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베토벤이 남긴 위대한 유산 < 장엄미사 >

글 입력 2018.03.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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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시절 한 선배는 모든 악기를 통틀어 인성(人聲)이 가장 아름답다 하였다. 그중에서도 합창곡은 풍부하고도 아름다운 음색을 표현할 수 있기에 아주 매력적인 음악의 하나이다. 베토벤이 우리에게 남긴 위대한 유산중의 하나인 <장엄미사>는 심오함이나 음악적 난이도가 높아 유럽에서조차 쉽게 연주되기 어려운 악곡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오라토리오 정기연주회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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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를 받으며 줄줄이 입장하는 서울오라토리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는 어느새 무대를 가득 채웠고 그 모습은 우리에게 어떤 감동을 전해줄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베토벤의 음악이 웅장하고 화려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복잡하고 대단한 화성을 사용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신 음역, 셈여림의 변화 등으로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 낸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특히 전조가 되거나 음악적으로 급격한 대조가 나타나는 타이밍들은 긴 음악을 지루하지 않도록 잘 배치되었던 것 같다. 청각을 잃었지만 베토벤이 이러한 대곡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시간의 예술이라는 음악의 특징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사곡은, 특히 Kyrie, Sanctus, Agnus Dei는 짧은 기도문을 가사로 하여 계속해서 반복하게 되는데, 선율이 한 층 한 층 쌓여 투티(Tutti)를 만들거나 대위적으로 선율이 복잡하게 얽혀지는 등 다양한 텍스쳐를 통해 음악적으로 완성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번 공연을 보는 내내 눈물이 맺혀있었다. 많은 생각을 하였다. 고전시대 음악으로 음악에 대한 흥미를 가졌지만 자연스럽게 현대음악을 공부하게 되면서 점점 고전음악을 시시하다고 여기게 되고 애정과 흥미를 잃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합창과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순간순간들은 ‘아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이었지.“하고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클래식공연에서 음악이 끝나고 박수가 터져 나오기 직전 그 침묵의 순간을 좋아한다. 이번 연주는 특히나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고 억누르다 음악이 남긴 침묵의 여운까지 잘 감상하고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다.  
    


‘위대한 유산 시리즈’


 서울오라토리오는 대한민국 유일의 오라토리움 전문 연주/연구기관으로서 최고의 악곡으로 손꼽히는 작품들을 연구하여 발표해 오고 있다. 특히 2011년부터 ‘위대한 유산 시리즈’를 통해 하이든[천지창조], 베르디[레퀴엠], 헨델[메시아], 안토닌 드보르작[스타바트 마테르], [레퀴엠], 베토벤 [장엄미사], 멘델스존[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찬송교향곡]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들은 철학적 심오함과 작곡가의 음악적 역량이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도 좀처럼 들어보기 힘든 작품들이기에 좋은 반응과 함께 많은 이들이 한국문화예술의 발전과 시민 문화향수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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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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