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아내의 서랍 [연극]

아내가 없는 빈방, 문득 아내의 서랍이 궁금해졌다!
글 입력 2017.12.1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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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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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서랍
출연 : 주호성, 김순이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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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으로 한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주변에서 헌신하는 누군가의 노고를 자주 망각한다. 아마도 마치 당연하다는 듯 티내지 않고 우리 뒤에서 우리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티가 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노력이 가소로운 것이 될 수는 없다. 그 형용할 수 없는 노력과 헌신을 너무나도 쉽게 잊고 당연시 하는 우리에게 꾸짖음을 주는 연극이 바로 '아내의 서랍'이었던 것 같다. 비단 가부장적인 남편들에게, 아내의 희생을 인정해주지 않는 이기적인 남성들에게 깨달음을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나를 위해 희생하는 누군가를 떠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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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에서 봤듯, 연극은 가부장적이고 아내에게 표현이 인색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지금 세대가 아니라 몇 십년 전에 이 연극이 상영되었다면, 아마 큰 공감을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다. 주인공 '채만식'씨의 행동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공공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대가 흘러, 이제 더이상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남편은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누군가가 하늘이고 누군가가 땅인 것이 아니라 평등하고 서로를 존중해야 하는 세대. 옛 시대를 지나온 어르신들은 지금 시대에 적응하는 데에 아마도 마찰음이 빚어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 모든 '채만식'씨 세대의 남편들을 대변하는 연극이었다. 모든 남편들을 대변하면서도 변화를 요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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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만식'씨의 인생에서 가장 큰 굴곡과 위기들은 아내의 희생으로써 극복해냈다. 내가 생각하기엔, '채만식'씨가 아내를 사랑하지 않은 것은 절대 아닌 것 같다. 그 나름대로 아내를 사랑하고 위하지만, 표현 방법과 아내를 위하고 존중하는 방법이 비뚤어진 것이 아닐까. 다만 채만식씨는 아내의 그 숭고한 희생과 평생을 갚아도 갚지 못할 마음의 빚을 너무 뒤늦게 깨달은 것 같다. 아내는 결국 모든 과거를 조금씩 지워나가는 병을 얻게 되었고, 채만식씨는 자신의 과오를 잊기 위한 병이라며 마음 아파한다. 늦게 깨달은 만큼 채만식씨는 아내를 위해 지나간 과거는 모두 잊으라며 앞으로의 미래를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도록, 미래를 행복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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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렇듯 소중한 어떤 것을 위기가 닥쳐야 느끼고 알아채곤 한다. 대부분 그때서야 느끼면 너무 늦은 때다. 연극 배우들은 연극이 끝나고 노부부나 채만식씨 세대의 부부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노라 이야기했다. 아마도 채만식 씨의 입장과 행동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쉽게 동일시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냥 그들을 꾸짖는 것이 아닌, 한 번쯤 자신들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스스로가 놓치고 만 아내의 희생은 없었는지 회고해보길 권유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20대의, 30대의 젊은 세대들도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대가 많이 변해 이제 더는 가부장적인 것이 가정을 온전히 이끄는 힘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우리도 모르는 무의식속에 그 잔재는 남아 있고, 단순히 가부장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며 감사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연극이기 때문이다. 연극의 주인공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온 우리의 부모님 세대를 조금 더 이해하고 소중히 여길 기회를 주는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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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희생과 노력을 감사하며 살던가. 언제나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던가. 비단 어머니와 아버지 뿐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우리는 너무 별것 아닌듯 생각하고 만다.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우리 주변을 돌아보며 그들의 희생과 노고에 마음을 다해 감사해보는 것이 어떨까.


작가 김태수, 배우 김순이, 배우 신혜옥,연출 신유청, 배우 박민관, 배우 주호성2.jpg
 

열정을 다해 연기해주신 모든 배우님들과 스태프분들께 감사와 격려를 담아 박수를 보냅니다.



이 글은 아트인사이트의 초대로 쓰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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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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