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SS] 다시 태어난 우리의 괴물들 - 조용한 괴물들展
새롭게 만들어가는 괴물 이야기
'괴상하게 생긴 물체.' 괴물의 사전적 정의는 넓다. 그래서인지 별의별 게 괴물이라는 범주에 속한다. 사람들은 용이나 인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상 속 동물은 물론, 이야기 속 실존 여부가 불분명한 온갖 기묘한 존재들을 통틀어 괴물로 일컫곤 했다. 시간이 흘러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곳곳에 cctv가 즐비한 2025년 한국에서 괴물은 낯선 존재
by 김소원 에디터 2025.05.19
-
[Review] 조명, 소리, 움직임만으로 빈 무대를 가득 채운 60분 - 소년에게서 온 편지: 수취인불명
연극을 ‘보았다’기보다는 ‘경험했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오감을 자극했던 공연.
‘에든버러 3년 연속 퍼스트 어워드 수상작’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에 이끌려 찾은 공연장. ‘세계가 극찬한 연극’이라는 수식어는 종종 과장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번 공연은 어떨지 걱정과 기대가 절반씩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보는 연극이라 연극의 문법이 어색하게 다가오진 않을까 내심 걱정되기도 했다. 좁은 소극장 지하로 들어서자 무대에는 하나의 타이
by 황연재 에디터 2025.05.19
-
[Review] 완전한 선역은 없다 - 단심(單沈)
선한 역할을 비틀어 보는 시도는 흔치 않다. 특히나 우리에게 익숙하기 그지없는 심청전의 주인공 심청 역시도 마냥 선한 효녀의 이미지 외의 이면에 대해선 그다지 다루어진 적이 없다. 눈 먼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고 심지어 목숨까지 바치는 그 효심이 굳이 부정하기에는 너무 훌륭하기 때문일까.
국립정동극장 창작연희극 '단심(單沈)' 완전한 선역과 완전한 악역은 보통 소설 속에만 등장한다. 실제 세상에서는 사실 애매한 종류의 사람들이 훨씬 많다. 훌륭한 이들도 어떤 부분에서는 약점을 숨기지 못하고, 나쁜 사람들에게도 마냥 손가락질하기엔 미묘한 입체적인 구석이 있다. 그래서 ‘말레피센트’나 ‘조커’처럼, 많은 창작물에서도 기존의 이야기 속 악당의
by 유수현 에디터 2025.05.19
-
[Review] 한국적 미의 정수를 담은 춘향전의 변주 - 단심
심청이라는 흔하고 익숙한 이야기를 심청의 고뇌를 중심으로 풀어낸 이번 작품은 수많은 대사로 설명하지 않고도 몸짓만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전달해낸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도 현대적인 요소를 결합해낸 연출은 그야말로 한국적 미와 미장센의 정수였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시청역에서 내려 덕수궁 사이로 나 있는 좁은 골목에 들어서면 유명한 와플집이 자리하고 있다. 와플이 구워지는 고소하고 달달한 냄새를 뒤로하고 거리를 걷다보면 버스킹을 하는 무명의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고, 그 길로 쭉 걷다보면 점심을 해결하기 좋은 몇몇의 밥집들이 나온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언론진흥재단, 경향신문 등이 위치한 이 거리
by 김인규 에디터 2025.05.19
-
[에세이] 잔나비
잔나비가 알려주는 어른은 무지개를 보는 버드맨이라고 줄여볼까.
2018년의 8월, 나는 뜨거운 여름의 열기에 지쳐있었다. 허겁지겁 교실로 들어가면 에어컨 바람에 살짝 몸이 으슬해지다가도, 몸 안 쪽까지 파고든 더운 기운이 여전히 남아있어 추위와 더위 속에서 몸부림을 쳤다. 그래서 곧장 책상에 한 쪽 뺨을 가져다 대면, 차가워진 그 표면에 얼굴 한 쪽의 감각이 마비되는 것 같다가도 시원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친구들과
by 윤지원 에디터 2025.05.19
-
[Opinion] 우리가 사는 곳은 천국일까 지옥일까 [드라마/예능]
천국과 지옥이라는 사후세계를 배경으로 한 천국보다아름다운, 천국은 과연 아름다울까
우리가 생각하는 천국의 모습 사후세계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육신이 사라지면 이승에서 했던 업보가 후대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 있다. 배우 김혜자, 한지민, 손석구가 나오는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삶과 죽음, 인연과 업보, 용서와 화해 등의 키워드로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지극히 현실파인 나로서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판타지적인 배경이 처음
by 최아정 에디터 2025.05.19
-
[Review] 개인이 다시 쓴 역사 - 짬뽕 [공연]
그날 광주에서 탄생한 시민들은 역사를 새로 쓰는 데 성공했다.
