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불협화음 속의 화음, 부조화 속의 조화.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쇼스타코비치 전곡 연주 3

글 입력 2015.10.2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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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치 포스터 (2015.09.30).jpg
 


<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쇼스타코비치 전곡 연주 3 >


Program

String Quartet No.5 in B-flat Major, Op.92
String Quartet No.11 in f minor, Op. 122
String Quartet No.12 in D-flat Major, Op.133
String Quartet No.9 in E-flat Major, Op. 177 



  "이렇게 어려운 음악은 처음이었다."라고 말하고 싶다. 첫 곡이 연주되는 동안 나는 쇼스타코비치 음악을 (바쁘다는 핑계로) 한번 안 들어보고 공연을 보러 온 것을 후회했다. 불협화음이 끝없이 이루어지는 음악, ‘이런 음악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닌데, 이거랑 비슷한 느낌의 음악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하는 느낌을 받는 순간, 내 머릿속에 쇤베르크가 떠올랐다. 곧이어, 예전에 시험 보느라 외웠던 ‘12음 음악의 창시자라는 키워드까지 생각해냈다. 공연 후 집에 돌아가 프로그램 북을 펴보니 예상이 적중해 조금 뿌듯했다.
 
   음악이 너무 어려워 개별적인 곡의 감상을 논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래도, 공연을 본 후에 내 나름대로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 봤다. 멜론에서 공연에서 감상한 곡들도 다시 찾아 들어보고, 프로그램 북에 나온 설명들도 열심히 읽어봤다.
 
   프로그램 북을 읽으며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 있는데,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이 작곡한 음악 속에서 자기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DSCH 모티프라는 것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게 개인적으로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DSCH’ 모티프는 자신의 이름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를 독일식으로 썼을 때(Dmitri Schostakowitsch)의 앞글자 D,SCH를 따서 만든 모티프로, D, E, C, B natural의 4가지 음으로 이루어진다. 일종의 음악적 서명?처럼 보인다. 이 모티프가 첫 번째 연주곡이었던 현악 4중주 5(String Quartet No.5 in B-flat Major, op.92)에서 계속 반복된다는데, 나는 아무리 들어도 D, E,C,B natural 순서의 연속은 들리지 않고...인터넷을 더 뒤져봐도 설명은 딱 저위에 쓰여 있는 만큼밖에 안 되어있고.. 악보를 보면서 이 모티프를 찾아보고 싶은데 이 곡은 검색해도 악보도 하나 안 나온다.
 
   결국 현악 4중주 5번을 계속 돌려서 들으며 답을 찾았다. (확실하진 않지만) DSCH 모티프라는게, D, E,C, B natural의 순서일 필요는 없는 듯해 보인다. 현악 4중주에서 반복되는 모티프는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나오는 부분밖에 없는데, 이 시작 부분이 쇼스타코비치의 DSCH 모티프이다.
 
(악보는 그릴 줄을 몰라서..) 시작 부분은 다음과 같다:
 

캡처.JPG
 



노란색으로 그어진 저 부분이 음악을 통틀어 계속 반복되는 DSCH 모티프인 듯하다(음악은 아래 영상을 참고!)




총체적으로 내가 느낀 것은 불협화음 속에서 느껴지는 조화이다
4개의 악기가 연주하는 선율들이 서로 부딪히는 데도 불구하고
그게 음악이 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다
이상하게 이 음악이 주는 불편한 느낌이 좋다!
 
 
 


 




[이슬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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