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이면, 시민청

글 입력 2014.01.1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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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광화문, 인사동.
많은 이들의 데이트 코스이기도 한 서울의 중심부인 이 곳.
지하철 '시청' 역에 서울시의 상징인 서울시청 또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민이긴 하지만 시청은 왠지 공공기관에 공적 용무로만 가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서울시청은 그런 편견을 완전히 깨고 시민들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시청' 역에서 내리면 지하로 이어지는 길을 통해 바로 시민청에 들어갈 수 있다.
시민청은 서울시청에서 운영하는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새로 지어진 시청 신청사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시민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휴게 공간을 제공하며 공연, 토론, 놀이 등
다양한 서울시민들의 활동을 장려하는 공간이다.
물론, 무료로!



그래서 종종 이 근처에서 시간이 남거나 할 일이 없을 때면 시민청에 들르곤 하는데,
이번에는 두 가지 전시를 관람하게 되었다.
 
처음으로는, 소리갤러리에서 진행된 '귀 기울여 봐 : 4번의 사운드아트 릴레이 展'
이 전시는 눈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귀로 즐기는 전시로
4번째였던 이번 전시에서는 '옳은 소리'라는 주제로 우리 주변의 소리들을 들려주었다.
이 전시가 꽤 신선했던 것이,
보통 소리라고 하면 우리가 돈을 지불해서라도 듣고 싶어하는 음악, 노래가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일상생활에서 듣는 선전광고, CM송 등이 나와서 '소리'라는 범주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 것 같다.
소음, 혹은 그저 스쳐지나가는 말 정도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런 공간에서 들을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소리' 일 수 있다는 예술가의 시선이 기발하다.
예술은 존재해 있는 것을 완전히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어디서 들었던 것도 같은데
이럴 때 보면 예술이라는 것은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옳은 소리'를 관람하고 나서도 시간이 나자, 그 옆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쁘게 장식된 기념품 가게도 있고, 동그란 방에 책이 쌓인 작은 도서관도 있었는데
그 중에 시민청 갤러리에서의 사진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시의 제목은 '사람과 사람들'
사진전인데, 미국의 대공황을 맞아 루즈벨트 대통령의 지시 하에 만들어진
농민과, 노동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사진들이 전시되어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들이 모여 찍은 사진들이라서 그런지,
보통의 유료 사진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카테고리도 깔끔하게 나뉘어져 있었고 관객도 없어서 관람하기에 썩 좋다.
대공황 당시의 쓸쓸하지만 사진의 대상을 사랑하는 작가들의 시선이 확연히 느껴졌다.

오히려 대공황이라는 상황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미 와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아래의 사진은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컷이다.



시민청에 시간이 나면 한 번 들려보시라.
꽤나 수준 높고 예상 외의 재미있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한은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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