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제인 오스틴을 좋아한다면 꼭 봐야할 영화 "레이디 수잔" [문화전반]

레이디 수잔은 악녀일까? 아니면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여성일까?
글 입력 2016.12.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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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 출처: 네이버 이미지)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라는 유명한 구절을 남긴 제인 오스틴. 그녀의 작품들은 드라마화, 영화화 되며 아직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제인 오스틴의 작품들은 대부분 몰락한 귀족 처녀들이 부자인 귀족 남성과 결혼하는 이야기이며 모든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다르다. 이 영화의 원작은 사랑과 우정 (Love & Friendship)이며 귀족 처녀가 아니 남편과 사별한 귀족 미망인이 주인공이다.
 
남편과 사별한 레이디 수잔은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언변을 가지고 있다. 이 외모와 언변으로 유부남인 맨워링경을 유혹하다 사람들에게 안 좋은 평판을 얻게 된다. 그리고 동생 집에 얹혀 살면서 올케의 동생 레지널드와 밀회를 즐긴다. 올케인 레지널드의 누나와 그의 가족들은 혹여나 레지널드가 레이디 수잔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할까 전전긍긍 하며 재산을 물려주지 않겠다라는 협박도 한다. 그 와중에 레이디 수잔의 외동딸 프레드리카가 학교를 떠나 수잔 곁으로 오게 된다. 레이디 수잔은 딸 프레드리카를 멍청하지만 부자인 제임스에게 시집 보내려 애를 쓴다. 맨워링경과 완전히 관계를 정리하지 않는 레이디 수잔 때문에 레지널드는 상처를 받고 레이디 수잔의 딸인 프레드리카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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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레이디 수잔, 출처: 네이버 이미지)


줄거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막장 드라마 같다. 유부남을 꼬신 레이디 수잔과 자신과 밀회를 즐기던 미망인의 딸과 결혼한 레지널드 그리고 줄거리에는 말하지 않았지만 레이디 수잔은 딸에게 구혼을 하던 제임스와 결혼한다. 우리나라 아침 드라마보다 더 막장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설정 때문에 많은 메스컴에서는 레이디 수잔을 악녀라고 칭했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면서 레이디 수잔을 악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여성일 뿐이었다.
 
제인 오스틴이 살던 그 시대에는 여성은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 했다. 여자는 상속도 받지 못했고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없었으며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이 최고 미덕이라고 여겨졌던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서 레이디 수잔은 남편을 잃었고 남의 집에 얹혀 사는 돈 없는 여자일 뿐이다. 어쩌면 이런 상황 속에서 레이디 수잔이 돈 많은 남자와 재혼하려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생활을 꾸려나갈 수 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레이디 제인의 속마음은 딸 프레드리카에게 말할 때 잘 드러나 있다. 멍청하지만 부자인 제임스와의 결혼을 거부하는 프레드리카에게 레이디 제인은 돈이 최고이며 자신들은 현재 주변 사람들의 자비로 살아갈 뿐이라고 따끔하게 현실 충고를 해준다. 이런 대사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레이디 수잔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 

레이디 수잔의 행동은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비난 받을만하다. 하지만 마냥 악녀라고 나쁜 여성이라고 욕하기 보다는 그 시대를 알고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그 속사정을 안다면 레이디 수잔을 결코 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레이디 수잔은 악녀가 아닌 그 시대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는 여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장세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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