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 권의 잡지가 여러 가지의 생각을 만들다 - 출판저널

글 입력 2017.06.02 23:1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한 권의 잡지에서
숱한 가지의 생각으로


1.jpg
 
 
지난 독서경영에 이어서 도서출판 잡지인 '출판저널'을 읽어보았다. 평소 나에게 잡지란 광고와 시선을 이끄는 멋진 사진들로 가득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독서경영도 그렇고 이번 출판저널도 화려한 광고보다는 텍스트가 많은 즉, 콘텐츠가 더 풍부했던 매거진이었다. 물론 광고가 다른 유명한 잡지들에 비해 없는 것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아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나, 독자인 내 입장에서는 땡큐였다. 왜냐하면 유명 잡지들은 고유 콘텐츠보다 광고가 더 많아서 잡지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텍스트를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 목적은 어찌 되었건 잡지도 하나의 출판물이니까 고유의 색깔을 보여주는 콘텐츠로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개성이 뚜렷했던 출판저널 5월호의 인상 깊은 콘텐츠를 소개한다.



# 에세이 '질문서점 인공위성'


아마 나뿐만 아니라 모든 독자들이 생각했을 것이다. '질문서점이 뭐지?' 나도 보자마자 책방의 이름은 '인공위성'인 것 같은데 이름 앞에 붙여진 '질문서점'을 보면서 굉장한 궁금증이 생겼다. 특히나, 사진에서 보이는 책방 내부가 너무 따뜻해보였다. 그래서 '질문서점'이라는 뜻이 '독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는 곳인가?'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2.jpg
 
 
질문서점의 깊은 뜻은 에세이를 읽다보니 알 수 있었다. '질문서점 인공위성'은 서울시 구로동에 위치하고 있는 동네 책방이다. 대형 서점뿐만 아니라 동네의 작은 책방들도 선별된 책을 입고하지만 '인공위성'은 기부된 책으로 서재를 구성했다. 하지만 기부 받은 것은 책뿐만 아니라 '질문'도 있었다. 질문을 통해 함께 생각하고 그 답을 책에서 찾기도 한다. 또한, 매주 금,토 진행하는 독서모임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고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질문을 하면 보통 답을 찾아가는 일에 급급한게 일쑤인데 독서모임을 질문에 연결된 책을 통해서 질문에 공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아마도 이때문에 책방 '인공위성'이 따뜻하게 보이는 것 같다.


당신이 쏘아올린 따듯한 질문은
우리를 따듯한 곳으로
데려다 준다고 믿습니다.




#스페셜 '책 읽는 대통령이 필요한 이유'


3.jpg
 
 
출판저널에서도 핫한 이슈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AI,3D 프린팅, IOT등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모든 분야의 패러다임이 변화된다는 것이다.  마치 논의되는 4차 산업혁명은 미래의기회와 두려움처럼 이야기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4차 산업혁명'에 접어들었고, 특히나 인터넷 기술 부분에서는 대중화되었을 정도이다. 즉, 대중들은 이런 기술 발전에 잘 적응하면서 누리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정치 영역에서 끊임없이 이 혁명을 내세우는 것이 무엇을 위함인지 종종 의문이 간다. 왜냐하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자꾸 '대응'하려는 태도 때문이다. 왜 그것을 활용하려기 보다 맞서려 하는가? 인간은 보수적인 동물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은 생존본능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과거 숱한 산업혁명을 통해 알고있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연스럽고 빠르게 삶에 녹아들 것 이라는 것을. 그래서 사라질 것들에 대한 두려움만을 어필하기 보다 사라질 것들을 재생하려는 노력을 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없어질 것과 새로 생길 것'의 이분법적 사고는 옳지 않다. 마치 파도에 몸을 맡기듯 유연하게 새로운 패러다임에 몸을 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출판업계도 마찬가지다. 출판저널에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업계의 변화를 많이 이야기한다. 사실 글에서는 업계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지원 방법에 대해 다룬다. 그러나 업계도 조금 적극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4.jpg
 
 
사진에 나와있는 데이터만 보더라도 오프라인 유통은 꽤 힘들어보인다. 더이상 사람들이 책을 서점에 방문해서 사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온라인 시장과 전자책은 성장한다. 지하철을 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사람만큼 책을 읽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SNS를 보는 사람은 더더욱 많은데, 출판업계가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을 외면한다면 살아남기 힘들다. 오히려 오프라인 서점으로는 요새 '독립서점'이 인기다. 그래서 독립출판물들은 꽤나 사랑받고 있다. 이 점을 꼭 잘 살펴봐야한다. 사람들은 왜 베스트셀러들은 전자책으로 읽기를 원하고 독립출판물은 직접 서점에 방문하는 것을 좋아할까? 그것엔 기술의 발전보다는 아주 미묘한 소비자 심리가 답일 것 같다.



#에디터의 노트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


5.jpg
 
 
잡지 뒤편에는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이 있다. 그 중 하나에 대해 이야기하고싶다. 물론, 책을 읽어본 것도 아니고 잘 아는 것도 아니다. 이 책은 여성의 낮은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여성의 독창적인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장하면서 여성을 옥죄는 것은 스스로라고 이야기 하는데 여성이 자신을 스스로 옥죌 수 밖에 없는 환경은 변하지 않았다. 여성이 자신을 강박에서 놓아준다고 한들 사회는 아직 강박에서 벗어난 여성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있다. 분명 이 책은 페미니즘적 태도를 취하고 있긴 하다. 그리고 여성 스스로도 변화해야하는 사실 즉, 자신감을 가져야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여성 당사자만 자신감을 갖고 강박에서 벗어난다해서 사회가 바뀌지도 않고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여성의 강박은 다시 생기기 마련이다.


6.jpg
 
 
특히 '도덕과 공감, 선함의 화신인 여성에게 어울릴 만한 것이 아니다.' 이 구절은 정말 충격이었다. 여성은 도덕과 공감, 선함의 화신이었던가? 그럼 비도덕적이고 공감하지 못하며 선하지 않는 여성은 여성이 아닌가? 저자가 여성의 강박과 자발적 착취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의 장점으로 권력을 쟁취하라고 주장하는 것에서 여성의 장점의 대표적 요소로 꼽힌 것일까? 내가 책을 다 읽어보지 않아서 오해하는 것인지 삐뚤어진 마음 때문인 것인지 이 부분 때문에라도 책을 읽어봐야겠다.

다소 불편한 점들도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한 권의 잡지가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숱한 상업광고들로 가득채워진 잡지보다 '출판저널'의 빽빽한 텍스트는 여러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는데, 이 점이 무척이나 좋았다.


[이정숙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