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사랑의 온기로 공간을 가득 채우다_헤몽 페네 Amor!

글 입력 2017.03.1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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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기승을 부리던 꽃샘추위가 조금은 꺾인 금요일 오후. 아트인사이트에서 처음으로 받았던 문화초대 <모네, 빛을 그리다 展>이 열렸던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헤몽 페네 Amor: 사랑展>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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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이번 전시는 지난 <모네, 빛을 그리다 展새>과 달리 새롭게 선보이는 디아트갤러리 TAG를 무대로 하고 있었다. 다른 컨테이너 형식이 건물들과 달리 콘크리트 등을 이용하지 않고 컨테이너만으로 구성된 디아트갤러리는 용산 전쟁기념관 내 어린이박물관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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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으로 이루어진 디아트갤러리 내부는 그리 넓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아담함은 헤몽 페네의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작품들과 맞물려 오히려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의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랑의 온기가 공간을 가득 채웠고 그 속에 알뜰하게 마련된 포토존 역시 사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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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흐르는 강, 강과 함께 흐르는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 거기에 귀 기울이는 한 소녀. 상상만으로도 평화로운 이 장면에서 헤몽 페네의 연인이 탄생했다고 한다. 전시를 보는 내내 깨끗하고 순수한 한 편의 동화를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혼란하고 피폐해진 세상에 그는 바이올리니스트와 소녀를 휘감고 있던 평화와 같이 안락하고 따듯한 사랑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하고자 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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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몽 페네의 작품은 세련되진 않았다. 아기천사, 새, 체리나무, 물고기, 꽃과 같이 아이들 책에나 주로 나올 법한 소재들이 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유치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심각할 대로 심각해진 시대에 누군가는 어린아이의 눈망울과 같이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시선을 타인에게로 옮겨 파편과 잿더미로 얼룩진 그들의 눈을 씻어주었을지도.

 '유치'라고 표현하긴 했으나 사실 유치한 소재들로 감정을 대놓고 드러냈다고 해서 세련되지 못하다고 말하는 건 그의 센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그려내는 헤몽 페네만의 상상력과 작품마다 달아놓은 제목을 보면 그는 전혀 유치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연인이 머물다 간 벤치를 청소하는 한 청소부가 떨어진 사랑을 쓸어 담는 모습을 그린 작품엔 <이런! 이렇게 낭비를 하다니...>라는 제목이 붙어있으며, <수줍은 사랑>이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는 남자가 여자의 집 대문 밑으로 조심스럽게 사랑을 밀어 넣고 있다. 흔하디흔한 사랑을 주제로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헤몽 페네의 작품이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를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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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 디아트갤러리에는 갖가지 기념품뿐만 아니라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쿠키나 초콜릿(참가비: 12000원) 혹은 석고 방향제나 캔들(참가비: 25000원~30000원)을 만들 수 있어 전시 공간이 알차게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용산 전쟁기념관은 삼각지 역 부근에 위치해 이태원과 가깝고 주차장도 구비가 잘 되어 있어 성큼 다가온 봄날과 화이트 데이를 맞아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추억을 쌓기에도 좋을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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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몽 페네는 제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으로 사랑하는 연인들이 아픔과 이별을 겪어야만 했던 상황을 안타까워했고 그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와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화려한 수사를 전부 걷어내고 나면 사랑의 본 모습은 오히려 헤몽 페네의 연인과 유사하지 않을까. 진실된, 날 것 그대로의 사랑을 통해 그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담백한 위로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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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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