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은 정해진 모습인가요? - 연극 소네트

글 입력 2018.02.1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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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은
정해진 모습인가요?
 

고전극장포스터.jpg
 

앞서 프리뷰에서도 밝힌 것처럼 ‘소네트’는 한 여자 주인공의 삶 속의 사랑들을 4계절에 빗대어 표현한 연극이다. 더군다나 본 연극은 셰익스피어 ‘소네트’에 기반을 두어 만들어졌다고 하길래 흔히 생각하는 로맨스물의 연극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소네트’는 르네상스 시대 때 유행하던 정형시를 뜻하지만 셰익스피어는 주로 이 ‘소네트’를 통해 사랑을 노래했기 때문이다.
 
티켓을 받고 번호순에 따라 공연장에 들어갔더니 번호가 후반대도 아니었는데 좌석이 거의 메워져있었다. 아마 평소 같았으면 남은 맨 뒤 좌석에 앉았을 텐데 이 날따라 ‘이왕 보는 연극 제대로 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 제일 첫 번째 줄에 앉게 되었다. 역시 맨 앞자리에 앉으니 시작부터 끝까지 집중을 안 할 수 가 없었다. 배우들과 내가 뻗고 있는 발 바로 앞에서 아이 컨텍을 하다보니 공연장에 나만 와있는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너무 앞자리여서 배우들이 등돌려 상대 배우와 연기할 때에는 상대 배우의 표정을 전혀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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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주인공 ‘미숙’ 은 아버지를 일찍 여읜 탓에 어머니가 집안의 가장 역할을 도맡아 하시는 집에서 생활했다. 때문에 미숙은 동생을 챙기고 여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인생을 통해 사랑을 배워나간다. 극 초반부에 미숙이 만나는 사랑은 첫사랑 그리고 배우자와의 사랑이었다. 이때의 미숙은 마치 아기들이 걸음마를 떼는 모습과 비슷했다. 다칠까, 넘어질까 두렵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작정 직진해버리는 모습들이 그러했다. 미숙은 자신의 환경을 탓하며 사랑을 믿지 못했지만 그건 아마도 미숙이 이상적으로 그려놓은 ‘사랑’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극 후반부의 사랑은 자식을 향한 사랑 그리고 종교를 향한 사랑이었다. 본 연극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들었던 나는 개인적으로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남녀 간의 이성적 사랑만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만큼이나 연극 ‘소네트’는 인간이 살면서 경험하는 ‘사랑’을 폭넓고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소네트라는 정형시만큼이나 ‘사랑’에 대해 정말 형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보편적인 것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다수가 생각하는 이미지에 맞지 않으면 보편적이지 않은 특이한 것이 되어버리는걸까? 어쩌면 ‘보편적 사랑’은 내가 교육받아 온 것 이외 다른 ‘사랑’들은 생각해보지 않은 이기적인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형식적인 것 안에서
형식을 깨버렸던 연극 ‘소네트’.
단순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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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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