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 [문화전반]

글 입력 2016.11.0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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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을 보았다. 애완견을 기르고 있는 주인의 시각으로 이 영화를 보고 있자니 끊임없이 웃음과 감탄이 새어나왔다. 말을 하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주토피아’가 큰 성공을 거둔 뒤 재등장한 동물들을 의인화한 영화이기 때문에, 보기 전부터 기대가 상당했고, 주토피아와는 또다른 내용과 귀여움을 선보이는 것을 보며 다시 한 번 동물에게 설렘을 느낄 수 있었다.


포스터.jpg
 

멋진 뉴욕에서 주인에게 무한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날들을 보내는 주인바라기 ‘맥스’를 필두로, 자칭 맥스의 여자친구 ‘기젯’을 비롯한 맥스의 이웃 동물들, 맥스의 주인이 새로 데려온 거대 강아지 ‘듀크’, 소유를 거부하고 자유를 외치는 토끼 ‘스노우볼’과 그 무리들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여 그들만의 갈등과 사랑, 상상을 초월하는 생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이야기는 주인공 맥스가 주인이 데려온 듀크를 시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소한 질투가 시발점이었지만, 그 갈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둘 모두 뉴욕 한복판을 헤매게 된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리고, 모두가 무사히 주인의 품으로, 혹은 각자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 평화를 되찾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그려지는 애완동물들의 사랑과 우정, 협력과 희생만으로도 재미와 감동이 충분했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는 그들의 아픔과 갈등은 또 하나의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유기동물’에 관한 내용이 그것이다. 


스노우볼.png

 
맥스와 그 친구들은 스노우볼 일당에 의해 보다 복잡한 귀가 과정을 겪게 된다. ‘자유’를 외치는 그들은 주인이 없거나, 주인에 의해 버려진 동물들의 모임이다. 이들은 도움을 받기 위해 주인을 죽이고 나왔다고 거짓말 한 맥스와 듀크의 거짓말을 믿고 도와주려고 하지만, 거짓말임을 알고 그들을 쫓으며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 말미에 한 소녀에게 붙잡혀 순하고 귀여운 애완 토끼가 된 대장 ‘스노우볼’의 모습이 등장한다. 이를 보면 그들은 정말 자유를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배신감으로 소유를 거부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하는 이 영화를 보는 동안 현재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는 주인들은 각자의 동물들의 변신을 상상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다는 열망을 부풀리며 설레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아픔을 겪고 힘들어하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주인들은 끝까지 책임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주인이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동물들이 크기가 커지거나, 나이가 들거나, 그들이 상상하는 모습에서 벗어나는 날이 오더라도 끝까지 사랑으로 품을 수 있는가에 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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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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