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화는 '권리'입니다 [문화 전반]

글 입력 2017.03.13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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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문화복지’라는 용어 또한 주목받고 있다. 문화복지는 '문화(culture)'와 '복지(welfare)'의 합성어인데, 이는 국민의 삶의 질 증진을 목적으로 한 ‘향유자 중심의 문화정책’이라 할 수 있다. 문화복지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문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포함한다. 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 때때로 비가시적인 영역에의 박탈감이, 삶의 질을 저해하는 주요한 요소임을 느낀다. 곧,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눈에 보이는 경제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부분 역시 상당히 큰 영역을 차지하는 것이다.

2015년 방영된 KBS 다큐멘터리, ‘문화복지 세상을 바꾸다’에는 이러한 문화복지의 중요성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에게 문화예술이 깃들면, 얼마나 큰 치유력을 보여주는지 다음의 사례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 사람을 치유하다


파라과이
카테우라의 랜드필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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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우라의 빈민촌 주민들은 재활용 쓰레기를 주우며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아이를 정상적으로 키워서 학교에 보낼 만한 환경이 못 된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니콜라스 고메즈는 금속으로 재활용 바이올린 몸체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이러한 작은 시작은 랜드필 하모니 음악학교로 이어졌고, 이 학교는 어느새 많은 학생들이 다닐 수 있는 곳으로 성장하였다. 랜드필 하모니 음악학교는 재활용 악기를 가진 아이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중심이 되어 운영된다. 자칫하면 나쁜 길로 빠질 수 있는 아이들에게 음악이라는 ‘예술’을 접하게 함으로써, 아이들을 치유하고 나아가 사회를 치료하는 것이다.


영국
런던의 이퀄 아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주요한 과제 중 하나가 되었다. 경제활동에서 벗어난 노인들은 과거에의 자신과는 다른 정체성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심리적·사회적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영국에서는 이러한 노인 문제를 신기하게도 ‘문화예술’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예술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이퀄 아트는 노인들을 사회의 구성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는 이 공간에서 노인들은 서로 간 대화를 나누고, 사회적 교류를 경험하게 된다.

특이한 점은 이러한 단체의 운영비가 대부분 기부금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재단신탁기금, 개인과 단체 기금 등 문화예술에 대한 기부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을 접하는 사람이나 예술가가 활력 있는 삶을 향유할 수 있고, 영국 또한 문화복지의 선두주자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2. 지역을 치유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테네우

바르셀로나의 경제취약지구 로케테스는 일자리를 찾아온 이주자들이 정착한 곳이다. 따라서 지역 주민 간 통합이 어려웠고 경제적인 어려움 또한 존재했다. 그러나 이 지역에 설립된 문화공간 아테네우는 주민 간 교류의 거점이 되었다. 아테네우에서는 주로 서커스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서커스가 아니라 춤과 음악, 이야기가 결합된 종합예술로써 높은 예술성과 독창성으로 각지의 사람들에게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공간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고유문화인 서커스를 가르침으로써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기도 하고, 직접 그 공연에 참여하며 자원봉사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지역 주민들 삶에서의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며, 더 나아가 주민들 간 통합을 이끌어내는 매개체가 된다.


일본
나오시마, 빈 집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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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중공업 단지였던 나오시마는 폐기물 처리장으로 인해 주민이 1/3로 줄고, 남아있는 주민들의 삶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 예술이 깃들자 마을은 변화하게 되었다. 예술을 통해 낙후된 지역을 살리는 문화복지를 실현함으로써 나오시마는 일본의 전형적인 시골 마을과 비슷하지만, 골목 구석구석에는 예술작품이 전시된 하나의 예술 마을로 변모하였다.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사회적인 보람과 가치를 찾았고, 섬에 대한 기업과 예술가에 태도 또한 각별하다. 나오시마 섬은 문화복지를 통해 자발적인 주민 자원봉사 구축과 일자리 창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큰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이러한 성공은 주변 섬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낙후지역에 벽화를 그리거나, 새로운 문화공간을 형성하는 등 문화를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문화예술교육을 강화하면서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실제로 문화와 삶의 만족도에 대한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경험은 높은 삶의 만족도를 제공한다는 것은 저명한 사실이다.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문화부를 만들고 인종, 종교,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갈등을 문화로 풀어가는 문화복지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는데, ‘국가는 아이든 어른이든 모든 사람의 교육과 문화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보장한다’는 법령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문화는 하나의 ‘권리’이며, 따라서 누구도 문화에서 소외받지 않아야 한다. 사람을 치유하고 궁극적으로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문화복지는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방향일 것이다.


[김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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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 Mila
    • 유익한 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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