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여자의 자리 엄마의 자리

글 입력 2015.02.03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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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전 쯤 교보문고에서 있었던 저자와의 대화에 다녀왔다. 저자는 최고속도로 달리다가 멈추니 그 여파가 컸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여가부가 여성부이던 시절부터 여가부 차관생활까지 온 힘을 다해 달린 저자가 말하는 여성관련정책이 궁금했다. 책은 저자의 삶과 여성으로의 리더쉽,여성정책을 다뤘는데, 이번 리뷰는 그중 여성정책을 중심으로 쓰게 되었다. 

여성가족부의 영문 명칭은 Ministry of Gender Equality & Family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여성가족부를 ‘여성부’라고 부르며 여성의 인권 신장만을 위해 일하는 부처로 알고 있다. 심지어 여성의 권리만 신장할 뿐, 의무는 뒷전으로 아는 사람들도 있다. 군가산점제 폐지, 조리퐁 판매 금지 등 있지도 않은 일을 여성부의 짓이라고 욕하기도 한다. 사실, 여가부는 설립부터 지금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지가 위태위태한 작은 부처이다. 예산도, 규모도 평균보다 아래다.
 
그런 작은 부처가 성폭력 처벌법과 보호법을 분리하고, 호주제를 폐지하였으며, ‘남녀차별개선위원회’를 통해 남녀차별이 위법이라는 인식을 파급시켰다.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이루어진 탓일까, 사람들이 그걸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쉽다.
 
책에는 여성의 진학률이 높아지고 여풍이라는 말과 달리,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대에 비해 6.9%가 줄어들었다는 부분이 있다. 사회학에서는 여성의 진학률이 높아지는 것은, 남성보다 더 높은 학력이나 스펙이 있어야 남성과 비슷한 직업을 얻기 때문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30대가 되면 출산과 육아로 경제활동을 포기한다. 경력단절로 재취업도 어려워져서 그렇게 노력했던 과거가 정말로 과거가 되고 생계형 일자리에 나서는 여성들이 증가한다. 그래서 현재 여가부는 여성의 경력단절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자들이 예전 같지 않다며, 여성의 사회진출로 자신의 자리를 잃었다며 여성혐오를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다. 주요기업 임원 중 여성은 1.9%이며, 고위 공무원 중 여성비율은 4%도 안 되는데도 말이다. 일부 사람들은 여성을 위한 정책만 있을 뿐 남성을 역차별 한다고 한다.
 
물론 여가부의 모든 행적이 다 옳거나 좋은 결과만을 낸 것은 아니다. 저자는 셧다운제도가 게임 산업의 사회적 책임을 처음 인정하는 제도로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사실 셧다운제도는 ‘금지’라는 데서 1차적으로 사회적 반발을 가져왔고, 2차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함께 게임 산업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문화컨텐츠 사업 중 효자 상품인 게임이기에 그 타격을 무시할 수 없어 후에 문화관광부와의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근데 여기엔 여성부가 청소년과 가족 업무를 다루면서 ‘여성가족부’가 될 때부터 예상된 문제이다. 여성부가 여성가족부가 되면서 가족과 보육이 여성의 몫이라고 보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다. 셧다운제는 여성정책이 아닌 청소년 정책을 다루는 쪽의 문제이다. 작은 부처이기 때문에 다른 정부부처와 협력하여 셧다운제를 입안한 것이 아니냐, 게임 업계가 정부에 대한 지원 같은 걸 하지 않으니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다. 여성부가 여성가족부가 되지 않았다면 존립이 위태했으니 여성가족부가 된 것을 납득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청소년 관련 정책에 있어 질타를 받는 일이 생기니 자꾸 안타까울 따름이다.
 
책에 따르면 양성평등기본법이 2015년 7월에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를 기점으로 사람들이 여성가족부에 대한 오해를 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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