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Design Your Self? 카림 라시드전

글 입력 2017.06.20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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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라시드展_포스터.jpg
 

 문화초대를 신청한 이유는 단순했다. 세계 3대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카림 라시드의 대규모 전시가 무려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열린다는 이유였다. ‘세계 3대 디자이너’나 ‘아시아 최초’ 같은 문구들이 나를 자극했고, 유명한 건 유명한 이유가 있다는 믿음이 뒷받침했다. 그렇게 쑥 훑어 보고 신청했던 전시라, 상세한 정보를 알게 되었을 때 일단 그 규모에 놀랐다. 디자이너 한 사람의 작품들로만 이렇게 큰 규모의 전시를 기획할 수 있다니. 심지어 현재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말이다. 전시장 자체가 그의 현재진행형 포트폴리오인 셈이다. 

 그 다음으로 눈에 들어왔던 것은 “디자인 민주주의”라는 카림 라시드의 신조였다. 보통 상업과 예술은 양립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예외도 많지만, 나도 그런 편견을 가지고 있기는 했다. 그러나 카림 라시드는 예술가이자 디자이너로서 “좋은 디자인은 소수가 아닌 다수에게 통하는 디자인이다.” 라고 말한다. 이런 그의 디자인 철학에는 주로 실용적인 목적의 사물을 다루는 디자인이라는 분야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여기서 대단한 것은 ‘민주주의’라고 할 만큼 대중들에게 광범위하고 편하게 다가가면서도 자신의 독창성을 결코 잃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이라 함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행동 양식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정형화되기 마련인데, 그는 거기서 매번 ‘카림 라시드 답게’ 어느 부분을 변형시켰다. 그렇게 만들어 낸, 모두 다른 350여 점의 작품들로 전시까지 할 정도라는 사실에 큰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잘 와 닿지 않았던 부분도 있는데, 일단 전시의 제목이 그렇다. 카림 라시드와 그의 작품들에 벌써 압도당해서인지 전시 소개를 보고 있노라면 “자신을 디자인하라”는 말보다는 “세상을 디자인하는 카림 라시드”라는 말이 더 익숙하게 다가온다. 그도 그럴 것이 전시는 가구, 그래픽, 조명, 패션 등 손 안 댄 분야를 찾기 힘들 정도로 광범위하게 자신의 디자인을 펼쳐 온 그의 작업물을 심지어 테마에 따라서 분류해 놓은, 그의 인생 포트폴리오라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내가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직접 전시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일단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범접할 수 없는 천재 같아 보이지만, 대중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보면 그의 디자인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중이라는 존재로서 누구나 디자인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인가 싶기도 했고.

 나를 디자인하든 세상을 디자인하든, 나를 디자인하는 것이 세상을 디자인하는 것이든, 어쨌든 카림 라시드가 어느 정도 세상을 디자인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세계 40여 국에서 400개가 넘는 기업과 함께 작업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쓰는 물건을 디자인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생활 양식에 영향을 미쳤을 테니까. 이렇게 광범위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 민주주의 덕분일 것이다. 대중에게 잘 먹히고 실용적이라는 것은 많은 이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니까, 세상을 디자인한다는 말이 직관적으로 와 닿는다. 디자인에도 심미주의와 실용주의가 있다면, 카림 라시드는 성공한 실용주의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는 인물이 아닐까. 세상에 ‘디자인 민주주의’를 전파한, 실용적이면서도 그만의 색채가 듬뿍 담긴 작품들을 얼른 만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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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예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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