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記

#05
글 입력 2017.01.3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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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風景
1. 경치2()(이나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
2 . 어떤 정경이나 상황.



#일상을 그리다


 구에게나 하루는 공평하다. 하루 24시간, 일상이 주어진다. 그 중 일부는 잠을 자는데 사용하고 나머지 시간엔 사람마다 다른 일상들로 채워진다. 다양한 직장의 모습, 혹은 학교나 집. 그 외에 다양한 공간들이 일상 속에 존재한다. 겹치지 않는 부분들도 있으나, 종종 다양한 사람들이 교집합처럼 같은 공간을 일상 속에서 겪는다. 크게 예를 든다면 밥을 먹는 식당, 다양한 이유로 찾아가는 카페 (개인 카페나 혹은 프렌차이즈 카페 등등), 길거리. 그러한 일상을 옮겨담는 일은 재미가 있다. 그리고 일상이 존재하는 공간은 제자리에서 발만 움직여 빙, 돌아도 시시각각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이 단순히 공간으로 비춰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북적거림이나 고요함 등 가지각색의 감정을 넣으면 어떨까가 일상을 그리는 것의 시발점이 되었다. 그리는 일의 순서는 보통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마음에 드는 곳의 사진을 찍어두거나, 혹은 그 자리에 자리를 깔고 앉는다. 스케치북을 꺼내들고 스케치 없이 공간에 녹아든 일상의 풍경들을 눈에 담으면 조금씩 종이에 담아낸다. 몇 년 전까진 마카를 사용할 환경이 되어 수작업으로 채색했지만 현재는 상황적 요인 때문에 다 그려진 그림을 다시 사진으로 담는다. 그리고 채색 프로그램을 이용해 일상의 감성이 느껴지는 색감의 색을 덧씌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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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일상 그리기 연작 / 연필 대신 노트북을 들고가 컴퓨터 프로그램만 사용해 완성했다.>



#꾸준히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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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풍경>


 기에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 어느정도 감이 잡힌 후에는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이대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그려서 기록하고 사람들과 나누자. 평소에도 끈기가 부족해 연작을 해도 최대 3개가 한계였다. 작년에는 그렇게 끝냈지만 올해는 유독 기록하는 일을 내 자신의 작업 모토로 삼고 있는 만큼 기간을 길게 잡았다. 30일씩 일기처럼 기록하기. 1월 1일 가장 먼저 한 일은 드로잉북과 함께 검은 펜을 장만했다. 그리고 매일 나의 일상 중 한 곳을 종이 한 면에 기록했다. 풍경과 더불어 그 안의 빛, 사람들의 표정, 감성 등등. 기록하고 혼자만 보면 단순한 일기로 끝나기에 후에는 반드시 개인 sns에 그림을 올렸고, 그림을 감상해주는 분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더 나의 의도에 가깝게 도달하여 기뻤다. 일상의 '따뜻함'을 느꼈다는 분, 그 공간에 가 있는 거 같다는 분 등등.

 담이지만, 2016년 후반 공간 그리기를 계획하고 실천하던 때에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당시 점심시간 쉬는 시간 틈을 이용해 공간 그림을 정리하고 있었을 때 부장님이 뒤로 와서 한마디를 던졌다.

 "어차피 사진으로 찍어서 포토샵으로 그림처럼 보정하면 될건데. 뭐하러 사서 고생을 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설명을 드렸다. 포토샵을 쓰면 시간절약도 되고, 금방 작업물을 얻겠지만 사진과 그려진 그림의 느낌이 다르다고. 결국 퇴사할 때까지도 내 그림에 대해서 '돈'이 되지도 않는 그림이라고 결론을 내리셨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덕분에 후에 주변을 그리는 게 혹시 헛된게 아닐까 싶었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내가 전달하고 싶었던 것을 느끼고 피드해주는 것을 보면서 잘 하고 있음을 스스로 깨달았다. 같은 풍경을 그려도 그리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고. 개개인이 의도한 바가 반영되어 있으면 그 그림은 작품이 된다. 곧 1월이 끝난다. 일상과 공간은 다양하게 도처에 깔려 있고 계속해서 꾸준히 그려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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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업데이트 인스타그램 : @whitedr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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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HAYANG)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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