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의 활력소가 되어줄 밝게 빛나는 청춘, 블루스프링!

글 입력 2016.12.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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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았다. 청춘과 음악에 대한 연극이나 공연. 각종 드라마나 영화가 워낙 많았고 무대 자체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극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와 닿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를 안해서가 아니라, 콘서트뮤지컬 <청춘밴드 ZERO>는 연기도, 음악도, 무대도, 스토리도 모든 게 너무나 잘 어우러져 부유하지 않고 그것이 뿜어내는 에너지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공연이었다.


"솔직한 청춘 + 생 라이브 락 공연"
 

 <청춘밴드 ZERO>는 콘서트 뮤지컬로 블루스프링이라는 락밴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앞뒤 가리지 않는 리더이자 밴드의 보컬인 최강인, 생계형 베이스시스트 오덕원, 시크한 기타리스트 장지오, 철부지 망나니 기타리스트 설사준, 그리고 바이올린 태우고 드러머가 된 조미료 이렇게 천방지축 멤버 5명으로 이루어진 블루스프링은 솔직하다 못해 벌거벗은 청춘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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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가난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리더 강인이 자신의 예전 멤버를 욕보이는 심사위원 황룡에게 손가락 욕을 한 뒤로 패닉 상태에 빠진 5명. 알코올홀릭인 장지오는 가장 나이가 많은 형인 오덕원에게 치킨을 사달라고 한다. 아내에게 용돈을 받아쓰는 공처가에게 무슨 돈이 있겠는가. 오덕원은 치킨 값도 안 내주고 도망가 버린다. 치킨집 배달원이 오자 5명은 연습실에 없는 척, 어둠 속으로 숨어버린다.

 그들은 가난하다. 5명이서 치킨 한 마리 사먹기 힘들 정도로. 하지만 그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어쩌면 당연한 거니까. 음악과 꿈만 쫓느냐 돈은 뒷전이었으니 어쩌겠는가! 그 가난함이 그들에겐 너무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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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은 비참하다 
 
 대형 기획사 사장이었던 황룡은 블루스프링의 모든 방송 출연뿐만 아니라 공연까지도 막아버린다. 심지어 당장 먹고 죽을 돈도 없는 그들을 황룡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겠다고 한다. 가난한 형편을 두려워하지도 거기에 기죽지도 않았기에 더욱 밝게 빛났던 그들이었지만 그들을 처참하게 짓누르는 존재 역시 돈이었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굴복할 것인가 그래도 끝까지 버틸 것인가 하는 기로에 놓인 리더의 모습은 비참하기 짝이 없다.

 비단 연극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거대 권력에 의한 것이 아니더라도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먹고 사는 일이란 지독하리만치 어렵고 그로 인해 한없이 비참해지기도 하니까 말이다. 형편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하는 건 생각보다 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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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도 청춘은 빛날 수밖에 없다         

 황룡의 횡포는 끝이 없다. 심지어는 팀원 중 몇몇에게 캐스팅 제의를 해 불화를 조성하려는 치졸한 방법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황룡에게 연락을 받은 이들은 서로 연락을 받았다는 걸 알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블루스프링을 떠나지 않는다.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5명이 함께라면 그것만으로도 살아갈 힘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라 해도 남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물론 서로 간에 쌓인 오해로 인해 한 바탕 소동을 벌이기도 하지만 단지 그 뿐. 그들은 결국 연습실로 돌아와 아무렇지 않은 듯 하나가 되어 노래를 한다.

 청춘은 때로는 배고프고 때로는 좌절하며 꿈을 쫓다보면 더욱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청춘은 아름답다. 감히 희망을 품을 수 있기에, 감히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꿈이, 사람이 그렇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낭만’을 가진 이들이 바로 청춘이기 때문이다. 암흑 속에서 다섯 명의 청춘은 더 밝게 빛났다.





 소극장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작든 크든 그 공간을 가득 메울 만큼의 힘을 보여준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청춘밴드 ZERO가 보여준 솔직하고 강렬한 공연에 락에 관심이 있든 없든, 청춘이 이미 흘러간 사람이든, 청춘을 기다리든 사람이든 마음의 빗장을 풀어낼 수밖에 없었다.

 두 글자만으로도 한 순간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청춘’이라는 것을 솔직담백한 5명의 인물들과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무대로 멋지게 그려낸 <청춘밴드 ZERO>. 자꾸만 좌절하게 되는 요즘, 그들의 빛에 나도 함께 반짝일 수 있었던 삶의 활력소가 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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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채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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