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책따라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

글 입력 2017.04.1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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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안식처, 빠이

노동효 지음 | 펴낸곳 나무발전소 | 정가 13,800원
발행일 2015년 1월 25일 | 분야 여행에세이| 336페이지 | 판형 | 국판 



태국인들이 자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는다는 ‘빠이(PAI)’. 
치앙마이에서 140km, 1095번 국도를 따라
762개의 고개를 넘어가야 닿을 수 있는 작은 마을 ‘빠이’가
배낭여행 좀 한다는 세계인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었다.

'도시'와 '시골'이 ‘환경’과 ‘여행’이
비빔밥처럼 어우러진 아름다운 그 곳 이야기,
한국 문화이민자들의 안식처 제주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이야기!



  지난해 12월 이후로 처음, 네 달여 만에 다시 문화초대를 향유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프리뷰를 쓰려니 실감이 나지 않고 약간 어색하지만,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한다. 딱 작년 봄 첫 활동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1년이란 시간이 지나버렸다. 짧은 기간제 일과 아르바이트를 오가며 보낸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초조했는데, 오랜만에 돌아보니 그동안 아트인사이트를 통해 향유한 문화예술이 20여편이 넘는다. 개인적으로 참여했던 다른 활동들까지 합하면, 공연과 전시와 문화예술 감상으로 가득 채워진 알찬 한 해였다. 그 모든 경험들을 글로나마 남겨둘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요새는 고향집에 내려와 이것저것 준비만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급하던 마음을 내려놓고 유치원생처럼 부모님 집에서 보내는 건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안락하기도 하다. 덕분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집을 떠나 살았던 지난 5년을 돌이켜볼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땐 나를 얽매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된 기분이었는데, 이런저런 교내활동을 하면서 학점에도 신경쓰며 살다보니 그 새로운 생활이 어느새 내 일상이 되어버렸다. 즐겁기도 하지만 때로는 벗어나고 싶은 일상이. 교환학생으로 떠났던 프랑스에서의 생활도, 졸업 후 1년 간 보냈던 서울에서의 시간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새롭고 설레지만, 그게 익숙해지고 그 안에서 새로움이 사라지고 그저그런 일상이 되어버리는 기점이 있는 것 같다.

  여행과 타지생활을 모두 경험해본 사람들이 "여행하는 것과 살아보는 것은 다르다"는 말을 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여행을 할 때와 실제적으로 그곳에 살 때는, 그곳을 대하는 내 마음가짐도 다를 것이고, 그 외 여러 조건들도 변하기 마련이다. 그저 즐기러 왔을 때는 보지 못했던 그곳의 매력과 더불어 단점들도 알게 될 테니까. 그런 것들과 부대끼며 살다보면 여행지의 새로움도 반복되는 일상의 일부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쳐 지나가는 배낭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네가 있다. 여행중 며칠만 머무르고 떠나려던 젊은 여행객의 발걸음을 2주, 3주 동안이나 붙잡아놓는가 하면, 40평생 살던 인생을 통째로 들고와 정착하게 만들기도 한다. 도시에서의 삶에 지친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마을,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녹아있는 마울, 매일매일의 새로움과 즐거움이 지루함을 이겨버리는 마을, 태국의 '빠이' 마을이다.



  빠이는 상주 인구 3,000명, 1킬로미터 정도의 워킹 스트리트(야시장)을 중심으로 유기농 카페와 지역 예술가들의 아이디어숍이 밀집해 있고, 워킹스트리트를 조금만 벗어나면 산과 강, 폭포와 온천 등 자연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평화로운 마을이다. 이곳에선 동남아시아 여느 관광지에서 마주치는 술병을 든 여행자들이나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고, 태국에서 흔히 보게 되는 나이 어린 현지 애인을 둔 늙은 백인도 찾아 볼 수 없는 곳이다.   

  10여년 전부터 도시 생활에 한계를 느낀 태국의 지식인들과 예술가들이 하나둘 태국 북서부의 산골 마을로 모여들면서 ‘빠이’만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었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늦게까지 영업을 하지 않고 문을 닫는다. 그리고 저녁 6시 이후에는 지역 예술가들의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야시장을 수놓는다. 자신이 타고 온 자전거, 스쿠터, 자동차를 디스플레이 공간으로 활용하는 가게들과 그래픽 디자이너가 직접 그린 세상에 하나뿐인 우편엽서, 병뚜껑으로 만든 악세사리, 일회용 종이컵 대신 대나무로 만든 컵에 담아주는 허브 티 가게 등 환경보호와 재활용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시아 여행 중에 며칠 지낼 작정으로 왔었어. 근데 벌써. 어디 보자. 3주가 지나가 버렸군. 다음 주에, 다음 주에 하다 보니 이렇게 되어버렸어.”-닉(20세, 호주)

“빠이로 오세요. 어쩌면 이곳에서 당신의 삶이 달라질지도 몰라요.”-마이 타카요(27세, 일본)

“빠이엔 수많은 숨겨진 폭포들과 개울이 있고 또 수많은 비경과 즐거움이 있지. 그래서 빠이를 사랑하게 되었어.”-보이(34세, 태국)

“사랑은 존중이다. 그 의미를 알고 싶다면 서머셋 모옴의 <요양원Sanatorium>을 펼치고 마지막 페이지를 꼭 읽어보길 바라.”-존(45세, 아일랜드)

“여행은 경험이지. 우리 삶의 모든 것들로 경험이고 그래서 삶은 여행이야.”-메리(70세, 영국)

“집 떠나고 최근 5주 동안이 내 인생에서 젤 즐거웠어! 하하하”-사라(24세, 호주)

“내 인생의 최고의 선택은 미국을 떠난 빠이에 정착한 것”-카를로(51세, 미국)

“우린 일 년에 4~5개월, 그러니까 11월부터 3월까지 거의 하이시즌에만 가게를 열어. 가게를 열지 않는 시간엔 디자인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해서 옷과 가방과 다양한 기념품을 만들며 시간을 보내지.”-누이브(37세, 태국)

“당신은 왜 책을 읽나요? 책을 읽고 무엇을 얻나요? 한국영화를 좋아하지만, 한국영화는 대부분 왜 비현실적인가요?”-노코멘트(많다,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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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오랜만에 돌아온 집'에서 살게 된지도 어느새 삼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 또다시 이 일상에 익숙해져버렸다. 새로운 자극을 얻고 싶지만 떠나기를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사람들은 마음가는대로 하는 것에 있어서 주저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머리로는 알면서도 실행하기는 힘이 든다. 머리가 이런저런 핑계를 가져다 붙이며 발길을 붙잡는 것 같다. 어쩌면 이번 문화초대로 받은 이 책이 내게 새로운 자극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소소하게는 '간접경험'을 통해 내게 '빠이'를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줄 것이고, 거창하게는 나를 부추겨 여행을 떠나게 할지도 모른다. 책 속에 등장하는 '빠이'사람 마이 타카요씨의 말처럼 내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어줄 수도 있다.

  비행기 티켓을 끊어놓고 출국날짜를 손꼽아 기다리는 배낭 여행객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책이 도착하는 날짜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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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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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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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천사
    • 꼭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네요 ~~  삶은 언제나 소풍나온것 처럼 이라는 청상병시인의 말처럼
      호기심 가득 여행하고 싶어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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