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청춘을 향한 친절한 조언. 청춘이 나에게 인생을 묻는다면

글 입력 2015.06.05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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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 나에게 인생을 묻는다면

이현청 지음|288쪽|값 13,000원|에세이|카모마일북스

ISBN 978-89-98204-25-9 | 부가기호 03800

규격 152, 210|출간일 2015년 5월 20일

 

 

인생에 대한 수업 형식의 자기계발서적은 많다. 또한 인생을 여행에 빗대어 표현한 방식도 흔하다. 사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자기계발서는 그 특징 상 호불호가 명확한 편이다. 대부분 ‘말이야 쉽지’하고 가볍게 생각하기도, 굳은 결심을 하고선 3일도 되기 전에 현실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이현청 교수의 이 책도 누군가에겐 너무 뻔한 이야기라서 몇 장 못 넘기고 책을 덮어버릴지 모른다. 교육을 전공했기 때문인지 저자는 서문에서부터 부모님의 영향력에 대해 강조한다. 요람여행이라는 말을 괜히 꺼낸 것이 아니다. 물론 극단적인 경우처럼, 좋은 유전자에 집착한다던지 꼭 특정 대학, 특정 직업을 갖추기 위해 아이의 진로를 부모가 계획한다던지 하는 강요가 아닌, 애정과 건강에 대한 보살핌을 의미한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막상 살다보면 주변의 친구의 아이와, 아이로서도 스스로를 친구들, 형제자매와 끊임없이 비교하며 움츠러드는 것이 지금의 ‘정상적’인 반응일 것이다. 뭐든지 빨리빨리 도움을 얻고자 하는 성급한 독자를 위해서인지, 앞날에 대해 고민하는 청춘들에게 쉽게 말하기 위해서인지 책은 매부분마다 일련의 ‘지침’처럼 도움이 될 만한 삶의 자세와 태도에 대해 깔끔하게 제시한다. ‘자녀는 부모에게 모든 것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 ‘자기를 사랑하면 남을 사랑하게 된다’와 같이 당연해보이지만 실제로 상황을 겪어보지 않으면 실천하기 힘든 지침도 많지만 아르바이트 하기, 머리 염색해보기와 같이 지금 당장 도전할 수 있는 것도 많다.



앞에서 강조했듯이 자기계발서는 보통 뻔한 내용을 다룬다. 문제는 독자가 받아들이게끔 ‘어떻게’ 전달하는가이다. 책을 읽으며 문득 목차로 돌아가보니 책의 진행 과정이 매우 친절함을 느꼈다. 학문적으로 중요해서였겠지만 1부를 ‘나’를 돌아보고 자신을 찾아보는 과정에 대해 언급한 것은 왠지 모르게 첫 장에서 책을 덮을 독자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조언을 주고자 하는 아빠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인생에서 겪어야 할 수많은 일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가족’과 ‘나’를 아는 것이라는 것을 본문에 맨 앞에 배치하여 나타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순서대로 읽는 것도 좋지만 목차를 보고 나에게 직면한 고민이나 주제를 따라 책을 탐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분명 삶에 대한 고민에 해답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물어보고 도움을 청하는 입장일 것이다. 가장 필요한 조언을 스스로 찾아가 보자.



만약 너무 힘들다거나 어느 것부터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삶의 언어와 함께하는 여행’ 부분을 먼저 읽을 것을 추천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기거나 여러 경험을 겪은 선배들이 남긴 한 줄의 언어가 불현 듯 내 마음에 닿을 수도 있을 것이다. 공감해주고 나눔을 강조하는 말도 있고, 노력을 강조해 본인을 뜨끔하게 하는 말들도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기회가 오지 않을 때에는 스스로 기회를 만들라’는 말이었다. 우리의 청춘들은 진학, 취업, 연애, 결혼, 내집장만 등 인생의 매 순간을 누군가와 같은 기회를 놓고 겨뤄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항상 젊음을 부러워한다지만 청년들은 많은 것을 이룩한, 어느 정도를 보장받은 것처럼 보이는 취업한 선배, 친척 등을 역으로 부러워 할 때도 있다. ‘내가 부모님처럼, 저 선배처럼, 저만큼을 누리면서 살아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에 대한 고민에 뭔가를 채워야 한다는 강박을 지닌 청춘이 많다. 책의 마지막 장은 ‘자신을 버리는 것’에 대한 조언이다. 채우기도 부족한데 오히려 비우라고? 조언의 첫 문장은 ‘마치 눈이 보이지 않은 사람처럼 사는 시기’가 있다며 시작한다. 지금의 내가 이 시기이지 않나 뜨끔했다. 100세 시대, 100세 시대 하면서도 저 너머보다 당장 앞을 가로막은 취업걱정에, 이 산이 정말 큰 산인지, 산 너머엔 초원이 펼쳐져 있는지 다음 고개가 있는지 알지 못하고 알수도 없으면서 걱정하느라 길가에 발이 묶여있는 건 아닐까. 책을 읽은 직후에 충분해진 감성이 내일도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의 교훈이 눈이 보이지 않는 이 시기의 다른 여행객들, 언젠가 또다시 앞을 보지 못하고 있을 나 자신에게 불현 듯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홍승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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