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독특하고, 극적이며, 강렬한 블라맹크의 그림 속으로 '모리스 드 블라맹크展'

글 입력 2017.05.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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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에디터에게 늘 기회를 주시는 아트인사이트 측에 감사드리며 이번에는 예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하는 블라맹크 전시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리뷰는 다음주 월요일에 다녀온 후 올라올 예정! 꼭 기한에 맞춰 올리겠어! 흑흑)
 
나는 고등학생 시절 내내 하나의 진로를 막연하게 그려왔다 - 홍보 분야의 일을 하며(직무), 엔터테인먼트 관련 컨텐츠(내용)를 다루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내용은 크게 공연(나는 고등학교 3년 내내 대형/해외뮤지컬에 관심이 많았다)과 전시(동생이 박물관 구경을 좋아해서 이런저런 전시를 되게 자주 보러 다녔다)였다. 공연은 간접적으로나마 많이 봐왔으니 그렇다 쳐도, 전시 분야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기에는 '부끄러울 정도로' 미술사에 대해 아는 바가 정말 없었다.

그래서 작년에 새내기가 되자마자 선택한 수업이 ‘서양 미술의 역사와 감상’ 수업이었다.

배울수록 나는 정말 상식(!)이 부족한 학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던 아트 쪽에서 내가 아는 부분은 모네, 마네, 드가, 르누아르, 쇠라, 세잔, 고흐, 고갱 등의 유명한 화가들의 이름, 또 그들의 유명한 작품 몇 가지를 댈 수 있는 정도였다. 야수파 계에서 일순위로 꼽히는 마티스의 대표적 작품들의 색채 사용 역시, 눈에는 익혀둔 상태임에도 그걸 그린 사람이 마티스인지 모를 정도였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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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거나 나는 한 학기 동안 서양 미술사 전반을 배웠고 - 그렇게 조금이나마 배운 바에 의하면 - 야수파는 '짐승들이 어질러놓은 듯한 색채'를 그 대표적 특징으로 가진다. 그래서 '야수'인 것이다!

야수파의 가장 대표격인 마티스는 ‘색채 화가’로, 한 사물 혹은 사람의 색이 다른 사물들의 색과 관련성을 가지도록 그림을 그렸다. 또 대단한 주제를 제시한다기보다는 세밀한 형태의 명랑쾌활한 묘사를 통해 사람들이 쉽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마티스는 “나는 사람들이 ‘이것은 그리기가 너무 쉽잖아’라고 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려 노력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까지 글을 읽은 사람들은 ‘아 그래서 얘가 마티스 전시회에 가는 건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내가 이번에 갈 전시는 모리스 드 블라맹크의 전시다. (제목을 읽지 않고 대충대충 내렸다면 아마 지금 깜짝 놀랐을거다! 놀랐다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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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 Vlaminck dans son atelier de La Tourilliere vers 1948-50 (dans les annees 1940).jpg
 
28 - Vlaminck regardant un de ses tableaux a La Tourilliere, vers 1945-50.jpg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Fauvism)를 이끌었던 이 프랑스 화가는 1900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사람이다. 초기에는 고흐의 영향을 받아 생생한 색채와 자유분방한 필치가 특징인 작업들을 시작했으며, 이후에는 세잔의 영향을 받기도 했단다. 그러다 마침내 1920년대에 이르러 자신만의 독특하고 극적이며 강렬한 스타일 - 소용돌이 같은 속도감 있는 필치와 중후한 색채로 대표되는 그만의 스타일 - 을 탄생시켰다. 서양미술사에서는 그를 마티스와 함께 야수파의 주축으로 평가한다.

블라맹크의 작품은 유화의 매력을 극대화하여 보여준다. 그는 캔버스에 직접 물감을 짜서 칠하며 선명한 색채와 두툼한 질감을 가진 실험적인 화면 구성을 전개했다. 거친 날씨의 어두운 풍경화에서는 쏟아질 듯한 빛나는 터치로 강한 생동감을 부여했다고 한다. 그의 채색 방법을 통해 구현되는 '표면에서 쏟아질 것 같은 마티에르(질감, matière)'는 다른 유화 작품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가진다. 특히 프랑스 지방 마을을 그린 풍경화들은 마치 거리에 유화물감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듯 표현하여 색다른 느낌을 준다고 한다.

이런 설명을 읽고 나니 색색의 터치를 실제로 눈 앞에 마주하면 어떤 느낌이 들지 아주 궁금해졌다. 경험상 예술 작품을 하나의 창(모니터)을 거쳐 마주하는 것과 실제로 봤을 때의 느낌에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었는데, 블라맹크는 가뜩이나 liveliness가 특징으로 꼽히는 화가이니 … 더욱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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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블라맹크의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한 시기를 중심으로 집중 조명하여 풍경화 등 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블라맹크의 국내 최초 단독 전시로, 미술사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던 바가 없었던 (그렇다! 내가 잘 몰랐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작가의 작품 활동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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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원화 70여 점의 작품들과 함께 미디어 체험관이 구현된 ‘하이브리드 전시’로서 감각적으로 증폭된 전시 연출이 구현될 예정이라고 한다. 홍보물을 쭉 읽어내리다 이 대목에서 요즘의 미술관들은 점점 더 고리타분한 스타일을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라맹크가 작품을 그리는 시선을 조명해준다는 미디어 연출이 가장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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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구성은 다음과 같다.

<블라맹크, 작품 속에서 작가의 삶을 바라보다. 1910~1958>
  Maurice de Vlaminck _Regards sur l'œuvre et sur l'artiste, 1910~1958
 
1. 세잔의 시기 - 파리 근교
   LA PÉRIODE CÉZANNIENNE- LES ENVIRONS DE PARIS (1907- 1915-16)
2.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 발 두아즈 그리고 파리 근교
   AU LENDEMAIN DE LA PREMIÈRE GUERRE– LE VAL D’OISE ET LES ENVIRONS DE PARIS (1919 – 1925)
3. 샤르트르 근교, 노르망디, 브르타뉴
   LES ENVIRONS DE CHARTRES, LA NORMANDIE, LA BRETAGNE (1925 – 1958)
4. 블라맹크의 유작
   LE TESTAMENT DE VLAMIN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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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맹크의 대표작 몇 가지를 올리며 프리뷰를 마무리하겠다 - 예술 작품을 대면하기까지의 여정은 늘 설렌다!


30 - Rue de village en hiver, 1928-30, oil on canvas, 60 x 73 cm.jpg
 
겨울 마을의 거리(Rue de village en hiver), 1928-30, 캔버스 유화, 60 x 73cm

46 - Bouquet de coquelicots, c.1936-37, oil on canvas, 55,5 x 38 cm.jpg
 
양귀비 꽃(Bouquet de coquelicots), 1936-37, 캔버스 유화, 55.5 x 38cm

52 - Retour de peche. Bretagne, 1947, oil on canvas, 60 x 73 cm.jpg
 
브르타뉴 어선의 귀환(Retour de pêche. Bretagne), 1947, 캔버스 유화, 60 x 7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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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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