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작부터 끝까지 정!말! 유쾌했던, 헤몽 페네 아모르 전

글 입력 2017.03.20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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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오랜만에 만난다 느껴지는 만두와 함께,
왠지 오랜만에 전시를 보러 갔다.
장소는 남영역. 전시 이름은 헤몽 페네 아모르 전.

제목부터 사랑이 넘치는 전시회다.
헤몽 페네전을 찾아보며
실제로 그렇게 느끼기도 했고.

하늘도 맑고 날도 꽤나 따듯해졌으므로,
천천히 걸어 용산 전쟁기념 박물관으로 향했다.
전시가 열리는 곳은 TAG.

The Art Gallery(디 아트 갤러리)라는 곳으로
새로 생긴 소규모의 전시장이다.
박물관의 스케일이 워낙 커
다소 작아보였지만 생각보다 참 알찬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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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시를 가기 전
헤몽 페네 작가님에 대해
이런저런 정보를 많이 찾아봤었다.

그렇게 친근함이 생겼는지
우리에게 페네 작가님은
페네 아저씨로 자연스레 바뀌었다!

그래서, 페네 아저씨.

전시는 페네 아저씨의 작품 세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으로 시작한다.

전쟁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의 마음을
사랑으로 치유해 주었던 헤몽 페네.
언뜻 보기만 해도 귀엽고 즐거운 느낌이다.
그리고 페네 아저씨의 매력은
딱 거기까지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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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네 아저씨의 감성은 남다르다!

한 눈에 들어오는
직설적인 그림도 많았지만,
사랑 넘치는 상징을 그득 담은 그림들도 많다.

전시장을 따라 거닐고 그림을 보며
이게 무슨 내용일까 얘기를 나누다가,
제목을 보고 한껏 웃어버리게 된다.

참고로 저 작품의 제목은 '심장 절개 수술'.

 그리고 옆에 깨알 괄호를 치고는
'(마음을 여는 수술 중)' 이라고 달아놓는
섬세한 귀여움이 있다!

페네 아저씨는 사랑꾼이라며,
어떻게 이런 내용을 이렇게
사랑스럽게 표현하냐며 계속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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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끝날 무렵에 도착해서 그런지
전시장 내에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1층에는 아주머니들께서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시고 계셨다.
지나치며 언뜻 들었는데
담소의 수위가 상당하셔서 당황했다...!

페네 아저씨의 작품을
아주 잘 해석하고 계신 것 같은 느낌.
큐레이터가 따로 없었다.

수위라는 단어가 나와서 잇는 말이지만,
다소 야릇한 이야기들을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게 풀어낸다.

예상치 못한 반전 매력이라 그게 정말 너무 좋았다.
명작은 오래 봐도 좋은 거라더니 정말 명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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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를 돌 때마다
조그마한 포토존이 위치하고 있었다.
전시장 내에 사진 촬영은 자유로운 편이었다.

헤몽 페네의 팬이 된 우리는
잠시 사진을 찍을까도 생각했지만
찍어줄 사람이 없으므로 패쓰.

작은 전시관이기도 하고,
그래서 한시간 정도면 적당히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간 건데
한시간은 좀 빠듯했다.

그림 하나 하나 숨어있는 것들을 찾는 재미가 있어서
생각보다 보는 데 오래 걸렸다.
무엇보다, 그림 하나를 두고
얘기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이 생겨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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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실연의 눈물을 먹고 자라는 꽃이여'


전시장 2층은 펜네의 스케치와
석판화 위주로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채색된 일러스트들도 참 좋았지만
슥슥 그린 듯한 선의 느낌이 좋아
개인적으로 2층이 더 맘에 들었던 듯.

전시장에 헤몽 페네의 작품이
총 150여점 전시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그 규모가 실감났다.

전시장은 작았지만,
워낙 그림이 작은 사이즈라
작품의 양 자체는 무척 많게 느껴졌다.

중간중간 마음에 드는 그림들,
어구를 메모하며 산책하듯 걸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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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으로 전시가 쭉 이어진다.
작은 공간을 알차게 잘 사용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노래였는데,
문 닫을 시간 즈음 들어갔기 때문일까,
배경음의 상태가 다소 지나치게
자유분방하고 트렌디했다...!
왜 도깨비 ost가 나오고 있는거지...!

하지만 다른 관람객도 없었고,
즐겁게 얘기하며 다녔기에
크게 신경쓰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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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당신을 위해 체리로 옷을 만들어 주고 있군요'


이 작품도 귀여워서 한 컷.
전시를 보다 보면 홀딱 벗은 언니들이
꽤 많이 나타난다. 부끄러.

페네 아저씨의 대단한 점은 여기서 엿보인다.
또 얘기하는 거지만, 야릇한 주제가 이어지지만
야해! 라는 느낌보단,

사랑스럽고 귀엽고 야한 느낌이 들어
좋다고 해야 하나.

사랑스러운 야함? 야한 사랑스러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기분 좋게 볼 수 있다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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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끝나는 즈음에는
초콜릿과 쿠키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좀 더 낮에 갔다면 체험해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다 보고 나와서는 작은 기프트샵과
향수나 향초 만들기 체험장이 있다.
늘 무언가 전시를 보고 나면
전시에 미련이 남아 기프트샵을
두리번두리번거리는데,
만두가 헤몽 페네 작품 도록을 집었다 놨다 하며 고민하더니,
결제를 했다!

그리고 난 선물로 도록을 받게 되었다!

두고두고 꺼내보고 싶은
감초같은 작품들이 잔뜩 담겨있어서, 더 신이 났다.
우울할 때 꺼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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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와 역으로 돌아가는 길.
해가 길어진 하늘은 여전히 밝고 예뻤다.
사랑꾼 페네 아저씨의 사랑과 웃음 가득한
이야기를 보고 나왔더니 괜히 더 예뻐보인다.

완벽하게, 다 좋은 날이다.


[신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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