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청년은 왜 헬조선을 탓하게 됐을까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9.2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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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한국의 옛 명칭인 조선에 지옥이란 뜻의 접두어 헬(Hell)을 붙인 합성어로, ‘지옥 같은 한국 사회’라는 뜻이다. 이는 신분사회였던 조선처럼 자산이나 소득수준에 따라 신분이 고착화되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반영한 것이다. ‘지옥불반도’나 ‘망한민국’도 헬조선과 비슷한 뜻으로 쓰이고 있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헬조선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
 

청년은 왜 헬조선을 탓하게 됐을까. 누군가의 눈에 청년들의 불만은 노력 없는 한심한 투정으로 느껴질지 모른다. 낮에는 돌을 던지고, 저녁에는 국정을 안주 삼아 토론을 벌이던 이들에게 현대 청년들의 아우성은 배부른 어리광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화염병과 피는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현 정권 역시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의 결과이자 승리라는 자랑스러운 기록이다. 부패한 정권을 탄핵하고, 현 정권을 이룬 것이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현대의 청년들 역시 386세대 못지않게 내 나라를 걱정하고, 사랑하고, 싸웠다. 그럼에도 청년들은 헬조선을 탓한다. 애국심의 부재는 아닐 것이다. 부패한 권력을 향한 부정 역시 이번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목소리를 내는 것은 ‘도움’을 바라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나의 밥벌이를 온당하게 해낼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으로써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구조적 변화와 도움을 바라는 것이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글, < ‘헬조선’의 정치적 무의식 >에 따르면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입장이 다른 SNS 공간에서조차 헬조선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동일하다. 한때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문제점의 원인을 개인의 노력의 부재로 분석했던 자기계발서들이 유행했던 적도 있지만, 유례없는 스펙 경쟁 속에서 개인의 노력을 더욱 부추기는 시선에 청년들은 그들의 정치적 입장과 관계없이 등을 돌렸다.

원인을 ‘개인’에서 ‘사회’로, 더 넓게 국가적 차원으로 확장했다면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 소리 없는 아우성은 개인의 노력의 부재라는 담론을 확장시켰을 뿐이다. 청년들은 사회에 대한 수동적인 비난을 넘어 그들의 목소리를 밖으로 꺼낼 필요가 있다.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한 스스로의 근원적 고민 없이 수동적인 비난을 하는데서 그친다면 ‘헬조선’ 담론은 청년의 투정이라는 그들만의 리그로 머물게 될 것이다. 진정 변화를 바란다면 담론의 중심에 있는 청년의 내면에서부터 그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


[김우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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