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

'장기 체류 후 이동'하는 방법
글 입력 2017.05.0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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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

노동효
나무발전소
2015.01.25
13,800


요즘들어 책을 자주 읽지 않아서 책 읽는 속도도 느려지고 집중력도 많이 떨어진 걸 느꼈습니다. 그런데 정말 너무 홍보스럽지만 오랜만에 진득하게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작가님의 잔잔한 글솜씨 덕분에 제가 직접 빠이를 여행하는 기분이 느껴져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리뷰에는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좋았던 점들을 적어볼게요.





좋았던 점1 인트로 부분에 빠이 여행에 대한 여러가지 팁이 담긴 유튜브 영상들로 연결해주는 QR 코드가 있어요.

왼쪽 페이지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빠이 시내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가지 문화활동, 노래와 시, 차와 술, 그리고 이야기가 담겨있는 유튜브 영상들로 이어져요.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빠이를 둘러싼 자연환경들, 그 다음장에는 빠이 여행 가이드와 숙박 정보가 담긴 영상이 담겨 있어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빠이의 [에디블 재즈] 바의 실황공연을 틀어놓고 노래를 들었는데, 덕분에 책을 읽으면서 빠이에 직접 간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글로만 된 정보를 읽기가 지루하신 분들은 중간중간 영상을 틀어보시면 더 즐겁게 빠이를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았던 점2 '빠이'라는 세상에 하나뿐인 공간을 경험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어도, 수백만 독자들 각자의 생각이 전부 다르죠. 마찬가지로 빠이를 여행한, 빠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빠이도 제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빠이에 갓 도착한 사람들, 몇 주차에 접어든 사람들, 몇 년째 살고 있는 사람들,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 모두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데, 대답은 모두 다르다는 점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은, 후에 제가 만약 빠이를 방문하게 된다 해도 저만의 특별한 빠이를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주기도 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절대적인 단 하나는 모두 같습니다. 바로 빠이에 대한 애정이에요. 그들에게 빠이는 정말 아름다운 장소이고, 지키고 싶은 가치를 담고 있는 곳이에요. 이야기를 읽다보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빠이를 저도 사랑하게 되고 지켜주고 싶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 사람들의 진심이 활자 너머로 전해져서 그런가봐요. 그래서 제가 빠이에 진짜로 가게 되면, 도착하자마자 빠이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좋았던 점3 그냥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본 사람의 이야기라는 게 색다르기도 하고 재미있었어요.

분명 작가님은 빠이에 정착하려는 목적으로 방문한 게 아니라, 아내분과의 일곱 번째 신혼여행 장소로 빠이를 선택한 것 뿐이었어요. 그런데 한 계절을 머물며 천천히 도시를 알아가고, 여유롭게 근처의 명소들을 둘러보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행'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서 최대한 많은 곳을 둘러봐야 한다는 조급함이 사라지고 나면,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친절하고 유쾌한 사람들이더군요. 작가님의 여행스타일은 제 취향에도 딱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저도 다음번에 여행을 하게 되면 그렇게 여유를 잔뜩 준비해서 떠나보고 싶어요. '장기 체류 후 이동'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이요.


좋았던 점4 한 명의 아내와 떠나는 일곱번째 신혼여행.

이번 여행을 일곱번째 신혼여행이라고 표현하신 것도 좋았습니다. 인생은 여행이라고들 하고, 결혼은 그 여행의 동반자를 만나는 것이라고들 하죠. 신혼여행은, 그런 동반자와 함께 새로운 곳을 다니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중 하나잖아요. '신혼'이라는 말에 부여하는 의미가 각자 다르듯이, '신혼여행'도 다양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 여자 속에 천의 여자가 들어 있고, 천의 여자가 곧 하나의 여자로 모인다는 것을. 하여 나는 앞으로도 그이와 천 번의 신혼여행을 떠날 생각입니다. -노동효

매일 새로운 아내와 떠나는, 새로운 신혼여행. 결혼은 아직 저에게는 먼 이야기지만, 살면서 배우자와, 그리고 어쩌면 태어날 아이들과 이렇게 제한시간 없는 여행을 제한없이 떠나는 삶을 살게 된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은 여행자가, 여행자를 위해 쓴, 여행에 대한 책이에요. 그렇지만 그냥 '여행'에 대한 이야기와 정보만이 담겨있는 책은 아닙니다. '여행'하는 시간 동안, 작가가 살았던 삶의 일부와, 경험의 일부와, 생각의 일부가 적혀 있는 작가님의 '여행일기' 같은 책이에요.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장기 체류 후 이동'을 엿보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려요.

함께 여행 떠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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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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