 표현으로 극의 중반까지 잘 이어져 왔던 관찰자와 극 중 인물간의 미묘한 균형이 무너져 이 작품의 매력적인 부분이 감정의 과잉으로 가려진다는 아쉬움이 있다. 시대적 대립구도와 격앙된 감정적 사건의 설정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관객을 몰입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아폴로 프로젝트'의 매력은 감정적 몰입보다는 특유의 연출방식에서 오는 은유적 의미, 극에서 보여주는 단면적 사건을 우리의 삶으로 확장시켜 끌어오는 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극적 긴장감을 취하는 전개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프리뷰에서도 이야기했듯, 연극은 우리네 삶의 단면을 무대에 올려놓고 유심히 살펴보는 일이며, 그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예술이다. 특히 의심과 진실이 사라지는 최근의 사회를 생각해 본다면, '아폴로 프로젝트'는 단순한 사건의 조명이라기 보다는 근본적인 진실을 추구하기를 재촉하는 하나의 의미있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아폴로 프로젝트'는 시대를 이루는 각각의 조각으로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극의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는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한 걸음 앞으로,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의심했던 그들처럼, 진실을 향해 나아가라는 메시지. '아폴로 프로젝트'는 2013년에 세상에 나온 작품이고 내용적으로는 1969년 부터 1980년대까지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지만, 그 메시지는 어느 시대의 누구에게나 가치있을 것이다.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아폴로 프로젝트>
공연일정 2015년10월22일(목)~2015년11월15일(일)
공연시간 평일:오후 8시/ 토: 오후 3시, 7시/일:3시 *월요일 공연 없음(총26회)
진행장소 강남구 서초구 시어터송
러닝타임 100분(인터미션 없음)
기획제작 프로덕션 아폴로 
관람연령 12세이상 관람
티켓가격 전석 30000원(전석 자유석)
티켓예매 인터파크
출연진 양동탁, 김모은, 박재현. 이장완, 한기장, 황혜원
웹사이트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apolloproject1
            씨어터송: http://www.theatresong.com/main/mai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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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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