개인은 작다. 역사의 거대한 흐름에 비한다면 어떤 역사적 장면 속 어느 한 구석을 차지한 개인들은 한없이 작다. 역사가 할퀴고 지나가는 자리에 놓였을 때 우리는 대체로 불행해진다. 작은 개인에 불과한 우리는 격동하는 역사에 휩쓸린 줄도 모른 채 휩쓸려 떠내려가고 마는 것.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났을 때, 분명한 이유가 있었으나 이유를 모르는 채 불행을
by 차승환 에디터 2025.05.19
-
[도서] 타샤의 집
모든 걸 내 손으로 일궈가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의 기쁨에 관하여
동화작가 타샤 튜더가 일평생 꾸려온 집에 깃든 다채로운 흔적들 모든 걸 내 손으로 일궈가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삶의 기쁨에 관하여 요즘 접하는 대부분의 물건은 공장에서 기계로 대량생산되기에, 오늘날의 우리는 옷과 먹거리를 비롯한 획일화 제품들에 둘러싸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가족이나 소중한 친구의 생일이 다가오면 마음이 담긴 선물을
by 박형주 에디터 2025.05.19
-
천천히 달리는 연습, 그 자체로 충분한 삶
번아웃을 지나며 책이 건넨 위로
아홉 달 전, 나는 번아웃을 겪었다. 흔히 번아웃(burn-out)은 에너지 고갈 상태로 정의되지만, 내게는 무력감과 죄책감, 자기 부정이 한꺼번에 몰려든 감정의 파도였다. 군인이라는 신분을 가지고 원하지 않았던 낯선 파견지에서, 예기치 못한 부상과 함께 모든 게 무너졌다. 그리고 마침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 당시 나를 향한 주변의 걱
by 박기영 에디터 2025.05.19
-
[Review] 누구나 상상할 수 있다 - 앤서니 브라운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 「앤서니 브라운展: 마스터 오브 스토리텔링」이 5월 2일부터 9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어린 시절 읽었던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한 여자가 세 남자를 탑처럼 쌓아 업고 있는 표지는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돼지로 변한 남편 피곳 씨와 두 아들 사이먼이 어두운 집안을 씩씩대며 음식을 뒤지는 장면은 어린 내게 공표 영화 못지않은 섬뜩함과 충격을 안겨주었다. 알록달록한 색채로 평범한 가정집을 그
by 윤희지 에디터 2025.05.19
-
[Opinion] 폐허로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 뮤지컬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공연]
1940년대와 1980년대, 2025년을 만나다
역사는 누군가의 뒷모습으로 구성된다. 역사가는 멈춰 있는 사람의 앞모습이 아니라 나아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기록한다. 때로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앞모습보다 많은 것을 알려주니까. 두려운 표정을 짓고 있을지라도 주먹을 꽉 쥔 채 앞으로 나아간다면 그 등이, 그 용기가 그 사람을 정의해줄 테니까. 뮤지컬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엔 뒷모습이 두 번 등장한다. 실패
by 임예영 에디터 2025.05.19
-
[Review] 우리는 이제 심청에게 다시 묻는다 - 단심(單沈)
몸을 던지는 순간, 온전히 효심(孝心)이었나?
당신은 심청전의 원작자를 아는가? 효녀孝女 심청. 맹인인 아버지의 눈을 띄우기 위해 인당수에 기꺼이 몸을 던진 딸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홍길동전이 당연히 그렇듯 심청전도 작자 미상이다. 원작이 소설이었는지 아니면 설화의 형태였는지에 관해서 아직도 말이 갈리고 있다. 후자의 경우 897년에 신라에서 비롯했다고 여긴다. 신라부터 조선까지 오며 '심청'이 많
by 이지연 에디터 2025.05.19
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