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헬로, 미켈란젤로 Hello, Michelangelo 展
글 입력 2017.02.1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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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안에서 몇 십년을 산 나에게, 여러 이유로 외국의 여러 박물관 혹은 미술관에 직접 가서 교과서에서나 나올 법한 거장들의 작품 실물을 볼 일이 몇이나 있을까. 문화 예술 안에서 직업을 가지면 언젠가 반드시 그런 경험을 하겠지만, 당장에 할 일들도 많고 여유가 없기에 잠시 미루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 대신 나는 국내에서 펼쳐지는 미술계 거장들의 전시회를 보면서 마음을 달래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는 것을 즐기는데, 이번 전시 또한 그랬다.이번 문화 초대를 통해 나는 헬로 뮤지엄에서 열리는 <헬로, 미켈란젤로 展> 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다비드 상, 천지창조, 피에타 등의 작품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유명하다는 말로도 모자랄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국내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었다.이번 전시 또한 <반 고흐 : 10년의 기록 展>과 <헤세와 그림들 展>을 준비한 본 다빈치 팀의 새로운 전시이기에,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거대한 공간 안에 재해석된 영상과 음향, 설치물을 통해 볼 수 있었는데, 내가 저번 헤세 전을 보면서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진품을 쉽게 볼 수 없기에 느꼈던 아쉬움을 색다른 모습을 통해 달랠 수 있어 신선했다. 만약 이 전시 속 작품들이 (개인적으로 구글 검색을 통해 보는 이미지와 다름 없이) 단순히 모니터를 통해 나열되는 이미지를 보는 것만 있었더라면 불만족스러운 전시가 됐겠지만, 작품 속의 이미지를 재해석해 새로운 영상 작업으로 표현한 것 뿐만이 아닌, 그 영상을 재생하는 공간의 전체적인 디자인 또한 세세하게 몰입을 도와주는 점이 흥미로웠다.사실 <헤세와 그림들 展> 보다 몰입을 더 잘 할 수 있었다. 단순히 진품을 벽에 걸어두는 것과 동선을 짜는 것 이외의 극적인 연출에 제한이 있는 다른 전시와는 달리, 영상과 음향, 공간 구성을 통해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총 동원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을 잘 할 수 있도록 고심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이 사실 실제로 압도되는 ‘스케일’이 큰 작품들을 많이 제작한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이 주제였기에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거대한 작품과 상응하는 거대한 공간 구성이 전체적으로 잘 어울렸고 그만큼 압도되는 느낌 또한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그 몰입의 절정은 단연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전시한 두 공간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그 두 작품의 명성에 걸맞게 고심한 흔적이 느껴졌다. 거대한 시스티나 성당을 연상시키는 공간과 천장에 펼쳐지는 천지창조 영상, 그리고 최후의 심판을 오롯이 느낄 수 있게 디자인한 공간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사실 이런 영상 미디어 전시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가졌던 선입견이기도 하지만, 나는 단순히 이번 전시가 SNS에 올리기 쉽게 기획된 (사진 인증을 하기에 걸맞은 몇 몇의 전시와 다름 없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시를 보고 있자니 이번 전시는 ‘미켈란젤로를 통해 느끼는 휴식’이라는 큰 주제와 벗어나지도 않았으며 의외로 깊은 이해와 고찰을 요구하는 전시였음을 알게 됐다. 미켈란젤로에 대해서 서술한 텍스트와 어떤 식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을지 써 놓은 텍스트 하나 하나도 신경 써서 준비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본 다빈치 팀의 다음 전시는 어떤 것이 될지 기대된다. 미술관 안의 화이트 큐브 속에서 벽에 걸린 작품을 보는 것만이 미술 감상의 전부였지만 이제는 그것이 전부가 될 수 없다. 시대에 맞춰 미술관 또한 바뀌고 있다. 이번 전시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고 다음에 펼쳐질 전시들 또한 그럴 것이다. 그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춰 나 또한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릴 것이다.
헬로, 미켈란젤로 Hello, Michelangelo 展
2017년 1월 26일 ~ OPEN RUN
헬로 뮤지엄 (능동어린이회관)[전마띠아스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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