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는 [문학]
'남미가정식' 리뷰
글 입력 2018.03.01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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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음식을 처음 먹었을 때가 기억이 난다. 약간 한국식으로 변형한 것이지만, 대학가 주위에 터를 잡은 ‘도스마스(Dosmas)’라는 부리또 집이 있다. 싸고 양도 많았으며 특유의 맛에 중독되어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빠짐없이 먹었다. 그리고 학교를 벗어나서 일을 할 때에는 음식보다는 크리스티앙에 빠져들었다. 비정상회담에 한창 빠져 매주 챙겨보던 프로그램이라 모든 출연진들에게 빠져들었다.하지만 멕시코에 가면 꼭 쓰는 챙이 엄청 넓은 밀짚 꼬깔모자가 너무 쓰고 싶어서, 크리스티앙의 얘기에 더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아이스크림 가게인 줄만 알았던 ‘타코벨’에 입성해 또 한 번 빠져 들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한식, 햄버거, 타코를 질리면 번갈아가며 주식으로 삼았다. 요리연구가 황교익 씨가 알쓸신잡 2에서 ‘비빔밥과 햄버거가 같은 종족이다.’고 말한 것에 타코도 넣어야겠다. 먹는 방법만 다를 뿐 기본 재료들은 같으니. 이런 것들을 보면 애초부터 지구촌 문화가 실현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음식들은 사먹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워낙에 사먹는 것으로 애초부터 우리에게 익숙해서, 집에서 해먹는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기 때문이다. 문화나 나라 자체가 익숙하지 않고 머나먼 나라라고 생각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 6개월 내내 밖에서 사먹고 집에서는 그 좋아하는 술도 먹지 않으니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싸게 보이던 비용도 비용이지만 그저 배를 채운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음식을 먹음으로써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 적이 꽤 지난 것 같다. 몇 년에 걸쳐 서너 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 강력히 접어두었던 요리에 대한 욕구가 필사적으로 들었다. 시행착오 때 느낄 좌절을 이겨낼 만큼.그러다 마지막 기억으로 가장 행복했던 남미 음식에 관심이 갔다. 그 중 책에서 가장 만만하고 간단한 요리 두 개를 꼽았다. 남미의 김치라 불리는 기본 샐러드, ‘엔살라다(Ensalada)’와 페루의 대표 가정식인 소고기 야채 볶음 ‘로모 살타도(Lomo Saltado)’이다. 책은 요리하다 묻어도 깔끔한 재질과 먹음직스러운 사진들의 적절한 배치로 요리하다 지칠 때마다 우리에게 힘을 북돋아준다. 요리에 대한 친절한 설명으로, 활자들을 보고도 맛이 상상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요리가 그렇듯 전혀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시도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제일 문제점은 하고 싶은 요리들이 대부분 어렵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조차 알 턱이 없어 끝내 좌절하고 요리책은 책장 어느 한 구석에 박혀 있게 된다. 나도 그렇지만 책이든 인터넷이든 간단하고 단계가 별로 없는 것이 좋다. 통일되었다면 더욱더 좋고. 그리고 가장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자. 쉬운 수학문제부터 풀 듯이. 부엔 쁘로베초(Buen provecho!)
◆도서 정보◆
저 자 : 허 다 연쪽 수 : 152쪽출간일 : 2018년 2월 10일정 가 : 13,000원출판사 : 도서출판 따스한 이야기문 의 : 070-8699-8765[유지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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